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매기 강의 비결 “이야기·관객 접점 찾기, 그게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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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글로벌 미디어 컨퍼런스에 참석한 매기 강 감독은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 대해 “한국인으로서 한국 문화가 담긴 애니메이션을 보고 싶어서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강정현 기자

“나는 한국인으로서 항상 한국 문화가 담겨 있는 애니메이션을 보고 싶었고, 그런 프로젝트를 만들고 싶었다. 12년 이상 애니메이션계에 몸담았지만 그런 작품을 만나지 못했다.”

연일 흥행 기록을 세우고 있는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의 매기 강 감독은 ‘케데헌’ 창작 동기를 이렇게 밝혔다. “나의 이야기를 제안할 기회가 생겼을 때 어릴 적 듣던 ‘악령’ ‘귀신’ 이야기를 애니메이션으로 만들고 싶었고, 한국적인 요소를 불어넣기 위해 K팝을 떠올렸다”면서다. 18일 열린 중앙일보 창간 60주년 ‘글로벌 미디어 컨퍼런스’에서 강 감독은 ‘케데헌의 성공: K팝, 서사가 되다’를 주제로 청중들을 만났다.

지난 6월 20일 첫 공개된 ‘케데헌’은 K팝 3인조 걸그룹이자 퇴마사인 ‘헌트릭스’ 루미·미라·조이가 노래를 불러 얻은 팬들의 마음을 통해 악령을 물리치고 방어막 ‘혼문’을 완성하려 하는 이야기다. 넷플릭스 콘텐트 최초로 누적 3억 시청수를 돌파했고, 지난 16일엔 빌보드 싱글·앨범 차트에서 동시 1위에 오르는 등의 역사를 쓰고 있다.

이날 강 감독은 이전에 알린 바 없는 ‘케데헌’ 제작 과정까지 상세히 공개했다. 우선 헌트릭스의 모티브가 된 한국의 무속신앙 ‘무당’이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지는 과정을 설명했다. 1600·1800·1950·1990년대 헌터들의 초기 드로잉 이미지를 화면에 띄운 감독은 “(케데헌 속에서) 혼문이라는 보호막을 치는 헌터의 전통은 여러 세대에 걸쳐 내려온다”며 “이를 통해 전통부터 현대까지 한국 문화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보여줄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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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2022년 프로듀서, 프로덕션 디자이너 등 스태프들과 한국 문화를 배우고 직접 빠져들기 위해 방문했다”며 서울과 제주 등에 왔던 경험을 전했다. “여행 갈 때 가이드가 있으면 그 나라를 더 쉽게 알 수 있는 것처럼, (우리 작품에서도) 캐릭터가 가이드가 돼 문화를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강 감독은 “(애니메이션에 담은) 장소는 단순히 예뻐서 고른 것이 아니다”고 밝혔다. 그는 서울 종로구 북촌 한옥마을을 배경으로 그린 콘티를 화면에 띄우며 “(각각 진우와 루미를 상징하는) 옛것과 새것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장소를 담고자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그는 작품의 주축인 K팝 안무와 작사·작곡을 위해 한국의 더블랙레이블 등과 협업한 과정, 안무를 위해 한국 국기원을 방문하고 태권도를 모티브로 안무하는 케이타이거즈와 함께 작업한 과정 등을 전했다.

그는 ‘케데헌’의 성공 비결에 대해 “이야기와 관객의 접점을 찾고 연결하려는 노력이 모든 것의 출발”이라고 말했다. “‘케데헌’에서 다루는 마음은 아주 보편적인 감정이다. 관객들이 이런 메시지를 마음에 간직하기 때문에 영화를 (계속) 보게 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강연이 끝나고 질의응답 시간이 되자 청중의 질문이 쏟아졌다. “캐릭터의 디자인과 성격 설정을 어떻게 했는지” 묻자 매기 강 감독은 “주인공 루미 한 명을 만들기 위해 수백 개의 드로잉을 했다”며 “여러 스태프가 모여 성격과 디자인을 동시에 고민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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