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기독교계 연일 구애 장동혁...특검에 발칵 뒤집힌 종교계 우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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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16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를 방문해 김종생 총무와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연일 기독교계에 구애의 손길을 뻗고 있다. 장 대표는 16일 오전에만 기독교 단체 두 곳을 잇따라 방문했다. 지난 14일 부산 세계로교회 예배에 참석한 지 이틀 만이다.

첫 방문지는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에 위치한 개신교 연합단체인 한국교회총연합회였다. 장 대표는 김종혁 대표회장에게 “저희 힘만으로는 부족하다. 정부·여당이 잘못 갈 때 목소리를 함께 내달라”고 했다. 사실상 대여 투쟁에 동참해달란 취지였다. 이에 김 회장은 “야권이 수권정당으로 성장해야 여당의 독주를 막을 수 있다”고 화답했다. 김 회장이 이재명 정부의 성평등가족부 신설안에 대해 “두고두고 비판을 받을 것”이라고 말할 때는 장 대표가 “동의한다”며 맞장구를 쳤다.

장 대표는 이어진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김종생 총무와의 면담에선 “(이재명 정부는) 계엄을 고리로 ‘우리만이 절대 선’이라는 오만함으로 치닫고 있다”고 했다. 이에 김 총무는 “극우 성향이 없는 80% 교인의 지지를 얻는 당 대표가 돼 대중성을 얻으시길 응원하겠다”며 뼈있는 답변을 했다. 김 총무는 장 대표에게 성경책을 선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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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16일 서울 종로구 한국교회총연합을 방문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자리에선 일부 교회를 겨냥한 3대 특검(내란·김건희·순직해병) 수사에 관한 말은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기독교계에 잇따라 손을 내미는 장 대표의 행보는 특검 수사가 낳은 ‘종교 탄압’ 논란을 부각하고, 기독교계를 우군으로 끌어안기 위한 포석이란 분석이다.

국민의힘 지도부 인사는 “주말 사이 의원들이 전국 교회의 주일 예배 분위기를 취합해 전달했는데, 교인들은 폭발 직전 상황”이라며 “주일 예배를 거르지 않는 신실한 기독교 신자인 장 대표가 누구보다 이런 기류를 잘 알기 때문에 발 빠르게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 대표는 실제 14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구속 수감된 손현보 목사가 담임으로 있는 부산 세계로교회를 찾아 “이번 사건은 개인이 아닌 모든 종교인에 대한 탄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표 선출 전인 지난 7월 순직해병 특검이 김장환 극동방송 이사장, 이영훈 여의도 순복음교회 목사 등 기독교계 원로를 대상으로 압수수색을 했을 때도 장 대표는 주변에 “어떤 정권에서도 교회를 이런 식으로 건드리진 않았다”는 취지로 비판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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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4일 최근 구속된 손현보 목사가 담임 목사로 있는 부산 강서구 세계로교회 예배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뉴스1

‘1.5선’으로 정치적 기반이 두텁지 않은 장 대표가 기독교계와 연대를 고리로 지지 기반 확대를 시도한다는 시각도 있다.

수도권 중진 의원은 “장 대표는 늘 ‘아스팔트 극우’와 손잡는다는 논란에 시달렸다”며 “하지만 종교 탄압을 고리로 기독교계와 연대하면 자연스레 보수 유튜버 같은 아스팔트 논란과 거리를 벌릴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영남 지역 의원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5일(현지시각) 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한국 교회에 대한 특검 수사 우려를 직접 표했을 정도로 국제적 시선도 곱지 않다”며 “장 대표가 기독교계와 접촉면을 늘리는 자체가 정부·여당엔 압박”이라고 했다.

당내에선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장 대표의 개인적 배경도 최근 행보에 영향을 줬다”(당 관계자)는 말도 나온다. 장 대표는 요즘도 매일 약 1시간씩 시간을 내 성경 공부를 한다고 한다. 장 대표 측근은 “장 대표는 매일 최소 3페이지씩 성경 공부를 하고 되새긴다. 집무실 책상에는 늘 성경책이 올려져 있을 정도로 믿음이 신실하다”고 전했다.

최근 대통령실, 여당의 조희대 대법원장 사퇴 압박 논란이 불거지자 국민의힘은 대응을 고심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일단 이 대통령 탄핵소추안 발의를 추진하고, 장외 투쟁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16일 긴급 의원총회 후 취재진과 만나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의 15일 ‘원칙적 공감’ 발언과 이 대통령 탄핵안을 법적 검토하는 데 착수했다. 이는 정치 중립을 위반한 중대 사안”이라고 밝혔다.

장외 투쟁은 일요일인 21일 오후 2시 동대구역 광장에서 첫 집회를 여는 방안이 유력하다. 박 수석대변인은 “가까운 시일 내에 투쟁 방식을 확정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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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2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야당탄압 독재정치 규탄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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