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호세 무뇨스 "美시장에만 의지 않겠다"...시장 다각화 추진하는 현대차

본문

17582699207871.jpg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이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열린 '2025 현대차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 현대차

호세 무뇨스 현대자동차 사장이 “미국 시장에만 의지하지 않겠다”며 시장 다각화를 천명했다. 대미 관세 25%가 유지되면서 미국 시장 수익성이 줄자 유럽·중남미·중동 등 다양한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의미다.

무뇨스 사장은 1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열린 ‘2025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미국은 수익성이 가장 좋은 시장이고 앞으로도 그럴 것으로 보이지만 (현대차는 앞으로) 미국 시장에만 의지 하지 않을 것”이라며 “유럽·중동 시장 등을 통해서도 실적 다각화를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현대차가 미국 중심의 전략을 세운다는 오해는 지양해달라”고도 강조했다.

현대차는 올해 417만대인 글로벌 판매량을 2030년 555만대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잡고 있다. 북미 판매비중은 29→26%로 줄지만, 유럽(14→15%), 아시아태평양(5→7%), 중국(4→8%) 등 다른 지역 판매량을 늘리겠다는 복안이다. 이를 위해 ▶2026년 소형 전기차 아이오닉3 유럽 출시 및 제네시스 판매국 확대 ▶2026년 중국 전용 준중형 전기차 세단 출시 ▶2027년 인도 특화 경형급 스포츠유틸리티 전기차 출시 ▶추후 중남미·동남아 시장 픽업트럭 출시 등 시장 별로 라인업을 확대한다.

이같은 현대차의 판매처 다각화는 미국의 수입차 관세와 관련이 깊다. 지난달 25일(현지시간) 한·미정상회담 이후에도 한국의 3500억 달러(488조원) 규모 대미 투자 방식을 놓고 양국이 이견을 보이면서 관세 25→15% 인하 시점은 오리무중이다. 현대차가 올해 초 제시한 영업이익률(연결기준) 목표인 7~8%를 이번 인베스터 데이에서 6~7%으로 1%포인트 하향조정한 것도 관세 때문이다. IBK투자증권은 관세 25%에 따른 비용을 현대차 4000억원, 기아 3000억원으로 추산했다. 무뇨스 사장은 “(관세율에) 변화가 있을 거라는 희망을 갖고 예측해선 안 된다”며 “(추후) 관세가 15%로 낮아지면 굉장히 감사할 것”이라고 했다.

반면에 미국 시장에서의 최대 라이벌인 일본은 지난 16일부터 15% 관세를 적용 받고 있어 한국산 자동차의 경쟁력이 떨어졌다. ‘가격경쟁력 저하→판매량 감소→수익성 저하’ 우려에 “미국 외 시장에 더 팔겠다”는 해법을 내놓은 것이다.

17582699210109.jpg

현대차 글로벌 판매 목표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현대차]

그렇다고 중국(3146만대)에 이어 세계 2위 자동차 시장인 미국(1590만대)에서 쉽게 물러서긴 어렵다. 현대차는 지난 3월과 8월 그룹 차원에서 각각 발표한 대미 투자금 210억 달러, 50억 달러를 지속 투자한다고 인베스터 데이에서 밝혔다. 조지아주 신공장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생산 능력을 현재 연 30만대에서 2028년 연 50만대로 늘리기 위한 설비와 로봇 공정을 도입하는 데 쓰이는 투자금이다. 무뇨스 사장은 “로보틱스는 사람이 하기 어렵거나 위험할 수 있는 작업을 대체하는 것으로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비용(인건비)을 낮추는 데 활용될 것”이라고 했다.

미국 현지에서 생산하는 제네시스 라인업도 확대하기로 했다. 현대차는 2022년부터 GV70 EV를 현지에서 생산했다가 지난달 중단했다. 또 제너럴모터스(GM)와의 협력을 통해 2028년부터 북미 시장용 전기 상용 밴 등 차량 5종도 개발·출시한다. 자율주행 기술개발을 위해 중국 로보택시 기업 모멘타 인수도 추진할 예정이다.

17582699212909.jpg

지난 3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왼쪽 둘째)이 미국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왼쪽 셋째)이 지켜보는 가운데 210억 달려 규모 대미 투자안을 발표하고 있다. 맨 오른쪽은 제프 랜드리 루이지애나주지사. AP=연합뉴스

미국 투자 확대를 위해 필수 불가결한 국내 인력 투입에 대해서는 ‘특별비자’의 필요성이 거론됐다. 무뇨스 사장은 “전문기술자의 단기 출장에 대해서는 한·미가 상호 유익한 해결책을 마련하기를 바란다”며 “(최근 조지아 배터리 공장에서 구금된) 동료들은 첨단 배터리 생산 기술의 최종 보정 및 시험 작업을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미국 현지 생산물량 증가는 국내 생산물량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이에 대해 무뇨스 사장은 “다른 시장에서 한국 생산물량을 활용(수출)할 수도 있다”고 했다. 하지만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자문위원은 “현대차 계획대로라면 2028년에는 대미 수출량이 약 50만대 줄어들 수 있는데 다른 지역에서는 그만큼을 소화하기 어렵다”며 “국내 생산물량 감소는 결국 일자리 감소 문제로 귀결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0
로그인 후 추천을 하실 수 있습니다.
SNS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54,669 건 - 1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