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달걀 알레르기에 흰자 섭취 늘리니 94% 무증상…'이 세포'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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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계란. 사진 셔터스톡
국내 연구진이 달걀 알레르기 있는 아동들에 달걀 흰자를 점진적으로 먹이는 치료법을 적용했더니 대부분 특별한 이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아동의 면역 균형 세포가 증가하는 등 근본적인 치료 가능성도 확인했다.
달걀은 우유·땅콩과 함께 소아 식품 알레르기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알레르기가 있는 아동은 조금만 먹어도 두드러기·호흡곤란 등이 발생해 일상에 큰 제약을 겪는다. 최근엔 이러한 식품 섭취량을 점차 늘리면서 알레르기 반응을 감소시키는 경구면역요법이 주목받고 있다. 다만 실제 치료 과정에서 몸속 면역세포가 어떻게 바뀌는지는 충분히 규명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장세헌 분당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팀은 경구면역요법 적용 과정에서 달걀 알레르기 아동의 증상과 몸속 면역세포가 어떻게 바뀌는지에 초점을 맞췄다. 연구는 해당 알레르기 진단을 받은 3~12세 16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달걀 알레르기 환자 경구면역요법 이후 세포 변화 추이. 자료 분당서울대병원
이들이 삶은 달걀 흰자를 매일 섭취하되, 증상을 정기 평가하면서 매일 5% 또는 매주 25%씩 섭취량을 꾸준히 늘렸다. 이를 거쳐 주 4회 이상, 하루 40g 이상 흰자를 먹는 '유지기'를 진행했다. 최종적으로 연구에 참여한 16명 중 15명(94%)은 하루 최대 60g을 섭취해도 이상 증세가 없었다. 달걀을 무조건 피하지 않고 조금씩 먹더라도 별다른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나지 않았다는 의미다.
연구팀은 무증상 아동 8명의 혈액을 채취해 면역세포 변화도 분석했다. 총 10만6955개 세포를 조사한 결과, 급성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세포(조기 활성 CD4+ T세포)가 줄어든 게 확인됐다. 반면 면역 반응을 감소시키고 조절하는 세포(후기 활성 CD4+ T세포, 완전 활성 CD8+ T세포)는 늘어났다. 알레르기 반응을 억제하고 면역 균형을 유지하는 세포(자연 조절 T세포)도 함께 증가했다. 달걀 섭취에도 세포들이 면역 균형을 되찾는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난 셈이다.

장세현 분당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사진 분당서울대병원
실제로 이상 증상이 없던 아동 15명은 연구가 끝난 뒤에도 최소 10g 이상의 달걀 흰자를 27개월 이상 안전하게 섭취한 것으로 조사됐다.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달걀 특이 항체(lgE)는 줄었고, 억제 역할을 하는 달걀 특이 항체(lgG4)는 증가했다. 경구면역요법이 식품 알레르기 환자의 일시적 증상 완화를 넘어 면역세포·항체 변화를 통해 근본적으로 치료할 실마리를 보여줬다는 의미를 갖는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아시아 태평양 알레르기·면역학 저널' 최근호에 실렸다. 장세헌 교수는 "아동과 부모에게 큰 짐이 되어 온 식품 알레르기 치료에 새로운 희망이 되길 바란다. 경구면역요법에 대한 추가 연구·치료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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