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꽉 막힌 혈, 손이 뚫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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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대표팀 손흥민이 멕시코전에서 왼발슛으로 동점골을 터트리고 있다. [사진 KFA]

후반 중반까지 답답했던 멕시코와의 축구 국가대표팀 평가전에서 ‘캡틴’ 손흥민(33·LAFC)이 막혔던 ‘혈’을 뚫었다.

한국은 10일(한국시간)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의 지오디스파크에서 열린 경기에서 멕시코와 2-2로 비겼다. 19년 만의 멕시코전 승리를 눈앞에 뒀지만, 종료 직전 실점해 아쉽게 비겼다. 그래도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한국(23위)보다 10계단 위인 ‘북중미 최강’ 멕시코(13위)를 맞아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한국은 전반 22분 멕시코 공격수 라울 히메네스(풀럼)에게 헤딩 선제골을 내줬다. 전반전을 0-1로 뒤진 채 마친 한국은 후반 중반까지 고구마를 먹은 듯 답답한 분위기를 바꾸지 못했다. 지난 7일 미국과의 평가전(2-0 승)에 원톱으로 선발 출전해 1골·1도움을 올렸던 손흥민이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로 들어갔다.

미국전 때와 달리 왼쪽 윙어를 맡은 손흥민이 또다시 해결사로 나섰다. 후반 20분 김문환(대전)이 오른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오현규(24·헹크)가 백헤딩으로 떨궜다. 페널티 지역 왼쪽에 있던 손흥민은 왼발 논스톱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손조차 내밀 수 없을 정도의 대포알 슛이었다. 후반 30분 오현규의 추가골로 역전했던 한국은 종료 직전 산티아고 히메네스(AC밀란)에 동점골을 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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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대표팀 손흥민. [사진 KFA]

김환 해설위원은 “손흥민 컨디션이 중요한데, (자신이 뛰는) 미국에서 경기해 그런지 몸이 가벼워 보였다. 전에는 유럽에서 치열하게 경쟁하다 국내에 들어와 뛰느라 힘든 모습을 종종 보였다. 하지만 이번 미국 2연전에서는 힘이 느껴졌다”고 평가했다. 손흥민은 지난달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를 떠나 미국 메이저리그 사커(MLS)에 자리 잡았다. 손흥민도 멕시코전 직후 “지난해보다 올해 컨디션이 많이 올라오고 있고, 아팠던 부분도 많이 회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18살이던 2010년 A매치 데뷔전을 치른 손흥민은 14년 만에 136번째 경기에서 53호 골을 뽑았다. 차범근·홍명보와 한국 선수 A매치 출전 공동 1위로 어깨를 나란히 했다. 손흥민은 “단 한 번도, 단 한 순간도 (출전이) 당연하다고 생각한 적 없다”며 “정말 큰 영광이자 명예라고 생각했기에 지금 이 자리에 있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포르투갈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40)는 이날 헝가리를 상대로 A매치 141호 골을 터트렸다.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38)도 지난 5일 베네수엘라전에서 2골을 몰아쳤다. 팬들은 손흥민이 호날두나 메시처럼 대표팀에서 오래 활약하기를 바란다. 손흥민은 “좋은 기억을 남기고 떠나는 게 멋있기도 하지만, ‘언제든 필요할 때 이 자리에 있겠다“고 팬들과 약속한 게 있다”며 “토트넘 소속으로 마지막 경기에서 얘기했듯, 끝이 아니라 이제 시작이라는 마음으로 팬들에게 행복을 드리는 축구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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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전에 선발출전한 카스트로프. [사진 KFA]

미국전에 이어 멕시코전에서도 홍명보(56)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은 3-4-2-1포메이션을 꺼냈다. 대신 미국전 선발 라인업에서 9명을 바꿨다. 중원은 수비 성향이 강한 옌스 카스트로프(묀헨글라트바흐)와 박용우(알아인)에 맡겼다. 한국은 멕시코의 강한 압박에 밀려 전반 내내 애를 먹었다. 황인범(페예노르트), 이재성(마인츠)의 부상 공백이 컸다. 후반전에 들어간 손흥민 쪽으로 멕시코 수비진이 쏠리자 그제야이강인(파리생제르맹)도 살아났다.

김환 해설위원은 “후반전 초반 두 차례 압박 과정에서 수비 형태에 문제가 있었다. 상대가 멕시코보다 더 높은 수준의 팀이었다면 한국이 최소 한 골은 내줬을 것”이라며 “카스트로프의 등장으로 중원이 풍성해졌지만, 황인범이 돌아오면 적절한 중원의 조합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카스트로프는 이번 미국 원정 평가전에서 좋은 모습을 보인 만큼, 다음 달 국내에서 열릴 브라질, 파라과이 평가전 때도 대표팀에 발탁될 가능성이 크다. 이날 경기 전 애국가를 따라 부른 카스트로프는 “가족들로부터 어머니가 (한국 국가대표인) 내 모습을 보며 울고 소리 지를 정도로 감동하셨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한편, 한국에 0-2로 패했던 미국은 이날 일본과의 평가전에서 2-0으로 승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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