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복싱대회 참가한 중학생 의식불명…분노한 父, 링 위서 자해 시도
-
2회 연결
본문

지난 3일 제주 서구포다목적체육관에서 열린 제55회 대통령배전국시도복싱대회에 참가한 중학생 선수(왼쪽)가 쓰러져 엿새째 의식불명이다. 사진 JTBC '사건반장' 캡처
제주에서 열린 대통령배 복싱대회에 처음 출전한 중학생 선수가 쓰러져 일주일째 의식불명이다. 선수의 아버지는 쓰러진 아들을 병원으로 이송하는 과정에서 미숙한 대처로 골든타임을 놓쳤다고 주장하며 진행 중인 대회 경기장에 올라 자해를 시도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9일 연합뉴스와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전남 무안군의 한 중학교에 재학 중인 A군은 지난 3일 제주 서귀포다목적체육관에서 열린 제55회 대통령배전국시도복싱대회에 참가했다.
이 대회 57㎏급에 처음 출전한 A군은 상대 선수에게 큰 펀치를 여러 번 맞았고, 2라운드 경기가 시작되자마자 쓰러져 의식을 잃었다.
A군은 대회가 열린 서귀포다목적체육관에서 가장 가까운 서귀포의료원으로 이송돼 곧바로 뇌수술을 받았으나 현재까지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상태다.
A군 가족 측은 아들을 병원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여러 미숙한 대처가 있어서 '골든 타임'을 놓쳤다고 주장한다.
A군 어머니는 연합뉴스에 "복싱 대회는 다치는 선수가 워낙 많은데, 119구급차가 아닌 사설 구급차가 대기하고 있던 게 이해가 안 간다"면서 "아들은 다친 직후 명확한 뇌 손상 징후를 보였는데, 경기장에서 병원까지 이동하는 구급차가 중간에 길을 잃고 신호를 다 지키고 가서 30분이나 소요됐다"고 주장했다.
경기가 열린 서귀포다목적체육관에서 서귀포의료원까지는 네이버 지도 기준 9.3㎞로, 자동차로는 약 17분 소요된다. A군 가족 측은 구급차로 이송했는데 오히려 시간이 오래 걸린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송 과정을 확인하고자 사설 구급차 업체로부터 당일 실내 블랙박스 영상을 요청했으나, 아직도 보지 못했다고도 했다.
또한 A군 가족 측은 경기 내내 아들이 일방적으로 공격당해 경기를 계속 진행할 수 없는 상태였음에도 주최 측이 경기를 강행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상황에 분노한 A군 아버지는 전날 대통령배 대회가 계속 진행 중인 복싱 링에 올라가 자해를 시도해 병원으로 옮겨지기도 했다.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대한복싱협회의 상급 기관인 대한체육회는 전날 해당 사건을 인지하고 조사에 착수했다.
대한복싱협회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현실적으로 대회마다 119구급차가 대기하는 건 어려워서 사설 구급차 업체와 계약을 맺고 있다"면서 "대처 과정에서 어떤 문제가 있는지 확인 중"이라고 설명했다.
A군의 상태에도 불구하고 경기를 계속 진행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통상적인 경기 수준이었고, 경기를 중단할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보기 어려웠다"며 2라운드 경기 시작 전 코치가 A군에게 경기를 계속할 수 있을지 물었을 때 A군이 '뛰겠다'고 해서 경기가 진행된 것이라고 말했다고 '사건반장' 측은 전했다.
협회 측은 "불행한 사고로 쓰러진 학생 선수의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해 지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댓글목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