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창가 빗물도 아깝다" "착하게 살게요"…강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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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오후 강원 강릉 교통 일대에서 우산을 쓴 시민들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뉴스1
12일 저녁, 강원 강릉 도심에 오랜 가뭄 끝에 단비가 내리자 시민들이 반색했다. 하늘을 올려다보며 “비 소식이 이렇게 반가울 줄 몰랐다”는 말이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이날 오후 8시쯤 강릉 교동 일대에는 작은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우산을 챙긴 시민들은 모처럼 촉촉해진 거리를 걸었고, 준비하지 못한 이들은 겉옷으로 비를 가리며 발걸음을 재촉했다. 기상청 집계에 따르면 오후 8시 기준 강릉에는 0.5~3㎜가량의 비가 내렸다. 강릉시 식수의 87%를 담당하는 성산면 오봉저수지에는 3㎜가 내렸다.
SNS에는 ‘비 실시간 중계’가 이어졌다. “착하게 살 테니 비 많이 내려 주세요.”, “드디어 기우제 성공한 강릉”, “주룩주룩 내려 가뭄 완전 해갈 기도”, “차창에 흘러내리는 빗물도 아깝다”는 글이 잇따랐다. 일부 시민은 오봉저수지를 직접 찾아 비가 내리는 풍경을 사진으로 공유하기도 했다.

12일 강원 강릉시 강문해변에 약한 비가 내리며 시민들이 우산을 쓰고 걷고 있다. 연합뉴스
기상청은 이번 비가 14일 새벽까지 이어지며 강릉을 비롯한 동해안 지역에 30~80㎜, 많은 곳은 100㎜ 이상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다만 저기압의 세기와 이동 경로에 따라 강수량은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가뭄 해갈에는 여전히 부족하다. 한국농어촌공사에 따르면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은 이날 11.6%로 역대 최저 수준이다. 지난 7월 23일 36.7%를 기록한 뒤 51일째 바닥을 치고 있다. 당국은 이번 강우에도 저수율 상승 폭이 한 자릿수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강원 강릉지역에 최악의 가뭄이 계속되는 가운데 12일 오후 강릉시 교동 솔올택지에 비가 조금씩 내리고 있다. 연합뉴스
강릉시는 이미 제한급수에 들어갔다. 대부분 아파트는 오전·오후 각 1시간씩만 수돗물을 공급받는다. 시는 오는 18일부터 전 시민을 대상으로 2차 생수 배부에 나설 예정이다. SNS에는 “물 나오기 5분 전입니다”, “급수 2분 전” 같은 글이 올라오며 시민들의 고된 일상이 공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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