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트럼프-여야 지도부 회동서 예산안 합의 불발…‘셧다운’ 초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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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튠 미국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오른쪽 두 번째)가 29일(현지시간) 연방정부 예산안 처리를 논의하기 위한 여야 원내 지도부의 ‘백악관 회동’에서 합의에 실패한 뒤 취재진과 만나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러셀 보트 백악관 예산관리국장,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공화당), 튠 원내대표, JD 밴스 부통령 AP=연합뉴스
미국 연방정부의 2025 회계연도가 종료되는 30일 자정(현지시간)을 30여 시간 앞두고 정부 예산안 처리의 돌파구가 열리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미 의회 여야 원내 지도부가 회동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연방정부 셧다운(업무 정지)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9일 JD 밴스 부통령, 여당인 공화당의 존 튠 상원 원내대표와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 민주당의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 하킴 제프리스 하원 원내대표 등과 백악관에서 만났다. 그러나 예산안 합의를 끌어내지 못하고 결렬됐다. 예산안 처리 과정에서 최대 쟁점이 된 ‘오바마 케어’(건강보험개혁법·ACA) 보조금 지급 연장을 놓고 여야는 간극을 좁히지 못했다. ‘보조금 지급 연장 불가’를 외치는 공화당에, 민주당은 ‘보조금 지급 거부 시 예산안 합의 불가’로 맞서며 벼랑끝 대치를 이어갔다.
오바마 케어 예산 놓고 벼랑끝 대치
공화당은 7주짜리 단기 지출 법안(임시 예산안·CR)을 30일 재표결하겠다는 입장이다. 셧다운을 막기 위해 정부 지출을 일단 7주간 현 수준으로 유지하는 내용의 임시 예산안은 지난 19일 하원을 통과했지만, 상원에서 민주당 반대로 부결된 바 있다. 상원 전체 100명 중 예산안 가결을 위해서는 60표가 필요해 공화당(53석) 외에 민주당에서 7명 이상 찬성표가 필요하다. 공화당은 30일 재표결을 추진하는 임시 예산안에 오바마 케어 보조금 지급 연장은 포함하지 않겠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해 통과를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30일까지 오후 11시 59분까지 임시 예산안 처리에 실패할 경우 10월 1일 0시부터 연방정부는 셧다운에 들어간다. 연방정부의 일반적 공무는 일시 중단되고, 예산이 확보되지 않은 기관들은 직원에게 급여를 줄 수 없어 상당수 공무원들이 반강제적으로 무급 휴직에 들어가게 된다. 다만 군인과 연방 법 집행관, 항공교통 관제사, 교통안전국(TSA) 요원, 공공병원 직원 등 국가안보와 공공안전, 헌법상 기능 수행에 필수적인 인력은 업무를 계속 이어가는데, 급여는 셧다운 상황 해소 뒤 소급해 지급된다.

척 슈머 미국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오른쪽)가 29일(현지시간) 연방정부 예산안 처리를 논의하기 위한 여야 원내 지도부의 ‘백악관 회동’에서 합의에 실패한 뒤 취재진과 만나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 AP=연합뉴스
백악관 빈손 회동 뒤 여야 네 탓 공방
여야는 합의 실패 책임을 상대에게 떠넘기며 공방을 벌였다. 밴스 부통령은 ‘빈손 회동’ 후 취재진과 만나 “민주당이 옳은 일을 하려 들지 않는 탓에 정부가 셧다운을 향해 가고 있다”며 “예산 정책에 대해 의견이 다르다고 해도 정부를 셧다운시켜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존슨 하원의장은 임시 예산안에 반대하는 민주당을 겨냥해 “미국 국민을 인질로 잡는 행위이고 그 대가를 치르는 건 미국 국민”이라며 “민주당이 정부를 폐쇄하기로 결정한다면 그 결과는 민주당 책임”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우리 사이에는 여전히 큰 간극이 있다”며 “그들(공화당)의 예산안에는 민주당 의견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제프리스 하원 원내대표도 “대통령, 공화당 지도부와의 대화는 솔직하고 직설적이었지만 여전히 중요하고 상당한 차이가 존재한다”며 “민주당은 헬스케어를 해치는 공화당 예산안을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양당이 첨예하게 대립하며 셧다운이 임박한 상황에서 파국을 막기 위한 막판 시도는 이어지고 있다. 슈머 원내대표는 10월 1일 실제 셧다운에 들어갈 경우에 대비한 일종의 플랜B를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미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슈머 원내대표가 정부 운영을 7~10일간 재개할 수 있도록 초단기 예산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방안은 공화당이 밀어붙이는 7주짜리 임시 예산안 고수 전략을 무력화하고 예산안 협상에서 민주당 요구 사항을 수용하도록 만드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악시오스는 분석했다. 민주당 의도대로 7~10일짜리 초단기 예산안이 통과되면 공화당은 해당 기간 내에 민주당 요구조건 수용 여부를 결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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