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우상혁, 두번째로 높이 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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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상혁이 16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우아한 점프로 바를 넘고 있다. 자신의 시즌 최고 기록(2m34)과 타이를 이룬 그는 지난 2022년에 이어 또 한 번 세계선수권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로이터=연합뉴스]

‘스마일 점퍼’ 우상혁(29·용인시청)이 세계 정상 문턱에서 아쉽게 고배를 마셨다. 우상혁은 15일 일본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5 세계육상선수권 높이뛰기 결선에서 2m34를 넘어 2m36을 성공한 해미시 커(29·뉴질랜드)에 이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2022년 유진 세계선수권에 이어 두 번째 은메달이다.

결선 진출자 13명 중 가장 먼저 뛴 우상혁은 2m20을 1차 시기에 가볍게 성공한 데 이어 2m24도 가뿐하게 넘었다. 그러나 2m28 1차 시기에 바에 걸렸다. 우승 경쟁자인 커와 올레 도로슈크(24·우크라이나), 주본 해리슨(26·미국)이 1차 시기에 성공해 우상혁은 쫓아가는 입장이 됐다. 초조함은 길지 않았다. 우상혁은 2차 시기에 바를 넘은 뒤 “좋아”를 외치며 포효했다.

7명이 경합한 2m31은 사실상의 결선이었다. 7명 모두 1차 시기에 실패했고, 우상혁의 차례가 돌아왔다. 2차 시기 첫 주자로 나선 우상혁은 가뿐하게 바를 넘었다. 또 한 번의 포효에 남은 선수들은 더욱 긴장했다. 2차 시기에 성공한 우상혁이 중간 순위 선두로 올라선 가운데, 커와 도로슈크, 얀 스테펠라(24·체코)가 3차 시기에 살아남았다. 승부는 2m34로 넘어갔다.

1, 2차 시기 실패한 우상혁은 3차 시기에 기어코 2m34를 넘었다. 이에 질세라 커 역시 3차 시기에 우상혁 뒤를 따라 성공했다. 도로슈크와 스테펠라까지 탈락하면서 금메달은 우상혁과 커의 경쟁으로 좁혀졌다.

2m36에서 승부가 갈렸다. 우상혁이 실패한 뒤, 커가 자신의 최고 기록인 2m36을 1차 시기에서 성공하며 1위로 나섰다. 우상혁은 2m38로 바를 높여 막판 대역전을 노렸으나 아쉽게 미치지 못했다. 동메달은 2m31을 넘은 얀 스테펠라(24·체코)에게 돌아갔다.

이번 대회가 열린 도쿄는 우상혁에게는 세계적인 선수로 발돋움한 곳이기에 의미가 남달랐다. 2021년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당시 전체 출전자 중 31위였던 우상혁은 결선에서 2m35의 한국신기록을 수립하며 4위를 차지했다. 우상혁이 세계적 선수로 발돋움했던 무대가 도쿄였다.

사실 우상혁은 지난달 초 독일 하일브론 대회 직전 종아리 근막 손상 진단을 받아 대회에 출전하지 못했다. 한국에서 정상적인 훈련을 소화했지만, 도쿄로 가기 직전까지도 최상의 컨디션은 아니었다. 김도균 육상 국가대표 수직 도약 코치는 출국 전 “목표가 우승이기 때문에 전력을 다해야 할지, 선수 보호 차원에서 (우승 목표를) 미뤄야 할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이번 대회 예선 첫 시도인 2m15에서 바에 걸린 게 그 때문이다. 하지만 우상혁은 “뛰어 보니 감각이 되살아났다”고 했고 은메달을 따냈다.

우상혁은 이번 시즌 앞만 보고 달렸다. 부상 전까지 국제대회에 7번 나가 7번 우승했다. 이는 지난해 파리 올림픽에서의 부진을 씻기 위해서였다. 지난겨울 훈련에만 몰두했으며, 최상의 퍼포먼스를 냈던 몸무게도 66~68kg에 고정했다. 이를 위해 하루 한 끼, 1000㎉ 남짓으로 하루를 버텼다. 우상혁은 이제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2028년 LA 올림픽을 향해 다시 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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