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합참, 매년 하반기에 하던 ‘호국훈련’ 연기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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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강원도 홍천군에서 진행 중인 2024 호국훈련 중 육군 수도기계화보병사단 K1A2전차에 탑승한 장병들이 적진을 향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 육군 수도기계화보병사단]
군 당국이 하반기 대규모 야외기동훈련(FTX)인 ‘호국훈련’을 연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남북 간 긴장 완화를 위한 선제적 조치를 일관되게 추진하겠다고 밝힌 정부가 추가적인 대북 유화 조치를 고려하는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30일 정부 소식통들을 종합하면 올해 ‘2025 호국훈련’은 합동참모본부 주관으로 오는 15일부터 약 열흘간 실시될 예정이었다. 육군의 경우 5·7군단 예하 보병사단과 기갑여단 등이 훈련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러나 최근 군 당국자들이 협의를 통해 올해 호국훈련 일정을 조정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한다. 한 소식통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직전이란 점을 고려해 훈련을 연기하는 방안이 주로 논의됐다”고 전했다.
호국훈련은 합참 주도로 매년 하반기 실시하는 육·해·공 합동 FTX 훈련으로, 합동작전 수행 능력과 군사대비태세 점검 차원에서 이뤄진다. 지난해에는 10월 20일부터 약 2주간 육·해·공·해병대의 병력·장비와 주한미군 전력까지 참가했는데, 올해는 훈련을 연기하거나 지휘소 훈련(CPX)을 늘리고 FTX 비중을 대폭 줄여 진행할 가능성도 있는 셈이다.
군 당국은 APEC 정상회의(10월 31일~11월 1일) 준비를 이유로 들고 있지만, 막상 훈련 일정과 겹치는 건 아니다. 이 때문에 군 안팎에선 북한이 한국의 대규모 실기동훈련에 민감하게 반응해 왔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달 21일 연설에서 한·미의 각종 훈련을 나열하며 “침략적인 전쟁 시연을 확대 강화”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특히 이번 훈련 연기 검토는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지난달 25일 “군사분계선(MDL) 일대 사격훈련과 실기동훈련을 중지하는 것이 맞다”는 발언을 내놓은 뒤에 나왔다. 당시 국방부는 “남북 간 군사적 긴장 완화 및 우발적 충돌 방지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면서도 “사격을 포함한 군사훈련은 우리 군의 대비태세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안으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군 당국이 관련 검토를 거쳐 호국훈련 연기를 들여다보고 있다는 뜻으로 읽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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