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2027년 중국이 대만 침공" 미군이 네 차례 경고했다고? 대만 안보전문가의 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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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대만을 침공하더라도 대만을 수호하겠다는 대만인들의 의지가 높습니다. 젊은 층(18~29세)의 경우도 61.4%였습니다.”

지난 9일 타이베이에서 만난 대만 국방안전연구원 산하 국가안전연구소의 선밍스(沈明室) 연구원이 한 말이다. 최근 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5%가 중국의 침공이 있더라도 대만을 떠나지 않고 끝까지 지키겠다고 밝혔다. 선 연구원은 "안보 의식이 상대적으로 낮을 것으로 예상되는 청년층도 61.4%였다는 점은 고무적이다"고 말했다. 특히 2022년 우크라이나전을 보면서 대만인들이 대만 수호 의지를 굳게 다졌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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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칭더 대만 총통(가운데)이 2025년 7월 14일 대만 가오슝에서 열린 한광 군사훈련의 일환으로 해군 기뢰 부설 훈련을 참관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날 기자단에서는 최근 다시 고개를 든 '2027년 중국의 대만 침공설'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3연임이 끝나는 2027년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수 있다는 설은 몇 차례 있었는데, 지난 8월 다시 이슈화했다. 최근 미국 장성들이 4번에 걸쳐 "중국이 대만을 공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에 중국 정부가 “평화통일이 기본 방침”이라면서도 무력 사용은 포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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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밍스 연구원. 타이베이(대만)=서유진 기자

중국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의 주펑롄 대변인은 지난 8월 “평화통일이 대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본 방침”이라면서도 "무력 사용 역시 포기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 선 연구원은 중국군 수뇌부의 예를 들며 '2027년 침공설'에 선을 그었다. 허웨이둥, 먀오화 등 중국군 수뇌부들이 부패 문제 등으로 날아간 마당에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수 있겠냐는 것이다. 그는 “시진핑 측근이던 군 수뇌부 상당수가 사라져 군 내부가 복잡해졌다”며 “그런 상태에선 침공 확률은 매우 낮다”고 짚었다. 또 그는 "세계 반도체의 70%를 만드는 대만 TSMC의 글로벌 경제 기여도를 생각한다면 (중국의) 대만 공격은 실익이 적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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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해군 수병들이 2025년 7월 14일 대만 가오슝에서 한광 군사 훈련의 일환으로 해군 기지 내부에서 훈련하는 동안 해상 지뢰를 장전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설사 대만이 중국의 공격을 받더라도 국제 사회의 지원을 받을 때까지 견딜 수 있는 자체 식량 및 에너지가 확보돼 있다. 미국의 항모가 대만에 오기까지 14일이 걸린다. 일본과 한국에선 2일, 미국령 괌은 5일, 하와이는 7일이 걸린다.

반면 비축분으로 보면 쌀(210일), 식량(100일), 해산물(78일), 석유(90~120일), 석탄(30일) 등으로 비교적 넉넉하다. 액화천연가스(LNG)의 경우 11일분이 비축돼 있지만 2027년까지 이를 14일로 늘리는 게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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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밍스 연구원. 타이베이(대만)=서유진 기자

대만은 대표적인 방어 훈련인 한광훈련에서도 훈련 강도를 높였다. 한광훈련은 1984년 시작 이후 1995년을 제외하고 매년 실시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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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7월 17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연례 한광 군사 훈련의 일환으로 훈련에 참가하는 이들. AP=연합뉴스

긴급 작전, 연합 상륙 작전, 해안 및 해변 방어 등 전면전에 준하는 시나리오로 실시됐다. 특히 올해는 실전 대응능력 제고 외에도 민·군 통합 대응 체계 점검에 무게를 뒀다. 민군 통합에 집중한 배경에 대해 선 연구원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도시전 양상을 띠면서 장기화하고 있기 때문이다"면서 "도시전이 주된 양상이라면 민군 통합의 중요성이 크기에 대만도 이에 대비한 것"이라고 말했다.

대만은 한 때 모병제로 전환했다가 지난해부터 남성 의무복무 기간을 4개월에서 1년으로 연장하며 징병제를 강화했다. 현재 대만 상비군은 20만명, 예비군이 200만명이다.

다만 전쟁 시나리오로 가지 않는 게 최선이란 인식은 있다. 선 연구원은 "라이칭더 대만 총통의 일성은 '중국을 자극하지 마라'는 것"이라면서 "대만은 자체 방위를 철저히 하는 한편, 국제 사회의 지지를 얻는 데 계속 힘쓰겠다"고 덧붙였다.

대만인 85% "영원히 현재 상태 유지하자"

대만에는 '네 개의 기둥'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다. ▶국방안전▶민주 국가와의 파트너십 강화▶경제적 안전▶양안관계(중국과 대만) 안정화가 바로 그것이다.

그만큼 대만인들은 양안관계 안정을 중시한다. 대만 대륙위원회에 따르면 대만인들의 85%는 현재 상태를 유지하자고 답했다. 대륙위원회는 대만의 양안관계 사무를 담당하는 곳으로 중국의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중공중앙대만공작판공실)이 동급 기관이다. 1991년 1월에 설립됐고 홍콩·마카오에도 대표부를 설치해 운영 중이다.

9일 타이베이에서 만난 량원제(梁文傑) 대륙 위원회 부주임위원은 "대만인의 절대 다수가 현상유지를 희망하고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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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대만의 대륙 위원회 부주임위원인 량원제(가운데)가 발언하고 있다. 량 부위원은 대만의 미래 상을 묻는 질문에 "홍콩의 모습이 대만에 있어선 미래를 비추는 거울과도 같다"면서 "현재의 홍콩은 선전이나 상하이처럼 되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타이베이(대만)=서유진 기자

과거에 비해 대만에선 현상 유지 여론이 증가하고 독립을 원한다는 의견은 감소세다. 중국의 군사 위협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대만 국민이 현실적인 선택을 한 걸로 해석된다. 중국은 대만이 독립을 선언할 경우, 강제적인 통합 조처를 할 수 있단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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