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정원 “김정은 딸 주애 후계자 입지 다져…혁명서사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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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석 국가정보원장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가정보원이 11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딸 주애에 대해 “유력 후계자로서 입지를 다졌다”고 평가했다.

이종석 국정원장은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중국 전승절 기념 행사를 위해 지난 3일 방중한 김정은과 동행한 주애와 관련해 “방중 전에는 김주애가 수행할 가능성이 낮고 부인 리설주와 김여정이 동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는데, 정보 판단에 부족한 점이 있었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여야 정보위 간사인 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이성권 국민의힘 의원이 전했다.

두 의원에 따르면, 이 원장은 김주애에 관해 “방중 기간 북한대사관에 머물면서 외부 출입을 자제했고, 귀국 때도 전용 열차에 미리 탑승해 언론 노출을 회피해 온 점이 특징으로 나타났다”며 “해외 경험을 쌓게 하면서도 공개 행사장에는 등장하지 않게 해서 유력 후계자로서의 입지를 다진 측면이 있다”고 보고했다. 그러면서 “북한 내부적으로 기록 영화나 노동신문 사진을 통해 김주애의 동행과 현지 대사관 방문 사실을 주민들에게 자연스럽게 공개했다”며 “유력 후계자로서 입지에 필요한 혁명 서사는 충분히 확보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덧붙였다. 김일성부터 정일·정은·주애로 이어지는 4대 세습 과정을 밟고 있다는 의미다.

이 원장은 김정은의 건강에 관해선 “행사 전체 일정을 특별한 문제 없이 무난히 소화한 것으로 보아 건강에 큰 이상이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초고도 비만이라 가끔 땀을 많이 흘리거나 계단을 오르내릴 때 가쁜 숨을 내쉴 때도 있었지만, 심박이나 혈압 등 대부분이 정상 범위에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면서다.

다만 “외교 형태에서는 열병식 입장 때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보다 앞서서 걷거나 회담 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행동을 따라 하는 등 다자외교 데뷔에 따른 긴장과 미숙함이 보이는 측면도 있었다”고 부연했다.

이 원장은 북·중·러 3국 밀착에 대해선 “김 위원장은 3국의 연대를 과시하는 그림을 충분히 발신해 정상국가 지도자의 모습을 연출하는 데 상당한 성과가 있었다고 자평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도 “실제로 3자 정상회담이나 3자 간 구체적인 정책 협의 플랫폼을 구축하는 등의 진전은 없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북·중, 북·러 회담에서 이견이 있었을 수 있다”고 보고했다. 특히 한반도 문제에 관해 “중국이 북한과 같은 입장을 보이지 않은 것에 대한 불만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취지로 평가했다.

이 원장은 김정은이 방중 전후 방문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설에 대해 “공개된 엔진은 보다 대형화된 다탄두·극초음속 ICBM으로 파악된다”며 “핵 전력 고도화 및 대미 협상력 제고 목적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방중 이후 얻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공세적 행보에 나설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대미 관계에서는 대화 문턱을 높여서 핵 군축 협상을 압박하되 물밑 접촉도 모색하는 전략을, 대남관계에서는 적대적 2국가 기조 아래 한·미 동맹 추이를 탐색할 것으로 분석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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