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단독] '불발탄 폭발' 두차례 있었는데…軍, 같은 탄 계속 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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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오후 경기도 파주시 육군 모 부대에서 훈련 중 폭발 사고가 일어나 소방차가 위병소를 통과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0일 경기도 파주시 소재 육군 포병부대에서 일어난 폭발사고는 불발탄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육군은 과거에도 유사한 사고가 두 차례나 있었지만 "불발탄 처리 과정상의 문제"라며 별도의 조치 없이 동일한 훈련탄을 계속 써온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복수의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전날 육군 1군단 예하 K9포병부대에서 일어난 폭발사고는 부대원들이 불발된 폭발효과묘사탄(모의탄)의 화약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해당 부대는 이날 K9 자주포 비사격 절차 훈련을 진행했는데, 실탄 없이 155㎜ 고폭탄의 폭음과 유사한 효과를 내는 모의탄을 사용했다. K9의 포신 앞부분에 모의탄을 달아 사격 절차를 숙달하는 내용이었다.
훈련에 쓰인 모의탄은 내부에 장착된 24발의 뇌관이 전기식 점화로 1발씩 작동이 되는 방식이었다. 그런데 훈련 과정에서 알 수 없는 이유로 뇌관이 폭발하지 않았다. 이에 훈련에 참여한 장병들은 후속 조치로 불발탄의 화약을 제거하는 작업에 나섰고 이 과정에서 갑작스럽게 폭발이 일어났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군 당국의 지침에 따르면 불발탄을 반납하기 위해서는 모의탄 앞쪽에 있는 알루미늄 마개를 열어 화약을 제거해야 한다.
특히 훈련에 참여한 부대원 12명 중 10명이 부상을 당했다는 건 모의탄에 담겨있던 여러 발의 뇌관이 연쇄적으로 폭발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대목이다. 이번 사고로 상사·중사 등 2명은 허벅지와 팔에 2도 화상인 중상을 입고 국군수도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나머지 8명의 부사관·병사들도 화상 치료 중이다.
또 다른 소식통에 따르면 육군에서는 이번 사고와 유사한 폭발 사고가 2022년 8월과 2023년 7월 각각 1군단 예하 A·B 부대에서 잇따라 발생했다. 두 사고 모두 불발된 모의탄의 화약을 제거하기 위해 알루미늄 마개를 여는 과정에서 폭발이 일어났다는 게 이 소식통의 설명이다.
육군 측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같은 종류의 모의탄이 2021년과 2022년, 2023년 세 차례 오작동으로 사용 중지 지시가 내려진 적이 있다고 시인했다. 그런데도 유사한 사고 사례가 반복되고 있는 건 해당 모의탄의 설계가 안전에 적합하지 않거나 불발탄을 처리하는 절차를 변경해야 한다는 의미일 수 있다. 그런데도 육군은 "탄 자체의 결함은 아니다"라며 계속 사용해왔다. 군 안팎에서 유사한 사고가 계속해서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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