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신세계·알리 합작…‘한 지붕 두 공룡’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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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파전 된 국내 이커머스

신세계그룹과 중국 알리바바인터내셔널이 ‘이커머스 동맹’을 본격화한다. 공정거래위원회가 18일 지마켓(G마켓·옥션)과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의 기업 결합을 조건부로 승인하면서다. 한-중 동맹이 쿠팡·네이버 양강이 주도하는 국내 이커머스 시장을 뒤흔들 수 있단 관측이 나온다. 유통 업계에선 이번 결합으로 알리익스프레스를 통한 한국 상품 수출이 활발해질 것이라고 기대한다.

공정위는 신세계와 알리바바 그룹의 합작회사가 지마켓과 알리를 공동으로 지배하는 형태의 기업결합을 심사한 결과, 국내 온라인 해외직구 시장에서 경쟁을 제한할 우려가 크다고 보고 이 같이 결정했다고 18일 밝혔다. 신세계와 알리바바 그룹은 지난해 12월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경쟁력 제고를 위해 합작회사 설립을 결정했다.

공정위는 G마켓·옥션과 알리 등 플랫폼은 상호 독립적으로 운영하게 했다. 특히 이커머스 시장의 핵심인 소비자 데이터는 엄격히 분리하기로 했다. 국내 온라인 해외 직구 시장의 경우 상호 간의 데이터 이용을 금지하고, 그 외의 온라인 거래에서는 소비자들의 동의를 거친 후 데이터 공유와 이용을 허용하는 방식이다. 관련 데이터는 이름·ID·이용 기록·검색이력 등이 포함된다. 공정위 이병건 기업거래결합심사국장은 “이용자 데이터가 축적되면 맞춤형 광고 및 서비스 품질이 향상되고 다시 이용자 유입이 증가할 수 있다”며 “합작사 플랫폼으로의 쏠림 현상이 늘고 시장지배력이 강화될 우려가 크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다만 공정위는 중국으로의 국내 소비자 정보 유출 우려 등에 따른 결정인 지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이 국장은 “대한민국 내에서 국적 차별 없이 경쟁과 소비자를 보호하는 측면의 결정”이라고 말했다.

이날 발표에 따라 신세계그룹과 알리바바의 합작사(JV) 그랜드오푸스홀딩㈜가 이르면 연내 출범한다. 각사가 지분을 절반식 보유하며 지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가 합작사의 자회사로 편입된다. 신세계그룹의 국내 유통 전문성과 알리바바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합쳐 시너지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지마켓에 등록된 약 60만 셀러(판매자)가 알리바바의 글로벌 플랫폼에 입점해 해외 고객에게 상품을 팔 수 있게 된다”고 밝혔다.

양사는 ‘한 지붕 두 가족’ 전략으로 쿠팡과 네이버에 도전장을 던질 계획이다. 현재 해외직구를 제외한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G마켓 점유율은 10% 안팎 수준이다. 신세계그룹은 알리바바그룹의 기술력을 이식해 이커머스 경쟁력을 높이려 한다. 24시간 맞춤형 상품 추천과 같은 알리바바의 첨단 인공지능(AI) 기술이 지마켓에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알리익스프레스가 200여 개국에서 확보한 직구 상품 데이터에 5000만명 이상의 지마켓 소비자 데이터가 더해지면 최저 가격 설정이나 맞춤형 광고 등이 가능하다.

온라인 해외직구 시장에서 특히 양사의 결합 효과가 클 것으로 보인다. 양사가 국내외 물류망을 결합하면 일주일 이상 걸리던 해외직구 배송 기간을 5일 내로 단축할 수 있다. 현재 국내 온라인 해외직구 시장에서 알리익스프레스는 점유율 1위(37.1%), 지마켓은 4위(3.9%)다. 기업결합후 시장점유율은 41%보다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유통업계에선 양사의 협업 범위가 대형마트·백화점 등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신세계그룹의 프리미엄 상품군, 신선식품 경쟁력이 알리익스프레스의 저렴한 상품 구색과 결합하면 시너지가 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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