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조태열 “이종섭 귀국용 방산 회의, 尹 지시”…해병특검, 심우정 소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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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태열 전 외교부 장관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24일 서울 서초구 순직해병특별검사팀으로 출석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

지난해 3월 호주대사로 출국한 이종섭 전 장관을 급히 불러들이기 위해 '방산협력 주요 공관장 회의'를 윤석열 전 대통령의 지시로 급조한 정황이 드러났다. 22대 총선 한 달을 앞두고 여론이 악화하자 이 전 장관 조기 귀국용 방산 회의를 급조하고, 멀쩡히 근무 중인 다른 대사들까지 불러들이면서 국고가 투입된 셈이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순직해병 특검팀(특별검사 이명현)은 지난 24일 조태열 전 외교부 장관(직권남용·범인도피 혐의) 피의자 조사에서 “윤 전 대통령이 방산 회의를 개최하라고 지시했다”며 “윤 전 대통령이 이 전 장관은 회의에 앞서 먼저 귀국시키라고도 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조 전 장관은 이 전 장관 호주대사 임명·출국·귀국·사임 전 과정을 관장한 책임자다.

이 전 장관은 지난해 3월 호주대사에 임명돼 같은 달 10일 호주로 출국했다가 11일 만인 21일에 귀국했다. 이때 조 전 장관을 통해 하달된 윤 전 대통령의 지시가 귀국 사유가 된 것이다. 이로부터 나흘 뒤인 25일부터 닷새간 6개국 대사가 참석한 방산 공관장 회의가 열렸다.

당시 제22대 총선이 한 달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이 전 장관 호주대사 부임에 ‘런종섭’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여당에서는 총선 참패 전망이 나오는 등 여론이 급격히 악화하던 때라 이 전 장관은 조 전 장관의 귀국 지시를 이행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 전 장관은 방산 공관장 회의 마지막 날인 3월 29일 사임했다.

이 전 장관 측은 “조태열 당시 외교부 장관으로부터 귀국 지시를 받은 건 사실”이라며 “귀국 당시엔 방산 공관장 회의 일정이 잡히지 않아 ‘공무 외 개인 일정’으로 귀국했다가 사후에 회의가 잡히면서 공무상 일정으로 서류를 변경했다”고 말했다. 특검은 서류 수정이 적절했는지 여부도 들여다보고 있다.

이종섭 출국금지 해제 개입 의혹, 심우정 소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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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우정 전 검찰총장이 3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순직해병특검팀(특별검사 이명현)으로 이종섭 호주대사 임명 및 도피성 출국 관련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되고 있다. 뉴스1

한편 특검팀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호주대사 의혹과 관련해 심우정 전 검찰총장을 직권남용·범인도피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 중이다. 이 전 장관을 호주대사로 임명할 당시 법무부 차관이었던 심 전 총장은 이 전 장관 출국금지 해제 등에 개입했단 의혹을 받고 있다. 특검팀은 지난 4일 심 전 총장에 대한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그의 휴대전화 포렌식 및 선별 절차를 마쳤다.

또 이날 특검팀은 오전 6시 30분부터 3시간가량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구명 로비 의혹과 관련해 안규백 국방부 장관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지난 2023년 채 해병 사망 사건 당시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국회의원이던 안 장관이 같은 해 8월 2일 임 전 사단장과 약 14분간 통화한 내용에 관해 묻기 위해서다.

고교 선후배 관계인 두 사람의 통화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수사 단계부터 문제가 제기됐는데, 당시 안 장관은 “야당 의원으로서 채 해병 사건의 진실을 확인하기 위해서였고 구명 로비와는 관계없다”고 했다. 임 전 사단장은 “안 장관이 인생 선배로서 위로와 조언을 해줬고, 사고 자초지종을 물었다”고 말했다.

채 해병 사망 사건과 관련해 이 전 장관에 대한 다섯 번째 피의자 조사, 김계환 전 해병대 사령관에 대한 여덟 번째 피의자 조사도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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