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유망주로 채우는 곰의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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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석, 박준순, 오명진(왼쪽부터)
힘겨운 한 시즌을 보낸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가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한 밑그림을 그린다.
두산은 지난 15일 베테랑 외야수 김재환(37)과 정수빈(35)을 1군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사유는 ‘컨디션 재정비’. 9월 타율이 김재환은 0.188, 정수빈은 0.067 등 타격 부진이 극심했다. 조성환 두산 감독대행은 16일 잠실 키움 히어로즈전에 앞서 “두 베테랑의 타격 컨디션이 많이 떨어진 게 눈에 띄었다. 또 퓨처스(2군)리그에서 꾸준히, 열심히 하던 내야수(박지훈)와 외야수(천현재)에게도 한 번 기회를 주고 싶었다”며 “베테랑 선수들은 컨디션 회복이 필요하고, 유망주들은 1군 경험을 쌓아야 하는 시기다. 두 목적이 잘 맞아떨어졌다”고 설명했다.
김재환과 정수빈이 이탈하면서 두산은 당분간 팀 내 연봉 1~4위 선수 없이 경기를 치른다. 또 다른 베테랑 내야수 양석환(34)은 지난 7월 27일 2군으로 내려간 뒤 50일 넘게 1군에 못 올라오고 있다. 유일하게 맹타를 휘두르던 타격 1위 양의지(38)는 왼쪽 무릎 통증으로 지난 14일 빠졌다. 두산의 젊은 선수들이 자연스럽게 더 많은 출전 기회를 얻게 된 모양새다. 실제로 2022년 두산에 육성선수로 입단한 우투좌타 외야수 천현재는 이날 데뷔 후 처음으로 1군에 올라와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천현재는 “지난 14일 2군 훈련을 마치고 집에서 쉬다 콜업 소식을 듣고 소리를 질렀다”며 “경기에 나갈 수만 있다면 뭐든 할 생각으로 (포수에서) 외야수로 전향도 했는데, 이렇게 잠실에서 뛸 수 있게 돼 정말 기쁘다”고 감격했다.
지난해 정규시즌 4위로 포스트시즌에 올랐던 두산은 올해 9위로 시즌을 마칠 가능성이 크다. 지난 6월 이승엽 전 감독이 성적 부진을 책임지고 물러난 뒤 조성환 감독대행이 지휘봉을 잡고 있다. 조 감독대행은 그동안 눈여겨본 유망주를 두루 기용하면서 두산의 ‘미래’를 발굴하고 팀 특유의 투지를 되살리는 데 힘썼다. 내야수 오명진과 박준순, 투수 최민석은 조 감독대행 체제에서 두산의 주축 선수로 자리 잡은 대표적 성과다. 조 감독대행은 “모든 선수가 그라운드에서 ‘리더’가 됐으면 좋겠다. 주장이 따로 있긴 하지만, 후배 선수들이 ‘나는 어리니까 괜찮다’는 마인드로 나서는 건 프로답지 못하다고 여긴다”며 “선수들이 언제든 ‘이 자리가 계속 내 자리가 될 수 있다’ ‘득점 찬스가 오면 내가 해결하겠다’는 생각을 계속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물론 베테랑의 존재감을 가볍게 여긴다는 건 아니다. 조 감독대행은 베테랑과 유망주가 긍정적인 자극을 주고받으면서 조화롭게 공존하는 팀을 꿈꾼다. 다사다난했던 올 시즌의 마지막은 “최고의 전력, 최고의 컨디션으로 치르고 싶다”는 게 목표다. 두산은 올해 정규시즌 남은 5경기를 모두 잠실에서 치른다. 25일 한화 이글스, 26일 NC 다이노스, 27일 SSG 랜더스, 28일 롯데 자이언츠를 차례로 홈에서 상대한다. 30일 최종전인 LG 트윈스와의 한 지붕 라이벌전이다. 조 감독대행은 “베테랑 선수들과 지금 1군에 있는 선수 모두에게 ‘마지막 홈 5경기는 최고 모습을 보여드리자’고 당부했다”며 “그때는 지금 빠진 베테랑 선수들도 모두 돌아올 거다. 마지막까지 잘 준비해보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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