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대구가 빚는 가을빛 판타지] 팔공산서 오색 단풍 즐기고 소원성취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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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의 가을 명산 두 곳
역사·문화 간직한 국립공원 팔공산
소원 빌면 이뤄진다는 갓바위 인기
접근성 뛰어난 도심 속 힐링지 앞산
화려한 야경, 식도락 여행지로 각광

대구 동구와 경북 경산·칠곡·군위에 걸쳐 있는 팔공산은 가을이 유독 아름답다. 특히 팔공CC삼거리에서 파계사삼거리로 이어지는 드라이브 코스가 유명한데, 오색 단풍의 항연에 저절로 차를 세우고 바라보게 된다. [사진 국립공원공단]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가을, 대구에도 곱디고운 단풍이 찾아온다. 하지만 기후변화로 짧아진 가을에 단풍을 볼 수 있는 시간도 부쩍 줄어들었다. 아쉽지만 그래서 더 소중한 계절, 도심 가까이에서 가을 정취를 만끽할 수 있는 대구의 두 명산을 소개한다.
팔공산은 대구 동구와 경북 경산·칠곡·군위에 걸쳐 있는 해발 1192m의 산으로, 단풍놀이를 즐기며 역사·문화 체험까지 동시에 할 수 있는 종합 관광 명소다. 신라 시대 5대 산으로 꼽혔던 ‘오악(五岳·다섯 개의 큰 산)’ 중 하나인 팔공산은 유구한 전통과 불교·유교 문화를 간직하고 있다. 1980년 경상북도 도립공원으로 지정됐다가 2023년 국립공원으로 승격됐다.
팔공산은 사계절 아름답지만, 오색의 향연이 펼쳐지는 가을이 단연 으뜸이다. 산 전체가 단풍을 입어 한층 웅장해진 숲의 기세를 느낄 수 있다. 대구의 대표적인 가을 드라이브 코스인 팔공산순환도로는 팔공CC삼거리에서 파계사삼거리로 이어지는데 10~11월이면 단풍나무와 은행나무가 선사하는 풍경에 압도된다. 잠깐 차를 멈추고 산책하며 사색하는 것도 추천한다.
팔공산에서 가장 유명한 명소는 ‘갓바위’로 불리는 관봉석조여래좌상(보물 제431호)이다. 커다란 바위 위에 갓을 쓴 듯한 불상이 앉아 있어 갓바위라 불린다. ‘소원을 빌면 한 가지는 꼭 이뤄진다’는 전설이 전해져 매년 수많은 참배객이 찾는다. 특히 수능을 앞둔 가을에 수험생과 가족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팔공산의 인기 산행 코스는 두 가지가 있다. 먼저 관봉(갓바위) 코스는 갓바위탐방지원센터에서 출발해 관암사와 갓바위를 거쳐 선본사로 이어지는 길로 약 2시간 30분이 소요된다. 팔공산의 상징 갓바위를 만나볼 수 있어 많은 등산객이 찾는다.
오래 걷기 힘들다면 케이블카를 이용해도 좋다. 비로봉 코스는 케이블카를 타고 신림봉에 오른 뒤 낙타봉과 비로봉, 동봉을 거쳐 다시 케이블카로 하산하는 길이다. 약 3시간이 소요된다.
팔공산은 주변 관광지도 풍부하다. 대구에서 규모가 가장 큰 절이자 대한불교 조계종 제9교구 본사인 동화사나 은해사와 같은 사찰 탐방은 물론 인근의 방짜유기박물관, 동촌유원지, 대구국립과학관 등과 연계하면 여행이 풍성해진다. 또 팔공산순환도로 주변에는 전통 음식점과 현대적인 카페가 어우러져 맛집·카페 탐방을 하기에도 제격이다.

대구 도심 속 앞산은 케이블카를 타고 전망대까지 오를 수 있다. [사진 대구시]
앞산은 대구 남구와 달서구에 걸쳐 있는 해발 658m의 산으로, 도심 어디에서나 눈에 들어오는 대구의 상징적인 산이다. 접근성이 뛰어난 도심 속 힐링지로, 사계절 내내 시민과 관광객에게 사랑받는다. 매년 30만 명 이상이 방문하는데 특히 가을이 백미다. 붉게 물든 단풍은 사진가의 발길을 이끌며 앞산순환도로 드라이브 코스는 연인들에게 인기다. 특히 정상에 오르면 대구 시내 전경과 금호강·팔공산·비슬산까지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정상까지는 산책 겸 걸어서 올라갈 수 있지만, 케이블카를 이용하면 10분 만에 앞산전망대에 도착한다. 낮에는 탁 트인 도시 풍경을, 밤에는 화려한 불빛이 어우러진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 앞산 야경은 ‘대구 10경’ 중 하나로 꼽힐 정도로 유독 아름답다. 전망대에서는 빨간 리본을 단 노란 달토끼가 시민들을 맞이한다. 달토끼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다양한 소원 성취 문구들이 가득해 소원을 빌고 내려오는 것도 좋다.
등산을 즐기는 이들에게 추천할 만한 코스도 다양하다. 안지랑네거리에서 출발해 현충탑을 지나 정상에 오르는 코스는 난이도가 높지 않아 가족 단위 방문객이 많이 찾는다. 좀 더 긴 산행을 원한다면 앞산순환도로를 따라 걷는 코스나, 앞산을 넘어 가톨릭대학교병원 방향으로 이어지는 능선길을 추천한다.
앞산은 대구 식도락 여행의 중심지다. 산기슭에는 안지랑 곱창골목이 있어 바가지에 가득 담겨 나오는 양념곱창, 통째로 구워 잘라 먹는 막창까지 푸짐하게 즐길 수 있다. 앞산 카페거리의 전망 좋은 카페에 들러 갓 구운 빵과 커피를 주문하고 잠시 쉬어가는 것도 추천한다. 인근에는 두류공원, 대구수목원 등이 자리해 연계 방문 코스도 다양하다.
대구에서 가을 등산을 즐길 계획이 있다면 지난달 중순부터 오는 12월 10일까지 약 4개월간 진행되는 ‘대구&광주 명산 산행 챌린지’에 참여해보는 것도 좋다.
이 챌린지는 ‘달빛동맹’으로 화합을 다져온 대구시(달구벌)와 광주광역시(빛고을)가 계획한 특별한 산행이다. 참가자가 두 지역 명산 4곳(팔공산·앞산·무등산·금당산)의 정상 코스를 완주하는 게 목표로,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으로 완주 인증을 할 수 있다. 국내 대표 산행 커뮤니티 플랫폼인 ‘블랙야크 알파인클럽’과 협업해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누구나 참여할 수 있고 각 인증 지점에서는 블랙야크몰에서 사용할 수 있는 포인트가 지급된다. 또 모든 코스를 완료한 선착순 1000명에게는 스포츠 전용 물병이 증정된다. 두 도시는 챌린지 기간 대구와 광주를 오가는 무료 셔틀버스도 운행한다. 산행뿐만 아니라 음식·문화·경관도 함께 즐기며 잊지 못할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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