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나만의 무기 만들어라" ‘아이들’ 전소연의 ‘스타트업 생존기’ [글로벌 미디어 …
-
4회 연결
본문

전소연 I-dle 대표가 18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중앙일보 창간60주년 글로벌 미디어 컨런스에서 기획자가 된 뮤지션: (여자)아이들, 아이들이 되다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아이돌로 시작했지만, 작은 회사 CEO처럼 생각하고 움직여야 했다. 하나로 정의할 수 없는 사람. 그건 무엇이든 될 수 있는 가능성의 다른 이름이다.”
17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진행된 중앙일보 창간 60주년 ‘글로벌 미디어 컨퍼런스’. 둘째날 마지막 연사로 5인조 K팝 걸그룹 아이들(i-dle)의 리더이자 메인래퍼, 총괄프로듀서인 전소연(27)이 등장했다. 티셔츠에 배기진 차림의 그는 ‘나는 나를 파괴하고, 다시 나를 만든다: 아이돌 시스템 안에서 ‘혼종’으로 생존한 한 창작자의 이야기’란 주제로 약 25분간 강연했다.
키워드는 경계 허물기였다. 전소연은 “두 단어 ‘아이돌’과 ‘크리에이터’ 사이에 서 있다”면서 기획사 연습생으로 시작해 한계를 넓혀온 과정을 들려줬다. 일차적으로 강조한 건 ‘자기만의 무기’. 2016년 ‘프로듀스 101’ 무대 당시 타고난 스타성의 한계를 절감했지만 좌절 대신 더욱 도전했고 자신의 무기가 ‘작곡’에 있단 걸 발견했다. 2018년 ‘(여자)아이들’(당시 명칭)로 데뷔할 때 자작곡 ‘LATATA’가 블라인드 테스트를 거쳐 압도적 호응을 얻으면서 ‘자체 프로듀싱’이 탄력 받았다. 스스로 메시지를 담아내는 아이돌이란 사실이 차별화이자 ‘사업전략’이 된 순간이다.

기획자 뮤지션 전소연씨가 18일 오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중앙일보 창간60주년 기념 글로벌 미디어 컨퍼런스에서 강연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이후 ‘아이들’의 성장을 스타트업에 대비해 풀어갔다. 전소연이 앨범 방향과 타이틀곡을 설계하면 멤버들이 각자 역량으로 나머지를 채우는 걸 “시스템에 의존하는 대신, 우리 스스로가 하나의 창작 시스템이 되는 방식”이라고 했다. 솔로나 유닛 활동 지원도 ‘사내 인재 육성’에 빗댔다. 자신의 경험을 “K팝이라는 거대 산업 속 한 작은 스타트업의 생존기”라고 요약한 이유다.
이 과정에서 대표곡인 ‘LION’, ‘Allergy’, ‘Queencard’, ‘TOMBOY’ 등의 창작 비화를 소개했다. 특히 “스타트업이 죽음의 계곡을 건너듯” 자신들에게 찾아온 위기(멤버 구성 변화) 땐 “모든 게 다 끝났다는 생각에 며칠간 곡도 쓸 수 없었다”며 아프게 돌아봤다. 하지만 “상처를 어떻게 서사로 만드는지, 더 단단해지는지 증명하고 싶어” 쓴 ‘TOMBOY’가 가장 큰 성공을 거뒀다. 결과적으로 “대중음악이라는 가장 상업적인 틀 안에서, 가장 예술적이고 도발적인 메시지를 던지는” 줄타기와 ‘혼종’이야말로 ‘아이들’다운 것이라고 했다.
“이런 자리가 익숙지 않지만 두려움을 없애는 길은 연습뿐이란 생각했다”는 그는 새벽부터 1시간에 걸쳐 강연을 리허설한 사실이 공개돼 큰 박수를 받기도 했다. “세상이 정해놓은 경계에 끊임없는 의문을 던지고 전소연만의 서사를 만들어가겠다”며 마무리했다.

기획자 뮤지션 전소연씨가 18일 오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중앙일보 창간60주년 기념 글로벌 미디어 컨퍼런스에서 강연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댓글목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