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사회 고립돼도 하마스 궤멸” 가자시티 접수나선 네타냐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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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카타르 공습 이후 더욱 거세진 국제사회의 비판 여론에도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궤멸을 위한 고삐를 늦추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15일(현지시간) 가자지구 최대 도시 가자시티에 지상군 투입을 본격화하면서다. 국제사회에서 고립이 되더라도 하마스 세력이 있는 곳은 어디든 공격하겠다는 게 네타냐후 총리의 생각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15일(현지시간) 루비오 미 국무장관과 회담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정치전문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이날 가자시티 중심부에 지상 공세를 시작했다. 이 매체는 “이스라엘 공군이 가자시티에 대규모 공습을 가한 직후 이스라엘군 전차가 진입했다”며 “네타냐후 정부의 목적은 하마스를 뿌리 뽑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군사적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가자시티의 고층 건물 수십 채 등을 최근 공중 타격했다. 그 결과 16명이 사망하고 가자시티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추정되는 16층 건물이 파괴됐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가자지구 내 영양실조와 기아로 인한 사망자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마스가 통제하는 가자지구 보건부는 이날 “(굶주림으로) 사망한 사람이 전쟁 발발 이후 최소 425명으로 추산된다”며 “이날 하루에만 3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전쟁으로 인한 누적 사망자가 모두 약 6만5000명에 달한다는 게 보건부의 추산이다.

13일(현지시간) 이뤄진 가자시티에 대한 이스라엘 공습으로 건물이 완전히 붕괴되고 임시 대피 천막들이 쓰러진 현장. AFP=연합뉴스
늘어나는 민간인 피해에 국제사회 여론은 악화일로다. 여론은 지난 9일 이스라엘군이 미국 핵심 동맹국인 카타르 수도 도하에서 하마스 고위급 인사를 겨냥한 공습을 감행한 이후 더 나빠지고 있다.
카타르 공습을 계기로 아랍연맹(AL)·이슬람협력기구(OIC)는 15일 도하에서 긴급 정상회의를 열었다. 참석한 60개국 정상은 공동성명에서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인민에 대한 행동을 계속하는 것을 막기 위해 모든 법률적, 효과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이스라엘과 외교·경제 관계를 재검토하고 법적 절차를 개시하는 것을 대응책으로 제시했다. 셰이크 무함마드 빈 압둘라흐만 알사니 카타르 총리는 "국제사회가 이중 잣대를 멈추고 이스라엘을 처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런 상황임에도 네타냐후 총리는 강경 노선을 철회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이날 이스라엘을 방문한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과 예루살렘에서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하마스에 대해 “그들이 어디에 있든 면책 특권은 없다”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 카타르 공습이 재현될 수 있다고 경고한 것이다.
국제사회로부터 고립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선 이스라엘판 ‘자력갱생’까지 꺼내 들고 정면돌파를 시사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이 일종의 고립 상태에 직면해있다”며 “그 상태가 수년간 이어질 수 있어 스스로 버텨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방산 분야를 발전시켜야 한다는 계획도 제시했다. 프랑스, 네덜란드, 영국, 스페인, 이탈리아 등 일부 유럽 국가는 이미 이스라엘에 부분적 또는 전면적 무기 금수 조처를 내린 상태다. 악시오스는 “네타냐후가 국제사회의 반발을 드물게 인정했다”며 “카타르를 포함한 경쟁국이 전 세계 담론을 형성하고 있다는 게 그가 진단한 고립 이유”라고 설명했다.
네타냐후 총리가 강공 일변도의 대외 정책을 펼칠 수 있는 배경엔 미국의 용인이 자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악시오스는 이스라엘 고위 당국자 두 명을 인용해 “루비오가 네타냐후에게 ‘지상 작전을 지지하지만 가능한 한 신속히 수행해 최대한 빨리 끝내길 원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는 악시오스에 “가자지구 전쟁과 관련한 결정을 이스라엘 스스로 내리게 한다는 게 미국의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의 가자시티 지상 공세가 네타냐후 총리와 루비오 장관의 회담 직후 이뤄졌다는 점은 이런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트루스소셜에 “하마스가 인질들을 지상으로 옮겨 이스라엘의 지상 공세에 대한 인간 방패로 사용하려 한다는 뉴스를 읽었다”며 “하마스 지도자들이 그런 짓을 한다면 자신들이 무엇을 자초하는지 알길 바란다”고 경고했다.

마르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이 16일 이스라엘 방문을 마치고 카타르로 향하기 위해 텔아비브를 떠나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스라엘의 카타르 공습을 미국이 알고도 묵인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악시오스는 “네타냐후가 카타르 공습을 단행하기 전 트럼프에게 해당 계획을 전화로 미리 알렸다”고 전했다. 다만 백악관은 관련 내용을 부인하고 있다. 루비오 장관은 네타냐후 총리와 회담 후 카타르 방문을 앞두고 “카타르가 이 문제에 있어서 건설적인 역할을 하도록 계속 격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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