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최고의 경극배우 메이란팡은 왜 매일 아침 비둘기를 날렸을까[BOOK]
-
4회 연결
본문

책표지
이야기로 보는 중국기예
이민숙·송진영·이윤희 외 지음
소소의 책
중국 최고의 경극배우 메이란팡은 10년 동안 아침마다 비둘기를 하늘로 날렸다. 그의 눈동자가 생기도 없고 움직임도 둔하다는 스승의 지적에 자극을 받아, 매일 새의 모습을 눈으로 좇는 훈련을 한 것. 오랜 관찰과 연구로 그는 눈빛이 살아 있는 연기, 여성보다 더 여성 같은 연기를 펼치며 세계적 명성을 떨쳤다.
'전지'는 가위와 칼로 종이를 자르고 찢어 다양한 문양을 표현하는 2000년 역사의 전통공예. 당나라 시인 두보는 시 '팽아행'에 '전지는 나의 영혼을 부른다'고 했다. 가족과 피난길에 올랐던 두보는 한밤중에 친구의 집에 잠시 피신한다. 이때 친구는 싫은 기색 없이 물을 끓여 두보 가족이 발을 씻게 하고, 종이를 오려줬다. 전지는 악령을 쫓는 의식이자, 공포를 달래주기 위한 마음의 표현이었다.
이 책은 중국 연구자 16명이 모여 '아는 만큼 보이는' 중국의 기예를 소개한다. 경극에서 관우와 장비의 입가에 왜 박쥐를 그려 넣는지, 사슴과 연꽃이 왜 새해 그림 '연화'에 자주 등장하는지, 사자춤에서 사자가 왜 사람들이 던진 생강을 입에 물고 가는지 등을 알아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전통 기예의 생명을 연장하려 NFT 등 최첨단기술을 동원하는 중국의 기술굴기도 담았다.
댓글목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