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정명훈이 지휘하면 다르다" 라스칼라필과 '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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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에 이어 17년 만에 한국에서 함께 공연하는 지휘자 정명훈과 라 스칼라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한국과 일본에서 아시아 투어 공연을 연다. 사진 마스트미디어
상주하는 음악 감독도 유명하지만, 손님으로 오는 지휘자가 유난히 화려한 악단이 있다. 바로 이탈리아 밀라노의 라 스칼라 필하모닉. 1778년 설립, 전 세계 오페라의 중심 극장인 라 스칼라의 오페라 전문 악단으로 출발해 1982년 교향악단 활동을 시작했다. 라 스칼라의 오페라 공연도 담당하지만 교향곡 공연도 병행하는, ‘이탈리아의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다.
이 악단의 객원 지휘자의 면면은 초창기부터 대단했다. 레너드 번스타인, 카를로 마리아 줄리니, 주세페 시노폴리…. 최근 함께 하는 객원 지휘자들의 명단도 화려하다. 파비오 루이지, 파보 예르비, 만프레드 호넥 등이다. 그중에서도 정명훈은 잘 알려졌듯 이 악단과 특별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영국의 음악 평론 사이트인 바흐트랙은 “많은 지휘자가 거쳐 가지만 정명훈이 라 스칼라 필하모닉의 지휘대에 오를 때만큼 좋은 호흡은 드물다”(2018년)고 평했다.
17ㆍ18일 정명훈이 라 스칼라 필하모닉과 함께 한국에서 공연한다. 라 스칼라 오페라 극장이 정명훈을 음악감독(2027년부터)으로 5월 임명한 후 함께 하는 첫 내한이다. 라 스칼라 필하모닉은 2004년 리카르도 무티 지휘로 한국에 왔고, 2008년 정명훈과 내한 공연을 열었다. 둘의 한국 무대는 17년 만이다.
특정 오케스트라가 특정 지휘자와 보여주는 특별한 호흡, 케미스트리의 실체는 무엇일까. 정명훈은 라 스칼라와 인터뷰에서 “이 악단은 첫 콘서트부터 나를 이해해주고 환영해주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또 “이탈리아 전통의 우아함과 더불어 보편적 음악 감성이 조화를 이루는 오케스트라”라고 라 스칼라 필하모닉을 소개했다. 그는 1989년 처음으로 이 악단을 지휘했고, 5월 임명 당시 발표된 기록은 오페라 공연 84회, 교향악 공연 141회였다.
지휘자와 오케스트라 모두 오페라에 뿌리를 둔 공통점이 있다. 정명훈은 1989년 프랑스 바스티유 오페라의 음악감독으로 임명돼 주목받았고 전 세계 주요 극장에서 오페라 공연을 지속했다. 오페라 연주로 시작한 라 스칼라 필하모닉은 오페라와 교향곡을 병행한다. 황장원 음악칼럼니스트는 "정명훈은 음악의 흐름을 분절적으로 진행하기보다는 유연하게 이끌어 가다가 순간적인 집중력으로 폭발적 감흥을 분출한다. 기본적으로 오페라 오케스트라인 라 스칼라 필하모닉과 각별한 시너지가 나온다"고 설명했다.
이번 내한은 베르디의 오페라 ‘운명의 힘’ 서곡으로 시작해 차이콥스키의 마지막 교향곡인 6번 ‘비창’으로 끝난다. 황 칼럼니스트는 "극적인 성격이 두드러지는 작품에서 지휘자와 오케스트라의 오페라적 접근이 주효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이번 무대에는 건반의 정석을 보여주는 피아니스트 니콜라이 루간스키가 함께 해 라흐마니노프 협주곡 2번을 들려준다. 17일 서울 예술의전당, 18일에는 부산콘서트홀에서 열린다.
정명훈과 라 스칼라 필하모닉의 아시아 투어는 28일까지 일본 삿포로ㆍ도쿄ㆍ오사카 등에서 이어진다. 다음 달 12일에는 밀라노에서 피아니스트 후지타 마오와 함께 공연할 예정이다. 정명훈은 내년 3월과 6월의 밀라노에서 교향곡 공연을 거쳐 6월 8~27일 비제의 ‘카르멘’으로 라 스칼라 극장의 오페라 공연에 참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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