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BTS) 리더 RM,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 작업에 참여한 더블랙레이블 소속 프로듀서 빈스(Vince) 등 유명 케이(K)팝 리더들이 오픈AI 한국 법인 출범을 축하하는 비공식 행사에 참석했다. K팝과 인공지능(AI) 혁신을 결합할 구체적인 협업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방탄소년단(BTS) 리더 RM(앞줄 왼쪽 네번째)이 지난 11일 오픈AI 코리아 출범 비공식 네트워킹 행사에서 오픈AI 경영진 등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참석자들은 이튿날 RM의 생일도 미리 축하해줬다. 사진 RM 인스타그램

15일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오픈AI는 지난 11일 한국 법인(코리아) 출범을 기념하는 비공식 네트워킹 행사를 열었다. 제이슨 권 최고전략책임자(CSO), 브래드 라이트캡 최고운영책임자(COO), 올리버 제이 글로벌 비즈니스총괄 등 주요 경영진이 참여한 이 행사에 BTS RM과 프로듀서 빈스,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한국인 DJ 겸 음악 프로듀서 페기 구 등이 참석했다. 윤송이 전 NC문화재단 이사장도 행사에 모습을 드러냈다.

RM은 당시 참석자들과 찍은 사진을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게시하기도 했다. 인스타그램 스토리는 24시간 동안만 노출돼 현재는 삭제된 상태다. RM과 오픈AI 경영진이 향후 어떤 협업 프로젝트를 진행할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날 비공식 행사에 앞서 진행된 오픈AI 공식 출범 행사에서 프로듀서 빈스는 올리버 제이 비즈니스총괄과 대담을 진행하기도 했다. 빈스는 “케데헌의 OST ‘소다팝’을 제작할 때 오픈AI의 챗GPT를 활용했다”는 취지로 말하며 이미 케이팝엔 AI 기술이 활용되고 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비공식 네트워킹 행사는 국내 벤처캐피털 SBVA(전 소프트뱅크벤처스) 이준표 대표가 주최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픈AI 코리아 관계자는 “RM이 출범을 축하해주러 온 것”이라며 “오픈AI 내부에서도 전 세계적으로 인기가 있는 K팝에 대한 관심이 많지만, 이번 만남에서 구체적인 협업 방안을 논의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 작업에 참여한 더블랙레이블 소속 프로듀서 빈스(오른쪽)가 지난 11일 오픈AI 코리아 출범 행사에서 올리버 제이 오픈AI 글로벌 비즈니스 총괄과 대담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 오픈AI

글로벌 AI 기업들이 K팝에 주목하는 이유는 동영상 생성 AI 분야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하기 위한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챗GPT 출시로 촉발된 생성 AI 서비스 경쟁의 무게 중심이 동영상 AI 서비스로 넘어가는 시점을 대비하는 것이다. 오픈AI는 지난해 12월 이용자가 텍스트로 프롬프트(명령어)를 넣으면 동영상을 생성해주는 AI인 소라(Sora)를 정식 출시했다.

오픈AI에 한국 시장은 특별하다. 유료 구독자 수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가장 많고, AI 인프라 확충을 위한 협업도 용이해서다. 이에 더해 K팝 등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산업 분야에서 AI 전환 수요도 많다고 보고 있다. 브래드 라이트캡 COO는 지난 12일 국내 스타트업 창업자들과 만나 “AI는 전 산업에 걸쳐 혁신의 기반으로 빠르게 자리 잡고 있다”며 “더 많은 한국 스타트업들이 오픈AI의 도구를 활용해 대담한 아이디어를 혁신적인 결과물로 전 세계 시장에 내놓을 수 있도록 돕겠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오픈AI가 K팝과 협업으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낼 수 있을 지 주목하고 있다. AI 업계 한 관계자는 “앞으로는 아티스트가 직접 출연하지 않아도 수준 높은 K팝 콘텐트를 AI로 생성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이를 통해 K팝은 비즈니스 생태계를 더욱 확장할 수 있고, 오픈AI 역시 동영상 AI 분야의 주도권을 더욱 공고히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글로벌 AI 기업들은 국내 행사에 연예계 인사와 협업을 강화하는 추세다. 미국 AI 기업 퍼플렉시티는 지난 2일 오프라인 테마 카페 오픈 행사에 배우 이정재를 파트너사 관계자로 초대하기도 했다. 이정재가 최대 주주로 있는 아티스트컴퍼니는 연내 퍼플렉시티 AI 기술을 활용한 상품 검색 플랫폼을 출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