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캐나다 잠수함 수주 위해...韓 ‘절충교역’ 제안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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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콜슨이 소방헬기로 개조해 호주 산불현장에 투입된 치누크헬기(N47CU, 뒷편). 1만1200리터 급수탱크가 기체에 장착됐고 스노클(물 흡수장치)가 설치돼 다양한 지형에서도 수원에 접근가능하다. 앞쪽은 호주 정부 소속의 벨 412EP 헬기. 사진 콜슨
최대 60조 원 규모의 캐나다 초계 잠수함 계획(CPSP)에서 한화오션·HD현대중공업 ‘원팀’이 숏리스트(최종 후보)에 오른 가운데, 수주 성패를 가를 변수로 ‘절충교역(offset)’이 부상하고 있다. 경쟁사인 독일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즈(tkMS)를 따돌리려면, 단순히 잠수함 건조 기술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 계약 금액에 상응하는 규모의 기술 이전 또는 캐나다산 무기·장비 구매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 정부는 CPSP와 관련해 절충교역 대상이 될 만한 캐나다산 무기·장비를 다각도로 검토 중이다. CPSP는 최대 12척의 잠수함을 건조하는 프로젝트로 건조 비용은 약 20조 원, 도입 후 30년간 유지·보수·정비(MRO) 비용은 약 40조 원이다. 이 가운데 절충교역 적용 대상은 건조 비용에만 해당한다.
수출국인 한국이 20조 원에 달하는 기술 이전이나 캐나다산 무기·장비 구매 계획을 제시해야 한다는 의미다. 업계 관계자는 “절충교역의 원칙은 한화오션의 잠수함 기술 이전이지만, 전액을 기술 이전만으로 채우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한국 정부가 캐나다산 무기·장비 도입 계획을 밝혀야 tkMS 대비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캐나다 정부는 절충교역 대상 분야로 17개 핵심 산업 역량(KICs)을 선정해두고 있다. ▶민간·군수용 항공기 및 부품 ▶초계함 등 군함 ▶장갑차 등 군용차량 ▶레이더 등 전투 플랫폼 등이다. 업계는 이 가운데 특히 항공기 및 부품 분야에 주목한다. 캐나다가 강점을 가진 분야로, 국내 도입 시 실용성과 기술적 이점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프랫앤휘트니 캐나다(P&WC)는 소형 제트엔진 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고 봄바디어(Bombardier)는 최근 차세대 초장거리 비즈니스 제트기 ‘글로벌 8000’을 양산하는 등 민간 제트기 분야에서 입지를 넓히고 있다.

캐나다 초계 잠수함 계획의 숏리스트에 포함된 한화오션의 장보고 III Batch-2 잠수함. 사진 한화오션
일각에서는 캐나다의 또 다른 강점인 소방 헬기를 구매하는 방안도 제기된다. 캐나다는 CH-47 치누크 같은 군용 대형 헬기를 소방 헬기로 개조하는 기술이 뛰어나다. 예컨대 캐나다 콜슨(Coulson)이 개조한 치누크 헬기는 1만1300리터(L)의 물을 적재할 수 있어, 현재 한국 소방청이 운영 중인 S-64(시콜스키)의 8000L보다 담수 능력이 우수하다. 콜슨은 미국과 호주에 개조 헬기를 각각 4대, 1대 수출했다. 개조 비용은 대당 약 250억 원으로, 신형 헬기(대당 500억~1000억 원) 구매보다 경제성이 낫다는 평가다. 올해 4월 기준 소방청은 산불진화헬기 50대를 보유하고 있지만, 내년에는 이 가운데 14대가 노후화로 가동 중단될 예정이어서 신규 장비 확보가 시급한데, 개조 시 6개월 만에 투입할 수 있기에 산불 예방에 효과적이라는 평가다.
김기원 대경대 군사학과 교수는 “소방헬기 도입은 실용성과 경제성을 동시에 갖춘 절충교역 방안이 될 수 있다”며 “캐나다 정부가 내년 최종사업사 선정을 위해 속도를 내는 만큼 10월 말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에서 우리 정부가 절충교역 방안을 적극적으로 제안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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