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전재수가 박형준 앞섰다"…심상찮은 PK 민심에 국힘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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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5일 부산 수영구 국민의힘 부산시당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내년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최대 격전지인 부산·울산·경남(PK)의 민심이 벌써부터 출렁이고 있다. 그간 보수 진영이 강세를 보인 부산시장 선거에서 국민의힘이 더불어민주당에 밀리는 여론조사 결과까지 나오면서 국민의힘에선 “부산을 내주면 우리는 끝”(중진 의원)이란 위기감이 감돈다.
부산일보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에 의뢰해 지난 7~8일 부산 지역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부산시장 여야 지지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민주당 인사인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이 후보군 중 가장 높은 지지율 20.3%를 기록했다. 현직이자 국민의힘 소속인 박형준 부산시장은 전 장관에 이어 15.9%를 기록했다. 오차범위(±3.1%포인트) 내 접전이긴 하지만 국민의힘 입장에선 부산이 흔들리는 위험신호가 감지된 셈이다.
박 시장에 이어 국민의힘 김도읍 의원(8.9%)과 조경태 의원(7.9%), 민주당 최인호 전 의원(6.3%)과 이재성 부산시당위원장(4.9%)이 뒤를 잇는 등 여야 후보군의 경쟁력 차이는 크지 않았다. 게다가 박 시장의 직무 평가도 부정적 평가(47.4%)가 긍정적 평가(37.7%)를 앞서 국민의힘 PK 의원 사이에선 “부산 민심이 뒤숭숭하다”는 말이 나왔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박형준 부산시장(오른쪽)이 지난 14일 부산 강서구 가덕도 대항전망대를 찾아 국토부의 신속한 시공사 재입찰을 촉구하고 있다. 왼쪽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연합뉴스
전통적으로 보수 지지층이 두터운 부산은 이재명 대통령이 승리한 지난 6·3 대선에서도 김문수 당시 국민의힘 후보 득표율(51.39%)이 이 대통령(40.14%)에 비해 10포인트 이상 높을 정도였다. 지난해 4월 총선 때도 전 장관이 버틴 북갑을 제외한 17석을 국민의힘이 부산에서 석권했다.
그러나 최근 부산 민심이 심상찮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고, 범여권에서 전 장관에 이어 조국 조국혁신당 비상대책위원장의 차출론까지 거론되며 야당은 긴장하고 있다. 부산 지역구 의원은 “역대 선거는 이겨왔지만, 최근 부산은 바닥 민심이 급격하게 기우는 지역”이라며 “확고한 텃밭인 대구·경북(TK)과는 상황이 다르다”고 했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부산을 빼앗길 수 있다는 위기감은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고 했다.
지난 14일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박 2일 일정으로 부산을 찾은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부산 지역구 의원은 “우리가 (장 대표에게) 와달라고 강력하게 요구했다”며 “산업은행 이전도 잘 안 되고, 박 시장이 추진했던 부산 글로벌허브도시도 답보 상태라 부산 민심에 짙은 실망감이 깔렸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부와 민주당이 해양수산부 이전 등 주요 사업에 박차를 가하는 상황에서 민심을 다독일 맞불 차원이었단 의미다.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사진)이 부산일보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지난 7~8일 실시한 2026년 6·3 지방선거 부산시장 후보 여야 지지도 조사 결과에서 가장 높은 지지율(20.3%)을 보였다. 연합뉴스
경남 또한 민심 기류가 국민의힘에 우호적이지만은 않다. 경남지사를 지낸 김경수 지방시대위원장 차출론까지 나오는 등 여권의 반격이 심상찮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안팎에선 최근 당내 PK 당세의 약화도 거론된다. 8·22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부산을 지역구로 둔 조경태·주진우 의원은 대표 경선에 도전했다가 낙선했다. 최고위원 당선자 중에도 PK 지역 인물은 아무도 없었다. 김도읍(부산 강서) 의원이 정책위의장으로 지명돼 지도부에 포함됐을 뿐이다.
이런 상황에서 야권 일각에선 부산시장 판세를 흔들기 위한 차출론도 거론된다. 국민의당 시절부터 부산시장 후보로 거론됐던 안철수 의원, 부산에 지역구를 둔 박수영 의원 등의 이름이 오르내리는 것이다. 다만 아직 후보 교체 논의를 하기엔 시기상조라는 분위기가 우세하다. 부산의 한 의원은 “박 시장을 대체할 마땅한 인물이 없는 상황”이라며 “전 장관이 앞섰다고는 하지만 이번 여론조사에서도 국민의힘 후보 중에선 박 시장이 가장 우세하지 않았느냐”고 했다.
부산의 또 다른 의원은 “여론조사 한 번에 호들갑 떨 필요는 없다”며 “장동혁 대표도 (지난 15일) 부산에 내려와서 민심을 듣고 간 만큼 앞으로 당에서 부산에 더 신경을 쓸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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