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초유의 법사위 간사 표결…여야, 가족까지 들먹이며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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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오른쪽)이 16일 열린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자신의 간사 선임안에 대한 무기명 투표가 결정되자 항의하며 자리를 떠나고 있다. 민주당은 나 의원이 ‘내란 옹호’ 행보를 보였다며 간사 선임에 반대했고,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내란 몰이’를 한다고 비판했다. [뉴시스]

나경원 의원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민의힘 간사로 선임하는 안건이 16일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부결됐다. 국민의힘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반발했고, 여야는 상대 배우자까지 거명하며 충돌했다.

법사위는 이날 회의장에 기표소를 설치해 나 의원 간사 선임의 건을 반대 10표로 부결시켰다. 민주당 8명과 조국혁신당·무소속 의원 각 1명 등 범여권 10명만 표결했고, 국민의힘은 전원 불참했다.

간사는 상임위원회에서 각 교섭단체의 대표 역할을 하는 자리로 여야 간사는 상임위원장과 각종 안건 처리 등을 협의한다. 관례적으로 각 정당이 간사를 정하면 상임위 전체회의에서 여야가 별다른 이견 없이 통과시키곤 했다.

하지만 6선의 추미애 민주당 의원이 위원장을 맡고, 5선의 나 의원이 뒤따라 국민의힘 간사로 내정되자 법사위는 간사 선임 문제를 두고 갈등을 빚기 시작했다. 그러다 전날 검찰은 2019년 패스트트랙 사건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나 의원에게 징역 2년을 구형했고,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페이스북에 “나경원 있을 곳은 법사위 아닌 법정. 이해충돌이니 법사위는 스스로 나가라”고 적었다.

이튿날인 이날 민주당이 나 의원 간사 건을 부결시키자 국민의힘은 “의회 독재의 또 다른 역사를 썼다”(나경원), “대한민국 헌정사에 상상도 못 할 오점을 남긴 날”(송석준)이라고 격하게 반발했다.

여야는 회의 시작부터 충돌했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나 의원을 향해 “남편이 법원장인데, 아내가 법사위 간사를 해서 되겠느냐. 남편까지 욕먹이고 있잖아요”라고 했다. 이에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이 “박 의원님 사모님은 뭐 하시냐”고 묻고 박 의원이 “(2018년에) 돌아가셨어요”라고 답하자, 민주당 의원들은 “고인에 대한 모독”(장경태)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곽 의원은 “남편 이야기를 누가 먼저 했어요”라고 맞섰다가 회의장을 나서기 전 박 의원 자리로 가서 “몰랐습니다”라고 고개를 숙여 사과했고 박 의원은 악수에 응하며 “조심하라”고 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곽 의원을 국회 윤리위에 제소하는 등 책임을 묻겠다는 방침이다.

법사위에선 삿대질을 주고받기도 했다. 민주당 위성정당 비례대표 출신 최혁진 무소속 의원이 “국회 안에 특수부대를 밀어넣은 게 히틀러당 아니냐. 접시 물에 코 처박고 죽어도 모자랄 사람들”이라고 하자 곽 의원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야, 이리 와봐”라고 했고, 최 의원은 “누가 야야? 누구 보고 오라 가라 해”라고 맞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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