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韓 구금사태, 美 제조업 부흥에 역효과…합법적 체류 도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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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이민당국의 한국인 근로자 구금으로 미국 내 제조업 투자 유치가 위축될 우려가 있다는 외신들이 보도가 쏟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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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747-800기가 10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하츠필드-잭슨 애틀랜타 국제공항에 도착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당장 타격이 예상되는 건 한국 기업이 최대 투자자로 나선 청정에너지 분야다. 지난 4일 이민당국이 단속에 나선 조지아주의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 배터리 공장을 주정부는 총 76억 달러(약10조5000억원)가 투입된 주 역사상 최대 규모 개발 사업으로 홍보해왔다. 그러나 이번 사태 이후 유사한 단속을 우려해 미국 내 여러 건설 현장의 작업이 중단된 상태다.

설상가상으로 로이터는 10일(현지시간) 전자여행허가(ESTA) 비자로 미국에 체류 중인 다른 LG에너지솔루션 근로자들이 이번주 말까지 한국으로 돌아가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여기에는 하청업체 직원들도 포함된다고 로이터는 덧붙였다. 현지에 파견된 한국인 직원들의 비자 준수 여부가 문제가 되자 추가 단속 가능성을 피하기 위해 다른 공장 직원들도 조기 귀국시키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귀국 인원이 어느 정도인지는 불분명하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은 미국 전역에 22개의 배터리 제조 공장을 건설 중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이번 사태로 미국 내 투자 계획이 지연될 수 있기 때문에 하청업체들에 현지 근로자를 고용하라는 지시도 내렸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숙련된 전문가들이 투입되지 못하면 현지 공장 건설은 지연될 수밖에 없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날 “이들 프로젝트는 숙련된 엔지니어들이 신속하게 국경을 넘나드는 것을 전제로 한다”며 “그러나 최근의 단속과 비자 문제로 이러한 움직임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고 했다. 나아가 한국 정부가 약속한 3500억 달러(약486조6000억원) 규모의 대미 투자를 이행하는데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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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현지시간) 한국인들이 수감돼 있는 조지아주 포크스턴의 이민세관단속국(ICE) 구금시설 인근에 관련 미니 버스가 주차돼 있다. 연합뉴스

이미 미국의 인력난은 통계로 나타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대규모 이민자 단속이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국 내 외국인 근로자수는 3월 이후 약 140만명이 감소했다. 특히 헬리콥터와 장갑차까지 동원한 단속 작전으로 “오히려 미국 제조업 부흥 계획에 역효과를 낼 수 있다”고 FT는 지적했다.

미국 젊은이들의 제조업 기피로 숙련된 인력들을 구하기가 어려운 점도 인력난의 한 이유다. FT는 “대규모 단속은 국경을 불법으로 넘은 사람들과 단순히 비자가 잘못된 사람들을 구분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면서 “초기에는 외국인 전문가의 교육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기업들과 협력해 직원들이 합법적으로 체류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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