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위성락 “한반도 비핵화가 한·미 목표…관세협상 접점 찾기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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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17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주최로 열린 초청 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이 17일 “한반도 비핵화는 한국이나 미국이 전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궁극적인 목표이며 북한이 이를 좋아하든 싫어하든 그 목표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워싱턴 조야 등에서 비핵화 실현 가능성에 회의적인 기류가 커지는 가운데 한·미 정부는 북한의 핵 보유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점을 명확히 한 셈이다.

위 실장은 이날 한국신문방송편집협회 간담회에서 한반도 비핵화와 관련해 “이 목표에 접근하는 방법이 다양할 수 있지만, 우선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중단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위 실장은 “먼저 중단을 시키고, 줄이고, 폐기하는 수순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했다. 지난달 21일 이재명 대통령이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처음 언급한 ‘중단-축소-폐기’ 3단계 비핵화 접근법을 재차 강조한 것이다.

위 실장은 “현 정부가 어떻게 접근할지에 대해 로드맵을 갖고 있진 않다”면서도 “로드맵을 만든다 해도 도식적인 것일 뿐 현실에서 그렇게 유용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우선 급한 것은 협상 과정의 복원인데, 그러면서 일종의 과정에서 주고받기를 통해 비핵화를 추동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의 호응이 없는 상황에서 장기적 계획부터 세우기보다는 일단 대화를 재개해 협상의 물꼬를 터야 한다는 취지로 읽힌다.

이와 관련, 최근 북·중·러 밀착 강화 등 주변 정세 흐름을 볼 때 북한이 단기간에 대화에 나설 이유가 크지 않지만, 호응이 없어도 우선 대화를 재개해야 한다고 위 실장은 설명했다. 위 실장은 “그동안 우리 정부는 안보나 억지력이 손상을 받지 않는 한에서 긴장 완화 조치를 몇 가지 시행했다. 앞으로도 신뢰 구축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위 실장은 특히 국제 공조를 강조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과 세 차례 정상회동을 한 경험이 있고 북한에 관심을 갖고 있다”며 “(한·미가 페이스메이커와 피스메이커) 역할을 통해 비핵화 추동에 실질적 진전을 도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우리 내부의 컨센서스(의견 일치)가 중요하다”고 했다.

“관세 협상 접점 찾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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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17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주최로 열린 초청 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위 실장은 한·미 관세 협상과 관련해선 “타결을 이루기 불가능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접점을 찾을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 7월 30일(현지시간) 한·미 관세 협상이 타결됐지만, 한국이 약속한 3500억 달러 규모 대미 투자 펀드의 집행 방식과 수익률 배분 등을 두고 후속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

위 실장은 “관세 협상이 장기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겠지만, 중요한 것은 어떤 내용의 합의냐는 것”이라며 “당장은 협상에 진전이 없지만 많은 논의가 오가고 있고 최근에도 워싱턴에서 (미국 측과) 협의했다”고 했다. 그는 “(안보 트랙의)동맹 현대화 협상 진전이 주는 에너지가 (관세협상에) 일정 영향을 줬지만, 충분치 않았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라는 변수를 보면 (통상·안보 협상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라고도 했다.

한·미 원자력 협정 개정 문제에 대해선 “한국이 세계 6대 원자력 산업국이고 원전을 많이 가지고 있고 연료가 필요하다”며 “연료를 우리가 자체로 조달할 수 있는 산업적 역량이 있음에도 이런 제약 때문에 수입해 와야 하고, 수입가도 근래 많이 올라갔다”고 짚었다. “핵연료를 재처리하지 않고 보관할 수도 없고, 포화 상태에 이르는 여러 가지가 있어서 경제적, 산업적 이유로 (개정을) 접근하는 것”이란 설명이다. 현행 원자력 협정은 미국의 동의 하에 20% 미만 우라늄 농축, 연구 목적의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만 가능하다.

위 실장은 원자력 협정 문제를 안보 트랙에서 별도로 다루는 것에 대해선 “관세 쪽은 주로 방어하는 입장이다. 거기에 (원자력 협정 개정 노력을)투입하는 것은 우리가 부담해야 하는 액수가 많이 늘어날 수 있고, 복잡한 현안이 많이 섞여 있다”고 밝혔다. 주한미군의 규모 및 역할 변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전략적 유연성’ 적용에 대해선 “넘지 말아야 할 양쪽의 좌표는 지켜가며 협의했기 때문에 이른바 안전장치가 어느 정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조셉 윤 “한·미 APEC에서도 만나실 것”

위 실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만날 가능성에 대해선 “크다고 말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방한할 것으로 기대하지만, 아직 확정은 아니다”라며 “김 위원장은 회의에 참석할 가능성이 없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

이와 관련, 조셉 윤 주한미국대사대리는 이날 한·미동맹 콘퍼런스 기조연설에서 “지난달 한·미 양국 대통령이 성공적인 정상회담을 가졌다고 말하고 싶다. 그리고 경주 APEC에서도 다시 만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 양국이 트럼프 대통령의 APEC 정상회의 참석을 공식화하지 않는 가운데 물 밑에서 관련 논의가 상당 부분 진전됐다는 방증으로 읽히는 발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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