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현지시간) 영국 윈저성으로 향하는 마차 행렬에서 찰스 3세 영국 국왕(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아일랜드 국가 마차’를 함께 타고 이동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두 번째 국빈 방문을 위해 영국을 찾았다.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영국을 두 번째 국빈 방문하며 윈저성에서 성대한 환대를 받았다. 미국 대통령이 두 차례 국빈으로 초청된 것은 이례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부인 멜라니아 여사와 함께 전용헬기 마린원으로 윈저에 도착했다. 윌리엄 왕세자와 케이트 미들턴 왕세자빈이 공항에서 직접 마중 나왔으며, 찰스 3세 국왕과 커밀라 왕비도 성문 앞에서 맞이했다. 이날 윈저성과 런던탑에서는 41발의 예포가 발사됐다.

이후 찰스 3세와 트럼프 대통령은 영국 왕실 상징인 금도금 ‘아일랜드 국가 마차’에 함께 올라 근위대 호위를 받으며 윈저 부지를 행차했다. 이 마차는 국왕의 의회 개원식과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결혼식에서도 사용된 상징적인 마차다. 멜라니아 여사와 커밀라 왕비는 ‘스코틀랜드 국가 마차’에 동승했다.

성 안에서는 영국군 1300명과 말 120필이 참여한 의장대 사열이 진행됐다. 두 정상은 환영식 내내 담소를 나누며 친밀한 분위기를 연출했으며, 이어 비공개 오찬에 들어갔다. 영국 국방부는 이번 방문을 기념해 미·영 방위 협력을 상징하는 F-35 합동 공중분열도 준비했다.

17일(현지시간) 영국 윈저성에서 열린 국빈 환영식에서 찰스 3세 영국 국왕(오른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윈저 일대는 삼엄한 경비로 둘러싸였다. 영국 BBC는 “수년간 윈저성에수많은 정상들이다녀갔지만 이 정도 수준의 보안은 드물었다”고 전했다. 성 인근에는 트럼프 지지자와 관광객이 몰렸으나, 도심에서는 반대 시위가 이어졌다. 전날 밤에는 윈저성 외벽에 트럼프를 조롱하는 영상이 투사됐고, 경찰은 현장에서 4명을 체포했다.

이번 방한은 트럼프 대통령이 2019년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초청으로 국빈 방문한 데 이어 두 번째다. 영국 왕실은 전통적으로 외국 정상의 두 번째 임기 국빈 초청을 자제하지만, 이번에는 예외적으로 성대한 예우를해 눈길을 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