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李, 22∼26일 뉴욕 찾아 韓 최초 안보리 주재…트럼프와 회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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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22~26일 미국 뉴욕을 방문해 유엔총회에 참석하고, 한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공개 토의를 주재한다. 이 대통령은 이번 방문을 계기로 프랑스·이탈리아 등과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별도 회담은 계획돼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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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19일 서울 마포구 구름아래 소극장에서 열린 2030 청년 소통·공감 토크콘서트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1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진행한 브리핑에서 이 같은 내용의 뉴욕 방문 일정을 공개했다. 이 대통령은 뉴욕 도착 첫 날인 22일(이하 현지시간) 래리 핑크 세계경제포럼(WEF) 의장 겸 블랙록 회장을 만나 인공지능(AI), 에너지 전환 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이어 미국 상·하원 의원단을 접견한 뒤, 저녁에 뉴욕 한인 동포와의 간담회에 참석한다.

이 대통령은 이튿날인 23일 유엔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한다. 190여개 국가 정상 중 7번째 차례다. 위 실장은 “이 대통령은 기조연설을 통해 민주 대한민국의 복귀를 선언하고 한반도 정책 등 우리 정부의 외교 비전을 제시할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오후엔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 면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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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1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이재명 대통령 미 뉴욕 순방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이 대통령은 24일 오후 3시엔 안보리 공개 토의를 주재한다. 위 실장은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는 최초”라고 강조했다. 9월 한 달 동안 한국이 안보리 의장국을 맡고 있어 회의를 주재하게 된 것이다. 의장국은 안보리 이사국이 한 달씩 순환하면서 맡는다. 회의에서 이 대통령은 ‘모두의 AI’라는 기조 아래 국제 사회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공동 대응을 강조할 예정이다.

이 대통령은 일정 마지막 날인 25일에는 미국 월스트리트에서 한국경제설명회(IR) 투자 서밋 행사를 갖는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해 한국과 미국의 경제·금융계 인사들이 참석한다. 이 대통령이 직접 한국의 경제 정책을 소개하고, 한국 투자를 요청하는 자리다. 위 실장은 “월스트리트의 거물급 금융인이 많이 참석한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이번 뉴욕 방문 기간에 프랑스와 이탈리아를 비롯해 우즈베키스탄·체코·폴란드 등과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다. 방위산업과 인프라 등의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위 실장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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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1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이재명 대통령 미 뉴욕 순방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다만, 트럼프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은 따로 열리지 않는다. 지난달 25일 한·미 정상회담이 열린 지 채 한 달이 지나지 않았고, 다음 달 31일 경북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만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위 실장은 설명했다. 유엔총회를 계기로 정상 간 만남이 이뤄지면 한·미 관세 협상이 급진전할 수 있다는 전망이 있었지만, 위 실장은 “유엔총회 계기에 관세 협상이 진행된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협상 장기화 가능성은 더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위 실장은 지난 18일 공개된 미국 시사지 타임과의 인터뷰에서 이 대통령이 했던 ‘탄핵’ 발언에 대해 “(한·미)협상 과정에서도 유사한 입장이 표명됐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3500억 달러 대미 투자’와 관련해 “미국 측의 요구를 그대로 받아들였다면 저는 탄핵당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위 실장은 이 발언이 ‘유리한 차원에서 협상을 끌고 가기 위한 의지가 반영된 표현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전술적 의도에서 나온 발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이 대통령으로서는 솔직한 소회를 말한 것”이라고 했다. 관세 협상 과정에서 한국이 계속 취해온 입장이란 설명이다.

이 대통령은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도 유엔총회 때 별도 회담을 갖지 않는다. 최근 한·미 정상회담에 앞서 한·일 정상회담을 가진 까닭이다. 대신 이시바 총리는 1박 2일 일정으로 30일 부산을 방문해 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질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한편 위 실장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APEC 정상회의 참석 여부와 관련해 “시 주석의 방한 가능성은 열려 있고, (시 주석이) 방한한다면 양자 회담도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19일 서울 시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반중(反中) 집회와 관련해 “필요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과 ‘경찰관직무집행법’ 등에 따라 강력하게 조치하라”고 경찰청장 직무대행에게 긴급 지시했다. 시 주석의 APEC 참석을 염두에 둔 조치라는 해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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