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日 새 총리 가를 ‘변수’…“야당과의 제휴”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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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집권여당인 자민당이 오는 10월 4일 새 총리 선출에 들어간다. 자민당 총재를 겸하고 있는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일본 총리의 사임에 따른 새 총재 선거로, 신임 총리는 자민당 총재 선거 이후 임시국회를 통해 지명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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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수산상이 비축미 방출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자민당은 9일 도쿄 자민당 본부에서 회의를 열고 선거 일정을 확정했다. 지난해 10월 이시바 정권 출범 이래 중의원(하원) 선거와 올해 참의원(상원) 선거에서 연패하며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한 위기감을 반영해 전국 105만여 명의 당원과 당우(자민당 후원 정치단체 회원), 소속 의원들의 의중을 반영한 이른바 ‘풀스펙’으로 불리는 선거 방식을 취하기로 했다. 자민당의 총재 선거 일정 확정에 입헌민주당 등 야당은 10월 초 임시국회 소집을 요구하기로 했다. 의원내각제인 일본은 다수 의석을 차지한 당의 대표가 총리가 되는 구조로, 자민당 총재로 선출된다 하더라도 중·참 양원에서의 지명선거를 거쳐야 총리로 임명될 수 있다.

이시바 총리의 사임 발표 이틀 만에 빠른 속도로 선거 일정이 윤곽을 드러낸 가운데 이번 선거의 핵심은 야당과의 제휴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줄을 잇고 있다. 자민당이 양원에서 소수여당으로 전락한 상황에서 안정적인 정권 운영을 위해선 거대 야당과의 협력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자민당 총재 선거가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郎·44) 농림수산상과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64) 전 경제안전보장담당상의 양강 구도가 될 전망인 가운데 야당과의 합종연횡 가능성이 이번 선거의 승패를 가를 것이라는 설명이다.

눈길을 끌고 있는 것은 고이즈미 농림수산상이다. 아사히신문은 고이즈미측에 오랜 우군으로 자리잡고 있는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전 총리의 존재가 야당과의 협력 면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분석했다. 스가 전 총리가 극우 성향이 강한 일본유신회와 오랜 시간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자민당 내 각료 경험자가 “유신회와 잘 되면 (고이즈미 정권) 오래 간다”는 발언이 나올 정도다. 지난해 치러진 중의원 선거에서 자민당(196석)은 연립여당인 공명당(24석)과 합쳐서도 과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해 38석을 보유한 일본유신회를 우군으로 끌어들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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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15일 다카아치 사나에 전 경제안전보장담당상이 A급 전범들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를 찾아 참배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반면 다카이치 전 경제안보상의 야당과의 협력 가능성엔 의문을 품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를 계승하겠다며 자민당을 지지하는 정통 보수층 표심은 공략 가능하지만 야당과의 제휴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별히 우려를 낳는 부분은 연립여당인 공명당과의 관계다. 지난 7일 사이토 데쓰오(斉藤鉄夫) 공명당 대표가 “우리 이념에 맞는 분이 아니라면 연립정권을 구성할 수 없다”고 일찌감치 선을 그은 것이 다카이치 후보를 염두에 둔 발언이라는 해석도 있다.

최근 중·참 양원에서 의석수를 불려나가고 있는 국민민주당의 다마키 유이치로(玉木雄一郎) 대표 역시 자민당과의 연립 가능성에 신중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새 총재가 선출돼 총리가 되면 곧바로 중의원을 해산하고 선거를 치를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의석수를 늘려온 국민민주당 입장에선 쉽사리 손을 잡기 어려우니 “정책으로만 협력하고 싶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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