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1~3분짜리 숏폼드라마, 한국에 큰 기회 있어"[글로벌 미디어 컨퍼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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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분짜리 숏폼드라마는 거대 산업으로 성장할 전망입니다. 특히 한국은 이 분야에서 큰 기회가 있을 겁니다."

18일 중앙일보 창간 60주년 ‘글로벌 미디어 컨퍼런스’에서 천루이칭 드라마박스 최고경영자(CEO)는 '영상의 내일: 한국 숏폼드라마의 성장 가능성'에 대해 발표했다. 천 CEO는 2022년 숏폼 드라마 플랫폼인 드라마박스를 설립해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그는 "숏폼드라마는 새로운 영상 언어이자 스토리텔링 방식"이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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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루이칭 드라마박스 대표가 18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중앙일보 창간60주년 글로벌 미디어 컨퍼런스에서 '영상의 내일:한국의 숏폼 드라마의 성장 가능성'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숏폼드라마는 한 편당 1~3분인 드라마로 50~120화로 구성된다. 세로로 촬영돼 스마트폰 시청에 최적화됐다. 마피아·계약 결혼 등 자극적인 소재가 많고 호흡이 빨라 '틱톡 세대'를 중심으로 성장 중이다. 그는 "숏폼드라마는 감정적 만족을 빠르게 주다 보니 팬층이 늘고 있다"면서 "향후 폭발적 성장이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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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박스는 현지화 창작에 주력한다. 현지 시청자 취향과 문화에 걸맞는 오리지널 드라마를 만들기 위해서다. 한국에서 드라마박스는 이상엽·전사라 주연의 숏드라마 '폭풍같은 결혼생활'을 공개했다. 인스타그램

특히 그는 한국이 숏폼드라마가 꽃피기 좋은 토양이라고 짚었다. '도파민'을 추구하는 한국 드라마의 장르·소재적 특성이 숏폼드라마와 잘 맞는다면서다. 그는 "한국에는 소설·만화·애니메이션·영화·드라마 지식재산권(IP)이 많다는 게 장점"이라고 했다. ▶우수한 작가·감독·배우▶체계적인 제작 시스템▶높은 한류 인지도 ▶음악·굿즈 산업 발달도 유리한 조건이라고 평했다.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드라마박스는 현재 한국·일본·미국·인도네시아 등에 팀을 운영하면서 현지화에 힘을 쏟고 있다. 이달 초 한국 제작사가 제작하고 한국 배우(이상엽·전사라)가 주연한 '폭풍 같은 결혼생활'이 드라마박스를 통해 공개됐다.

현재 최대 숏폼드라마 시장은 중국이다. 연간 작품 5만편이 쏟아지는 중국의 숏폼 드라마 시장은 지난해 약 500억 위안(약 9조 7405억 원)이었으며 2027년엔 약 1000억 위안(약 19조 4810억 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반면 중국을 제외한 세계 숏폼드라마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다. 세계 시장(중국 제외)은 지난해 10억 달러(약 1조 3842억 원)에서 올해 25억 달러(약 3조 4605억 원), 2027년 100억 달러(약 13조 8710억 원)를 넘을 전망이다. 한국 점유율은 3.41%여서 성장 잠재력이 크다는 게 그의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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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루이칭 드라마박스 대표가 18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중앙일보 창간60주년 글로벌 미디어 컨퍼런스에서 영상의 내일:한국의 숏폼 드라마의 성장 가능성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회사는 연 매출 6억 달러(약 8326억원), 총 다운로드수는 1억8000만회에 달한다. 천 대표는 앞으로 연 매출 30억 달러(약 4조 1487억 원) 달성이 목표라고 밝혔다. 임현동 기자

드라마박스는 지식재산권(IP)을 35만 건 확보하고 있다. 속도감 있게 드라마를 제작하면서 비용도 줄이기 위해 인공지능(AI)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게 특징이다. 천 CEO는 "초안을 AI로 만드니 비용이 30% 줄고, 제작 효율도 향상됐다"고 전했다. 그는 "콘텐트 제작·배급·투자를 아우르는 숏폼드라마 생태계를 만들겠다"면서 "한국과 인프라 구축, 합작법인 설립 등 협력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윤현준 대표 "공감되는 주제로 남다르게 만드니 해외 러브콜" 

이날 '흑백요리사'를 제작한 윤현준 스튜디오슬램 대표는 '국경을 넘은 예능: 흑백요리사의 콘텐트 문법'을 주제로 발표했다. 윤 대표는 콘텐트 해외 수출 비결에 대해 "음악·요리·메이크업·추리 등 세계인이 공감할만한 주제를 새롭게, 남다르게 만드는 게 제 프로그램 제작 방향"이라고 밝혔다. 실제 그가 제작한 '크라임씬' 등은 해외로 수출됐으며 크라임씬의 경우 중국에서 시즌 10까지 제작될 정도로 인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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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현준 스튜디오 슬램 대표가 18일 오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중앙일보 창간60주년 기념 글로벌 미디어 컨퍼런스에서 조영신 미디어산업 평론가와 대담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PD 지망생들에게 윤 대표는 "젊다고 다 젊은 아이디어가 있는 건 아니다"면서 "젊을 때부터 작품을 많이 제작해봐야 경험치가 쌓여서 잘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예능은 (사전에) 시뮬레이션을 열심히 해야 하지만, 동시에 현장도 담아낼 수 있어야 한다"면서 "대박은 늘 현장에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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