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서학개미 주목할 '미국 톱10'…애플·바이오가 리스트에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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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이 귀띔한 향후 1년 포트폴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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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서학개미’들이 올해도 꾸준히 매집에 나서면서 해외주식 보관액이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개인투자자의 해외주식 보관액은 지난 8월 8일 200조원을 넘어섰고 이달 9일 1484억8300만 달러(약 207조원, 미국 주식 비중 약 93%)를 기록했다. 중앙일보 ‘머니랩’은 미국 주식의 옥석을 가리기 위해 국내 5대 자산운용사(삼성자산운용·미래에셋자산운용·KB자산운용·한국투자신탁운용·신한자산운용)에 의뢰해 ‘향후 1년간 유망할 미국 주식 톱 10’을 선정하고, 50개 종목 중 다수 추천 및 신규 편입 종목을 분석했다. 남은 하반기에도 끄떡없는 포트폴리오를 만들어보자.

올해 1분기부터 3분기까지 5대 자산운용사로부터 가장 많은 ‘공동 픽(Pick)’을 받은 종목의 흐름을 보면 흥미로운 변화가 감지된다. 여전히 주요 빅테크(거대 기술기업)들이 큰 비중을 차지하지만 1분기 추천 종목에 포함됐던 애플과 바이오주는 2분기부터 빠졌고, 그 자리를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 관련주들이 대신했다. 이번 3분기엔 금리 인하와 경기 침체라는 고차방정식 속에서도 살아남을 종목이 존재감을 드러냈다.

◆침체 없는 금리인하 땐 ‘금융주’=그중 하나가 바로 금융주다. ‘전통의 강자’ 골드만삭스와 ‘다크호스’ 로빈후드 등이 대표적이다. 조민주 키움증권 연구원은 “경기 침체를 동반하지 않는 금리 인하는 금융주에 우호적인 환경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골드만삭스의 올해 4~6월 순영업수익은 145억8000만 달러(약 20조원), 주당순이익(EPS)은 10.91달러를 기록했다. 모두 시장 예상치를 크게 뛰어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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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옥 기자

실적도 돋보이지만 자산운용사들이 공통으로 골드만삭스를 추천한 이유는 따로 있다. 주주가치 제고다. 골드만삭스는 4~6월 자사주 매입과 배당금 등에 총 39억6000만 달러(약 5조5200억원)를 썼고, 3분기 분기 배당금을 주당 3달러에서 4달러로 인상했다.

로빈후드는 미국 핀테크 기업으로 주식·상장지수펀드(ETF), 옵션 상품, 금, 암호화폐 등에 투자할 수 있는 금융 서비스 플랫폼을 운영하는 회사다. 이 회사의 주가는 연초대비 198.6%나 상승했다. 로빈후드 주가의 키워드는 구독료 모델인 ‘골드 멤버십’이다. 월 5달러 또는 연간 50달러를 내면 높은 이자율 지급, 프리미엄 리서치 제공, 무이자 마진(신용) 거래 등의 혜택을 준다.

양희창 삼성액티브자산운용 매니저는 “로빈후드는 실적 방향성이 워낙 좋고 가상자산 트레이딩, 토큰증권, 골드멤버십 등 향후 성장 잠재력이 큰 신사업을 보유하고 있어 투자매력도가 높다”고 말했다. 이밖에 ▶워런 버핏의 은퇴를 앞두고 위기와 기회의 갈림길에 선 ‘버크셔해서웨이’ ▶스테이블코인의 등장으로 위기와 기회 요소가 공존하는 ‘마스터카드’ ▶미국의 디지털 자산 입법 활동의 직접적인 수혜가 예상되는 ‘코인베이스’ 등이 이번 분기에 처음으로 추천 목록에 올랐다.

◆AI 부익부 빈익빈 더 심화할 것=서부영화 속 7명의 총잡이처럼 미국 주식시장을 주도해 왔던 매그니피센트7(M7, 마이크로소프트·메타·엔비디아·알파벳·테슬라·아마존·애플)의 운명은 갈리고 있다. 올 상반기(1~6월) 주가 상승률(메타 +23% vs 테슬라·애플 -16%)만 봐도 격차가 극명하다. 일각에선 미국 기술주 고점론이 고개를 들지만, 국내 5대 자산운용사는 올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M7 중 애플을 제외한 나머지를 모두 주목할 만한 종목으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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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민 기자

김강일 KB자산운용 글로벌주식실장은 “코로나19 이후 M7의 주가수익비율(PER)은 지속적으로 하락했는데 이는 M7의 주가 상승이 단순히 미래 성장 기대 때문이 아니라, 실제 이익 성장에 근거한다는 것을 시사한다”며 “향후 AI 산업이 성숙해질수록 M7의 영향력은 더욱 강해질 것이고, 중국도 AI 자본투자 측면에서 미국 기업들을 추격하기 어려워질 테니 ‘AI 부익부 빈익빈’은 더 심화할 것”이라고 했다.

브로드컴과 스포티파이도 주목할 만하다. 브로드컴은 맞춤형 반도체(ASIC) 분야 최강자로 꼽히는데, 최근에는 본업인 통신칩 분야에서도 성과를 보이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브로드컴은 AI 기업 중 (성장성에) 가장 논란의 여지가 없는 기업”이라고 평가했다. 높은 매출성장률에 이익률도 약 76%에 달하기 때문이다. 다만 커스텀 AI 칩의 성능 문제와, 마블·미디어텍 등 경쟁사가 이 시장에서 경쟁력을 키우고 있는 것은 리스크 요인이다.

지난해 연간 기준 첫 흑자를 낸 스포티파이는 올 2분기 8600만 유로(약 1400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하지만 플랫폼의 확장성과 성장 잠재력은 기대를 갖기에 충분하다는 평가다. 시장의 기대를 반영하듯 스포티파이 주가는 올 상반기(1월 대비 6월)에만 약 68% 상승했다.

최민규 한국투자신탁운용 글로벌주식운용 담당은 “스포티파이는 글로벌 음악 스트리밍 시장에서 30% 넘는 점유율을 가진 데다 브랜드 인지도와 사용자 충성도도 높다”며 “특히 개인 추천 알고리즘의 고도화로 기존 가입자를 잘 유지하고, 신규 가입자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물론 스트리밍 서비스 경쟁 심화라는 리스크가 있지만, 플랫폼만의 강점을 바탕으로 이익 증가세를 이어갈 걸로 본다”고 말했다.

경기가 어렵다고 식음료·전기 같은 생활필수품 소비를 확 줄일 수는 없다. 전 세계가 미국발(發) 관세 파고에 흔들리는 상황에서 경기 방어주의 매력이 두드러지는 이유다.

◆식음료·전기 등 생활필수품 유망=수많은 필수 소비재주 중에서도 유독 빛나는 종목은 무엇일까. 대표적인 대장주는 코카콜라다. 최근 식음료 업계엔 ‘제로 슈거’ 바람이 불고 있다. 코로나19를 겪으면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데다 현재 세계 인구의 50%가 넘는 지역에서 도입한 ‘설탕세’ 영향이 크다. 생산자(기업)가 납부하는 설탕세는 코카콜라에 위협이 될 거란 전망이 많았지만, 코카콜라는 설탕 함량을 낮춘 ‘코카콜라 제로 슈거’로 예상을 뒤엎었다. 지난 2분기 코카콜라 제로 슈거의 세계 판매량은 전년 동기대비 14%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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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옥 기자

전체 400여개 브랜드의 절반을 차지하는 ‘좀비 브랜드’(전체 매출의 2% 미만)를 과감히 정리하는 전략도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코스트코홀세일은 창사 이후 최대 실적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코스트코를 지탱하는 힘은 ‘록인’(Lock-in) 효과다. 경쟁사보다 적은 물량을 더 싸게 팔지만, 멤버십을 통해 안정적 수익을 만든다. 코스트코는 회원에게만 상품을 판매하는데 연회비가 65~130달러(약 9만~18만원)로 꽤 높지만 갱신율은 90%를 넘는다. 코스트코의 PER은 56배 수준으로, 경쟁사인 월마트(44배)나 아마존(34배)보다 높다.

필수 소비재 가운데 전기와 관련해 주목받는 건 원자력주다. 빅테크들이 AI 학습을 위해 데이터센터를 기하급수적으로 늘리면서 전기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상황에서 가장 효과적이고 안정적으로 전기를 공급할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3분기 연속 추천을 받은 콘스텔레이션에너지, 2분기 연속 추천받은 BWX테크놀로지스 모두 최근 실적이 시장 기대를 웃돌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원자력 르네상스’ 최대 수혜주인 셈이다. 김강일 실장은 “전력 수요의 구조적 증가와 미국 정부의 원전 지원 강화로 두 기업 모두 중장기적 성장이 기대되는 만큼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머니랩이 미국 주식의 옥석을 가리는 〈서학톱픽〉 시리즈 3분기를 준비했습니다. 국내 5대 자산운용사(삼성자산운용·미래에셋자산운용·KB자산운용·한국투자신탁운용·신한자산운용)에 의뢰해 ‘향후 1년간 유망할 미국 주식 톱(TOP) 10’을 선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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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부익부 빈익빈 심해진다…‘각자도생 M7’ 3분기 승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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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 1년 잘나갈 종목 모았다, 164% 오른 서학톱픽 ‘이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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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이 와도 이 음료 마신다…“역대급 싸다” 美유통주 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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