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美FBI, 커크 암살범에 1억 현상금…트럼프 앞엔 방탄유리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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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미 프로야구 뉴욕양키스의 홈 구장인 뉴욕시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경기를 앞두고 거수경례를 한 채 미국 국가를 듣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앞에는 방탄유리가 설치돼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10일(현지시간) 총격으로 숨진 미국 청년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활동가 찰리 커크(32) 사건의 범인이 아직 붙잡히지 않은 가운데, 미 연방수사국(FBI)이 10만 달러(약 1억4000만 원)의 현상금을 걸었다. 총격범이 사용한 소총에선 ‘트랜스젠더·반(反)파시스트’ 이념을 표현한 문구가 새겨진 실탄이 발견됐다. 커크가 총격 당시 ‘트랜스젠더 총기사고’ 관련 질문을 받은 만큼 암살 동기와 이어질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FBI는 11일 X(옛 트위터)에 용의자로 추정되는 인물의 사진을 6장 올린 뒤 수사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제공한 사람에게 10만 달러의 보상금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사진 속 인물은 미국 국기와 독수리가 그려진 검은색 긴소매 티셔츠에 청바지, 검은색 모자와 선글라스, 컨버스 운동화를 착용한 모습이다.

미국 연방수사국(FBI)는 11일(현지시간) 전날 유타주 유타밸리 대학교에서 벌어진 우익 활동가 찰리 커크 총격 살인의 용의자로 추정되는 인물의 사진을 공개했다. 해당 인물은 성조기와 독수리가 그려진 검정색 긴소매 티셔츠 등을 입고 있었다. 사진 FBI X 캡처
FBI가 공개한 또 다른 영상에선 용의자로 추정되는 인물이 범행 직후 유타밸리 대학교의 한 건물 옥상을 가로질러 이동해 지상 잔디밭으로 뛰어내린 뒤 캠퍼스 인근 숲으로 뛰어들어가는 모습이 나온다. 보 메이슨 유타주(州) 공공안전국(UDPS) 국장은 “해당 인물이 뛰어간 숲속에선 범행에 쓰인 것으로 보이는 소총이 세발의 실탄이 장전된 채 수건에 싸여 발견됐다”며 “총격범은 대학생 나이로 보이며 커크가 살해된 캠퍼스에서 다른 학생들과 섞여 있었다”고 말했다.

총격 사고로 숨진 미국 우익 활동가 찰리 커크가 세운 비영리단체 ‘터닝포인트 USA’ 본부가 있는 애리조나주 피닉스에 커크의 사망을 애도하는 이들이 추모하는 꽃들이 놓여져 있다. AP=연합뉴스
하지만 수사 당국은 사건 발생 후 24시간이 지난 시점에도 용의자와 범행 동기를 특정하지 못하고 있다. 다만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수사당국 관계자를 인용해 숲속에서 발견한 소총 내 탄약에 트랜스젠더와 반파시스트 이념을 표현하는 문구가 새겨져 있었다고 전했다. 커크는 전날 유타밸리대에서 열린 ‘내가 틀렸음을 증명하라(Prove me wrong)’ 즉문즉답 토론 행사에서 “지난 10년간 미국에서 트랜스젠더 총기 난사범이 몇 명이나 되는지 아느냐”는 질문을 받던 도중 총격을 받았다. 이에 수사 당국도 해당 질문과 범행과의 연관성을 수사할 가능성이 있다.
JD 밴스 부통령은 이날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커크의 유해를 수습한 뒤, 커크의 유가족과 함께 부통령 전용기 편에 커크의 관을 그가 숨지기 전 살았던 애리조나주 피닉스로 옮겼다. 밴스 부통령은 X에 “이 행정부에서 우리가 거둔 성공의 많은 부분은 커크의 조직력과 소집 능력에서 비롯됐다”며 “그는 단순히 2024년 승리를 도운 게 아니라 우리가 정부 전체 인력을 구성하는 것을 도왔다”고 애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커크에게 ‘대통령 자유의 메달’을 수여할 방침이다.

JD 밴스 미국 부통령(오른쪽)과 부인 우샤 밴스 여사(가운데)는 총격 사고로 숨진 우익 활동가 찰리 커크의 유해를 수습한 뒤 커크의 부인 에리카(왼쪽) 등 유가족과 함께 부통령 전용기 편에 커크의 관을 그가 숨지기 전 살았던 애리조나주 피닉스로 옮겼다. AP=연합뉴스
커크 암살 이후 정치 테러에 대한 공포가 커지면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비밀경호국(SS)의 경호가 강화됐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관람한 미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뉴욕 양키스의 홈 경기엔 경호 인력이 확충돼 배치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람석 앞에는 방탄유리가 설치됐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연설하는 국방부 9·11 테러 추모 행사 장소도 국방부 내 다른 시설로 옮기기로 했다. 의원들도 몸을 사리는 분위기다. 민주당 내 급진파인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뉴욕) 연방하원의원은 이번 주말 노스캐롤라이나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집회를 연기했다.
美 국무부 “커크 희화화 외국인, 비자 제한”
미 정부는 커크 암살 사건에 대한 일각에서의 희화화 시도에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크리스토퍼 랜도 국무부 부장관은 X에 “일부 외국인이 소셜미디어에서 이번 사건을 축소하거나 농담처럼 소비하는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며 “영사 직원들에게 이에 대해 필요한 조처를 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폭력과 증오를 칭송하거나 정당화하는 외국인은 미국에서 환영받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랜도 부장관이 언급한 ‘조치’는 비자 발급 제한을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국무부는 이날 “미국의 국가안보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비자를 내줘선 안 된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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