[사회] '최악 가뭄' 강릉 살릴 마지막 카드…도암댐 수문 24년만에 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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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강원 평창군 대관령면 도암댐에 초록빛 물이 차 있다. 강릉 가뭄 사태가 심화함에 따라 정부는 도암댐을 활용한 해갈 방안을 검토 중이다. [연합뉴스]
정선군도 한시적 방류 찬성
강원도 강릉시의 극한 가뭄이 계속되면서 24년째 가동을 멈춘 평창 도암댐(저수량 3000만t)을 활용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강원도는 지난 7일 도청 제2청사에서 강릉 수자원 확보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도암댐 도수관로(방류터널)를 활용한 물 공급 방안을 논의했다.
도암댐 활용은 이번 강릉 가뭄 사태 이후 여러 차례 제기됐다. 하지만 수질 문제와 정선군 등 인접 지역 주민들의 반발에 가로막혔다. 하지만 단수에 대한 위기감이 점점 커지면서 도암댐을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여기에 도암댐 하류인 정선군 등이 강릉 가뭄이 해소될 때까지 ‘한시적인 방류’에 대해서는 찬성 입장을 보여 활용 가능성은 점점 커지고 있다.
도암댐은 1990년 평창군 대관령면에 발전을 위해 건설된 댐이다. 대관령 일대 물을 도암댐에 가뒀다가 15.6㎞의 도수관로를 통해 강릉수력발전소에 보내 전기를 생산한 뒤 남대천으로 흘려보냈다.

지난 7일 강원 강릉시 주요 상수원인 오봉저수지 상류가 극한 가뭄 속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연합뉴스]
주 관로 24년간 막혀 설비 교체해야
하지만 도암댐에서 방류된 물이 남대천을 오염시킨다는 주민 반발에 2001년 3월 방류가 중단됐다. 당시 도암댐 수질은 4급수 수준이었다. 축산폐수와 고랭지 밭에서 사용된 퇴비 등이 유입된 탓이다.
현재 도암댐 도수관로엔 15만t의 물이 저장돼 있다. 하지만 주 관로는 막아놓은 상태로 지름 25㎜의 우회 관로 2개를 통해서만 하루 1만t의 물을 내려보낼 수 있다. 주 관로의 경우 24년간 막혀있었기 때문에 설비를 교체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도암댐 물 활용과 관련해선 여러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실현 가능한 방안은 총 세 가지다. 도암댐 방류터널에 있는 물이 상수원인 오봉저수지에서 600m 아래에 있는 강릉수력발전소 남대천 방류구를 통해 흘러나오면 이 물을 오봉저수지로 끌어올리는 방안, 남대천에서 홍제정수장까지 별도의 관로를 새로 설치해 물을 옮기는 방안, 남대천 구산보에서 홍제정수장까지 연결된 농수로를 통해 물을 옮기는 방안 등이다.
강릉시 관계자는 “현재 강릉시에서 자체적으로 수질검사를 하고 있는데 상수원으로 적합하다는 결과가 나오면 시민과 전문가 의견을 수렴한 뒤 결정하겠다”며 “다만 (도암댐) 수자원을 활용할 것에 대비해 시설 설치 작업은 곧바로 착수하겠다”고 말했다.

최악의 가뭄이 이어진 지난 7일 강원 강릉의 한 하천에서 살수차들이 취수를 하는 모습. [연합뉴스]
환경부 현재 수질 조사 중
강원도도 환경부와 강원도보건환경연구원의 수질 검사 결과를 토대로 타당성을 판단할 계획이다. 환경부는 지난달 말부터 도암댐 활용 방안을 검토하면서 도수관로에 담긴 물이 상수원으로 적합한지를 조사하고 있다.
환경부는 2006년 가축분뇨법 제정과 2007년 비점오염관리지역 지정에 따라 도암댐 상류에서 오염원 저감 사업이 꾸준히 진행되면서 수질이 많이 개선됐다고 설명해왔다.
강원도 관계자는 “도암댐 방류가 결정되더라도 물을 끌어올리는 장비 추가 설치, 신규 관로 설치, 농수로 정비 등 방안별로 해결해야 할 문제가 아직 많다”며 “모든 행정력을 총동원해 시민의 기본 생활이 유지될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강원도와 한국농어촌공사에 따르면 앞으로 비가 오지 않을 경우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은 4주 안에 5%대까지 떨어질 전망이다. 8일 기준 저수율은 전날보다 0.3%포인트 낮아진 12.4%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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