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강릉에 하루 1만t 물 공급” 평창 도암댐 24년 만에 비상 방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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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강원 평창군 대관령면 도암댐에 초록빛 물이 차 있다. 환경부와 강릉시가 가뭄 해소를 위해 도암댐 물을 비상 방류해 한시적으로 생활용수로 쓰기로 했다. 오는 20일 전후 시험 방류를 시작하며, 수질 이상 시 즉시 중단한다. 뉴스1
도암댐 방류수, 강릉 생활용수로 활용
극한 가뭄을 겪고 있는 강원 강릉시가 가뭄 대처 방안의 하나로 떠오른 ‘도암댐 방류수 사용’을 수용하기로 했다.
환경부와 강릉시는 “평창군 대관령면 도암댐에 있는 도수관로 비상 방류수를 가뭄 대응 목적으로 한시적으로 사용한다”고 10일 밝혔다. 15.6㎞ 길이 도암댐 도수관로는 수력발전소 가동용으로 설치한 물 방류 터널이다. 하류 지역 수질오염을 이유로 2001년 3월부터 관을 막아뒀는데, 이 물길을 다시 열어 생활용수로 활용하겠다는 게 강릉시 생각이다.
도수관로에는 약 15만t 정도의 물이 들어있어, 일정 시간 가뭄 해결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도수관로 비상 방류수 활용은 지난달 22일 김성환 환경부장관이 도암댐을 찾아 강릉시 가뭄 해소 방안으로 이 댐의 활용 가능성을 거론하면서 주목받았다. 강릉시는 “방류수 활용은 주민 대표와 시민단체·시의회 의견을 고려한 결정”이라며 “조만간 도암댐 도수관로에 있는 물을 안전하게 내보낼 수 있는 설비 개선 작업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10일 최악의 가뭄으로 제한급수가 시행 중인 강원 강릉시 초당동의 한 아파트에서 소방차가 저수조에 물을 채워 주고 있다. 연합뉴스
도수관로에 물 15만t…20일께 시험방류
시험방류는 오는 20일께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 현재 도암댐에 저장된 물은 3000만t에 달한다. 이번 비상 급수에는 댐에 가둔 물이 아닌, 도수관로에 들어있는 물(약 15만t)을 사용한다. 시는 도수관로에 설치된 지름 25㎜ 우회 관로 2곳을 통해 하루 1만여t의 물을 내려보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도수관로 물을 강릉시 남대천으로 흘려보내면, 시는 이 물을 홍제정수장으로 송수해 생활용수로 활용할 계획이다. 송수 과정에서 손실량을 최소화하기 위한 추가 관로 등 건설을 위해 강원도로부터 재난기금 등을 지원받기로 했다.
강릉시 관계자는 “도암댐 도수관로 비상 방류는 과거 중단됐던 발전방류와는 관계가 없다”며 “도암댐 도수관로에 있는 비상 방류수를 받아 하루 1만t의 원수가 확보되면 오봉저수지의 저수율 내림세를 늦추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릉시는 수질에 대한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학계와 시민단체가 참여하는 수질검증위원회를 구성한다. 이 위원회는 비상 방류수의 수질과 방류체계 안정성을 관리하고, 생활용수로 사용 가능한지를 검토한다.

지난 9일 강원 강릉시 오봉저수지에서 육·해·공군과 소방, 전국 지자체 및 기관이 지원한 살수차들이 수위를 높이고자 물을 쏟아붓고 있다. 연합뉴스
오봉저수지 저수율 12%
시가 수질 관리에 신경을 쓰는 건 과거 “도암댐에서 내려온 물이 강릉 남대천을 오염시켰다”는 논란 때문이다. 도암댐은 1990년 평창군 대관령면에 건설된 댐이다. 대관령 일대 물을 도암댐에 가뒀다가 15.6㎞의 도수관로를 통해 강릉수력발전소에 보내 전기를 생산한 뒤 남대천으로 흘려보냈다. 하지만 방류수로 인해 남대천이 더러워졌다는 주민 반발에 2001년 3월 방류가 중단됐다. 당시 도암댐 수질은 4급수 수준이었다. 축산폐수와 고랭지 밭에서 사용된 퇴비 등이 유입된 탓이다.
앞서 환경부와 원주지방환경청은 도수관로 수질 분석 결과 “비상 방류수는 정수처리를 거치면 먹는 물 수질 기준 충족에 문제가 없다”는 판단을 내놨다. 하지만 강릉시는 교차 수질 검증을 통해 생활용수 원수로 부적합 판정이 나오면 방류를 중단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10일 기준 강릉의 주 수원인 오봉저수지 저수율은 12%로, 전날보다 0.3%포인트 낮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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