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청래 "억울하면 수사 받아"…묻지마 조희대 때리기 속내 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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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18일 오전 광주광역시청 중회의실에서 열린 민주당-광주시 예산정책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조희대-한덕수 회동설’을 키워가며 조희대 대법원장을 겨냥한 특검 수사를 압박하고 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18일 조 대법원장을 향해 “억울하면 특검에 당당하게 출석해서 수사받고, 본인이 명백하다는 것을 밝히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 대법원장이 전날 “이재명 대통령 사건 관련 외부 인사와의 논의·만남이 전혀 없었다”고 입장문을 낸 걸 겨냥한 것이다.
정 대표는 이날 광주시청에서 열린 당 예산정책협의회에서 “지금이라도 파기환송을 왜 그렇게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 빨리 해야 했는지 입장을 밝혀야 한다. 지난 대선 국면에서 이례적인, 전무후무한 파기환송에 유감 표명을 해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YTN 라디오에서 “자기 개인과 관련한 일이 나오니까 즉시 입을 열고 ‘그것이 아니다’라고 이야기를 했다. 잘 됐다. 이번 기회에 내란 특검의 수사를 받도록 그렇게 촉구한다”고 했다. 전현희 최고위원도 SBS 라디오에서 “조 대법원장에 대한 특검의 수사가 필요하다. 의구심을 해소하는 차원에서라도 수사가 필요하다는 게 당내의 전반적인 입장”이라고 했다. 원내 지도부에선 “당론으로 결정되고 추진할 단계는 아니다”(김현정 원내대변인)고 선을 긋고 있지만, 정작 지도부가 앞장서 의혹을 전방위로 확산시키는 모양새다.
민주당이 특검 수사의 고리로 언급하는 ‘조희대-한덕수 회동설’은 현재로선 익명의 녹취 외에 별다른 근거는 없다. 대선 도중이던 지난 5월 10일 친여 성향 유튜브 채널인 ‘열린공감TV’는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선고 사흘 뒤인 4월 7일 조 대법원장과 한덕수 전 국무총리, 정상명 전 검찰총장, 김충식(김건희 여사의 모친 최은순씨 측근)씨 등 4명이 오찬 회동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 자리에서 조 대법원장이 “이재명 사건이 대법원에 올라오면 알아서 처리한다”고 말했다는 게 열린공감TV의 주장이다. 근거는 전언 형태로 4인 회동설을 언급하는 익명의 녹취 제보가 전부였다.
방송 직후인 지난 5월 서영교 민주당 의원이 언급하긴 했지만 한동안 잊혀졌던 의혹은 부승찬 민주당 의원이 지난 16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다시 언급하며 여권에서 다시 급부상했다. 4개월 전과 마찬가지로 추가 근거를 제시하진 않았다. 이 때문에 내란 특검도 지난 17일 “현 단계에서 수사를 착수할 만한 것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박지영 특검보)는 입장을 밝혔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18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전원합의체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이 그럼에도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나느냐”(서영교 의원)며 조 대법원장을 정밀 조준하는 건 여러 동기가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우선 강성 지지층의 요구다. 민주당 강성 지지층이 모인 ‘딴지일보’ 게시판에선 지난 15일부터 조 대법원장과 한 전 총리의 회동설이 집중 거론됐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서영교 의원 말대로 김충식씨 등과 만나서 얘기한 게 있으면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김승원 의원), “만났다면 그 자체로 엄청나게 부적절”(김어준씨) 등의 말이 오간 직후부터다. 16일 이후에는 “조희대가 내란수괴 윤석열에게 충성 맹세를 했다”는 등의 글이 매일 수십건씩 올라오고 있다. 이 같은 요구를 무시하기 어렵다는 게 여권 내부의 시각이다.
내란전담재판부 등의 추진으로 사법부 전반을 겨누던 전선을 조 대법원장 개인에게 좁히는 효과도 있다는 게 민주당 내부 시각이다. 당 지도부 핵심 관계자는 “우리가 사법부와 전면전을 하는 것으로 보여 좋을 게 없다. 국민에게 사법부와 다른 정부 부처는 무게가 다르다”고 했다.
민주당에선 비상계엄 학습효과도 거론됐다. “청담동 사건처럼 될 수도 있는 우려도 있지만, 쿠데타 내란 문제를 제기했을 때도 결국 사실로 드러났지 않느냐”(박지원 의원)는 것이다. 비상계엄 의혹을 민주당에서 처음 제기했던 김민석 국무총리도 지난 16일 부승찬 의원의 의혹 제기 당시 “사실이이라면 국민적 충격이고, 사법부 신뢰에 상처가 되는 일이다. 진위가 정확히 밝혀지는 것이 좋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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