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장동혁 악수 하루만에…정청래 "국힘, 내란 단절 못하면 정당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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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내란 청산은 정치 보복이 아니다”라며 “국민의힘이 내란 세력과 단절하지 못하면 위헌정당 심판 대상이 될 지 모른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전날(8일) 이재명 대통령의 중재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여·여·정 협의체’ 구성에 합의하며 취임 후 처음 손을 맞잡았다. 하지만 이날 오전 이재명 정부 첫 정기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선 민생(10회)·협의(4회) 보다 내란(26회)·개혁(17회)·청산(16회)을 주로 언급하며 프레임을 180도 바꿨다.

정 대표는 “내란 청산은 정치 보복이 아니다. 여야와 보수·진보가 함께 역사 청산이라는 오래된 숙제를 풀어내야 할 때”라며 “철저한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그 시작으로, 3대 특검법 개정안을 신속히 처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3대 특검법은 특검의 수사범위·기간 확대 등을 담고 있다. 정 대표는 또 “내란전담재판부를 만들라는 국민적 여론이 높다”며 이른바 ‘내란특별재판부’ 추진 의사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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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국민의힘을 향해선 “내란과 절연하고 내란의 늪에서 빠져나오라. 그리고 국민에게 '우리가 잘못했다'고 진정어린 사과를 하라”며 “이번에 내란 세력과 단절하지 못하면 위헌정당 해산심판의 대상이 될지도 모른다. 명심하라”고 경고했다.

정 대표는 검찰·사법·언론 개혁에 대한 의지도 재확인했다. 정 대표는 “검찰·사법·언론은 견제받지 않는 권력으로 무소불위의 권력을 누려온 곳들”이라며 “비정상적인 것을 제자리로 돌려놓고 시대에 맞게 고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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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마친 뒤 국민의힘 의원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과 관련해선 “공소청은 법무부에, 중수청(중대범죄수사청)은 행안부에 두고 검찰청은 폐지하겠다. 추석 귀향길 뉴스에 '검찰청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는 기쁜 소식을 들려드리겠다”고 말했다. 사법제도와 관련해선 대법관 증원, 법관 평가제 등을 포함한 '법원조직법', '형사소송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법원을 향해선 “대법관 증원은 반대할 일이 아니라 수사 기록도 제대로 다 읽을 수 없을 지경의 업무를 국회가 덜어드리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언론과 관련해선 “가짜 정보 근절법,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법, 가짜뉴스를 양산한 유튜버를 법으로 규제해 국민들을 보호하겠다”며 “극소수의 가짜뉴스를 추방함으로써 다수의 언론인 명예를 지키자는 것”이라고 했다.

정 대표는 이후 경제 정책 입법, 야당과의 협치 방안 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정 대표는 “어제 이재명 대통령과 여야 대표가 만난 자리에서 합의한 '민생경제협의체'는 실사구시 정신을 기반으로 보여주기식 협의체가 아니라 실질적 성과를 내는 협의체가 돼야 한다”며 “민주당이 든든하게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아울러 “우리 경제를 제대로 되살리기 위해 'ABCDEF'로 대표되는 이재명 정부의 성장정책에 민주당의 모든 당력을 집중하겠다”며 ‘반도체산업특별법’ ‘인공지능산업 인재육성 특별법’ 등을 입법 목표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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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9회 국회(정기회) 제2차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하는 가운데 국민의힘 의원석이 군데군데 비어 있다. 뉴스1

국민의힘 의원들은 야유로 응수했다. 정 대표가 “검찰·사법·언론이 무소불위의 권력을 누려온 곳”이라고 언급하면, 국민의힘 의원들이 “그건 민주당 아니냐”고 반박하는 식이었다. 국민의힘 쪽 항의가 거칠어지자 정 대표가 “국민의힘 의원들은 일단 들어보세요. 다 뼈가 되고 살이 될 겁니다”라고 응수해 민주당 의원들이 모인 객석에서 폭소가 터져나오기도 했다. 결국 국민의힘 의원 상당수는 연설 도중에 본회의장을 떠났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연설이 끝난 뒤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거대 여당 대표의 품격을 기대했는데 너무 실망스러웠다”고 혹평했다. “기세는 '여의도 대통령'을 보는 것 같았는데, 내용은 거울을 보면서 자기 독백을 하는 것 같았다. 민생보다 이념 얘기로 연설이 가득 채워져 있었다”는 것이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도 페이스북에 “ 협치의 의지를 보이는 대신, 마치 유튜브에 올릴 강성 지지층 대상 쇼츠 영상을 양산하기 위해 준비한 듯한 자극적 언사만이 가득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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