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당일배송? 1시간 내 집앞배송”…퀵커머스, 더 치열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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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 무한 속도경쟁

새벽·당일 배송은 이제 옛말이다. 요즘 유통가에선 주문부터 배송까지 1시간 내로 끝내는 퀵커머스 경쟁이 한창이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온라인으로 상품을 주문하면 오토바이 등으로 즉시 배송해주는데, 배송시간이 하루→반나절로 짧아지더니 최근 들어서는 1시간 단위로 줄었다. 그만큼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는 얘기다. 유통 업계에선 국내 퀵커머스 시장 규모가 올해 4조4000억원에서 2030년 5조9000억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퀵커머스 경쟁은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가리지 않는다. 이마트는 오프라인 매장을 앞세워 퀵커머스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는 중이다. 올해 연말까지 전국 80개 이마트 매장에서 퀵커머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배송 상품도 즉석조리식품과 생필품 등 6000여 종에서 1만종으로 늘린다. 다양한 상품군은 대형 매장을 보유한 이마트의 장점으로 꼽힌다. 자체 배송 시스템에 배달의민족 플랫폼을 더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매출 채널 다변화와 2030 고객 확보를 위해 이마트 매장과 온라인몰 ‘쓱’을 포함해 전사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전국에 퍼진 촘촘한 점포망은 오프라인 유통사의 강점이다. GS리테일과 BGF리테일 등도 퀵커머스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GS리테일은 편의점 GS25와 슈퍼마켓 GS더프레시를 앞세워 퀵커머스 영역을 넓히고 있다. 배달의민족과 요기요 등에 입점한 GS리테일은 최근 쿠팡이츠 쇼핑에 입점해 주요 배달 플랫폼 3사와 제휴를 끝냈다. GS25의 올해 상반기 퀵커머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0% 이상 증가하는 등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CU는 올해 상반기 네이버와 손잡고 ‘지금배달’ 서비스를 시작했다.

퀵커머스 시장은 ‘이커머스 고래’ 쿠팡의 참전으로 더 뜨거워졌다. 쿠팡이츠는 서울 일부 지역에서만 운영하던 쇼핑 카테고리를 지난달 말부터 서울 전역으로 확대했다. 꽃집 등 쿠팡이츠 쇼핑 카테고리에 입점한 상점에서 주문하면 30분에서 1시간 이내에 배송을 끝낸다. 쿠팡은 로켓배송의 노하우를 퀵커머스에 접목하겠다는 전략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쿠팡이 퀵커머스에 본격적으로 뛰어 들면서 분 단위 배송에서 무한 경쟁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퀵커머스는 유통 사업의 경계도 허물고 있다. 예를 들어, 식품 제조사들도 자사몰을 배달앱에 입점시켜 소비자 대상 B2C 사업을 키울 수 있게 된 것. CJ제일제당은 올해 상반기 자사몰 CJ더마켓에서 수도권 일부 지역을 대상으로 2시간 내 배달하는 바로배송 서비스를 시범 운영했다. 또 침구업체 이브자리는 쿠팡이츠에서 주문후 30분 내에 침구류를 배송하는 서비스를 이달 초부터 시작했다. 주문자와 가까운 이브자리 매장에서 상품이 즉시 출고되는 방식이다. 이브자리 관계자는 “갑작스러운 손님 방문이나 예상치 못한 침구 교체 등 긴급한 상황에 유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1시간 퀵커머스로 미래 배송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본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1시간 퀵커머스가 인력 의존도 높은 배송 경쟁을 극한으로 밀어 붙이고 있다”며 “퀵커머스 경쟁이 끝나면 로봇 배송 등 새로운 기술혁명이 시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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