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조기축구 아저씨 아니네…루니의 원더골, 6만 팬들 열광했다

본문

17578547590286.jpg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아이콘 매치. FC 스피어팀 루니가 골을 넣은 뒤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2021년 은퇴 후 배가 나온 웨인 루니(40·잉글랜드)는 뒤에서 보면 조기축구 아저씨 같았다. 그러나 잉글랜드 명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최다득점자(253골) 루니의 ‘득점 본능’은 변함 없었다.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아이콘매치’ 후반 27분. FC스피어 루니가 페널티아크 정면에서 달려들며 오른발 중거리포로 골망을 흔들었다.

아이콘매치는 게임 회사 넥슨이 온라인 축구게임에서나 볼 수 있었던 2000년대 세계축구 레전드를 불러 모아 개최한 이벤트 매치다. 전원 공격수인 FC스피어와 전원 수비수인 실드 유나이티드가 팀명처럼 ‘창과 방패’ 콘셉트로 진행됐다.

17578547596671.jpg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5 넥슨 아이콘 매치. 실드팀 마이콘이 헤딩 동점골을 넣고 있다. [연합뉴스]

후반 37분 방패팀 이영표(48)의 크로스를 마이콘(44·브라질)이 머리로 돌려놓아 1-1을 만들었다. 이어 후반 42분 욘 아르네 리세(45·노르웨이)의 힐패스를 박주호(38)가 역전골로 연결했다.

지난해 4-1로 승리했던 방패팀이 2회 대회도 2-1 역전승을 거뒀다. 수비수 11명이 공격수 11명과 맞붙어 승리하면서, “축구 역사에서 강력한 수비 없이 우승한 팀은 없다”는 진리가 또 입증됐다.

해외 레전드 25명의 최전성기 시절 이적시장 가치는 1조4000억원이 넘었다. 프리미엄석 티켓값이 36만원에 달하는데도, 6만4855명 관중이 찾았다.

17578547602914.jpg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5 넥슨 아이콘 매치. 스피어팀 루니가 심판 판정에 항의하는 실드팀의 푸욜을 밀치고 있다. [연합뉴스]

‘외계인’이라 불렸던 창팀의 호나우지뉴(45·브라질)가 전반 19분 특유의 삼바리듬 드리블 후 칩슛을 쐈지만 살짝 벗어났다. “팬들은 내 전성기를 기억하며 찾아온다”고 다짐했던 방패팀의 카를레스 푸욜(48·스페인)은 전반 27분 전력질주해서 수비하는 ‘진심 축구’를 보여줬다.

후반 10분 창팀 카카(43·브라질)의 감아차기슛을, 심장마비 여파로 2020년 은퇴했던 방패팀 골키퍼 이케르 카시야스(44·스페인)가 몸을 날려 막았다.

이벤트 매치였지만, 40대~50대 선수들은 마치 과거 유럽 챔피언스리그 뛰듯 진심으로 임했다. 창팀 박지성(44)은 무릎이 성치 않은데도 오른쪽 풀백으로 선발 출전했다.

창팀 아르센 벵거(76) 전 아스널 감독과 방패팀의 라파엘 베니테스(65) 전 리버풀 감독도 서서 지도했다. ‘외계인 심판’이라 불린 피에를루이지 콜리나(65·이탈리아)가 깜짝 주심으로 등장했다.

17578547608481.jpg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5 넥슨 아이콘 매치. 스피어팀 호나우지뉴가 드리블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이벤트에 당첨된 한 남성팬은 그라운드에 내려가 스티븐 제라드(45·잉글랜드)로부터 사인유니폼을 받고 “형의 시원시원한 패스와 킥에 매료돼 리버풀을 응원한 지 20년째”라고 했다. 제라드는 “20년이나 응원해준 팬들 덕분에 선수 생활을 잘할 수 있었다”고 화답했다.

17578547610972.jpg

실드 유나이티드 이영표(왼쪽)가 FC스피어 박지성을 앞에 두고 공격을 시도하고 있다. [뉴스1]

경기도 파주에서 온 서명진(40)씨는 알레산드로 네스타(49·이탈리아) 마킹이 새겨진 AC밀란 유니폼을, 아들 서호윤군(12)은 아빠가 물려준 리버풀 유니폼을 입고 왔다. 서씨는 “스무살 때 TV로 봤던 네스타가 눈앞에서 뛰는 걸 아들과 함께 봐 낭만 넘친다”라고, 서호윤군은 “게임에서 즐겨 쓰던 호나우지뉴를 처음 본다”고 했다.

17578547615066.jpg

FC스피어 아르센 벵거, 차범근 전 감독, 실드 유나이티드 라파엘 베니테스 감독이 관중에게 인사하고 있다. [뉴스1]

넥슨의 박정무 사업부사장은 “같은 레전드 선수를, 아버지는 현역 시절로 추억하고, 아들은 게임을 통해 알게 됐다. 세대간 접점을 만든 것 같아 뿌듯하다”고 했다. 섭외 금액은 작년 100억원보다 더 많이 든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기사

  • 킥오프 52초만에 번개골…LAFC 손흥민, 2호골 터졌다

  • 제라드 파워슛, 카카 드리블…3만8천명 상암 축구팬들 열광

  • [단독 인터뷰]박지성·퍼디낸드 "전설의 귀환 기대해"...전성기 몸값만 1.4조

  • [단독] 獨국대 뿌리친 혼혈 韓 축구국대 "마음이 그렇게 시켰어요"

  • 호나우지뉴·루니·베일…더 화려해진 아이콘매치

0
로그인 후 추천을 하실 수 있습니다.
SNS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53,374 건 - 1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