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대학 138곳에 8000억원 지원…AI 등 첨단산업 인재 키운다"
-
3회 연결
본문

지난달 26일 충남 천안 남서울대 사무실에서 이주열 대학혁신지원사업 총괄협의회장이 대학 혁신 지원 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남서울대
수도권의 한 사립대는 2019년부터 정부로부터 예산을 지원받아 원격 수업이 가능한 강의실을 꾸몄다. 강의 영상을 입체감 있게 찍기 위한 스튜디오가 필요했고, 학생 수십명과의 소통에 필요한 음향 시설 등을 갖춰야 했다. 빠듯한 학교 재정만으론 어림없는 일이었다.
이주열 대학혁신지원사업 총괄협의회장 #올해부터 대학혁신지원사업 3주기 사업 #“AI 첨단 산업 인재 육성 마중물 역할” #AI·클라우드·빅데이터·나노 인력 부족 예상
교육부의 대학혁신지원사업 지원을 받아 전용 강의실과 녹화 시설을 마련한 이 대학은 현재 이 시설을 지방대 10여 곳과 공동 강의에 쓰려고 준비 중이다. 한 사립대 총장은 “인문계에서 ‘경제학 원리’, 자연계에서 ‘일반물리’와 같은 대형 강의를 대학들이 공동으로 진행하면 인건비와 강의실 유지비를 아낄 수 있다”며 “남는 돈을 첨단 분야 연구, 강의 질 개선에 재투자하면 대학 경쟁력이 살아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학혁신지원사업 총괄협의회장을 맡은 이주열 남서울대 보건행정학과 교수는 “국내 대학 진학률은 75% 가까이 되지만 한국 대학의 경쟁력은 64개국 중 46위로 하위권에 머물러 있다”며 “국가경쟁력(67개국 중 20위)에 걸맞게 대학 수준도 끌어올리려면 이같이 낭비되는 예산은 줄이고, 집중해야 할 곳에 과감히 투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26일 이 회장은 중앙일보에 대학혁신지원사업 1~2주기에 이은 3주기(2025~2027년) 방향을 밝혔다. 이 사업은 고등교육의 역량 증진과 체질 개선을 위해 2019년 도입됐다. 정부의 재정지원을 받는 각 대학은 혁신지원사업단을 따로 두고 있는데 총괄협의회가 교육 정책 개발과 사업단 교류 업무를 맡고 있다. 다음은 이 회장과 일문일답.
- 3주기엔 대학에 얼마나 지원되나.
- “올해 138개 대학에 7955억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생성형 인공지능(AI) 등 급속도로 성장하는 첨단 산업 인재를 육성하는데 마중물 역할을 할 것이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AI·클라우드·빅데이터·나노 등 4개 신기술 분야에 2027년까지 인력 6만명이 부족한 것으로 전망했다.”
- 17년 동안 등록금을 동결한 대학도 있다.
- “일부 대학은 2009년부터 정부 대학등록금 동결 정책을 따르면서 심각한 재정난을 겪고 있다. 2019년부터 시작된 대학혁신지원사업비 지원은 등록금 동결 학교에 단비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각 대학이 처한 상황과 필요에 따라 자율적으로 사업비를 집행할 수 있도록 규제를 최소화해 도움을 줄 예정이다.”

박경민 기자
- 비수도권 중소 대학에 지원이 더욱 필요할 것 같다.
- “통계청에 따르면 대학교(18~21세) 학령인구는 2024년 190만명에서 2040년 119만명으로 16년 만에 40% 가까이 줄어들 예정이다. 게다가 수도권 인구 쏠림이 비수도권 대학 충원율 감소로 이어져 중소 규모 대학 경쟁력은 더욱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 3주기가 1·2주기와 달라진 점은.
- “3주기 핵심 과제는 전공자율선택제와 다전공, AI 교육을 통한 디지털 역량 강화다. 대학 시스템 전반에 AI 기술을 접목하려면, 대학 자체 예산만으로는 부족하고 정부의 대학혁신지원사업 지원이 있어야 한다. 첨단 분야나 융복합 강의에 들어가는 AI 프로그램 사용료와 기자재 설치 예산이 대규모로 들어간다.”
- 입학 정원을 선제적으로 줄이는 대학에 어떤 혜택이 있나.
- “재학생 충원율을 높인 대학에 주는 점수 중요도를 지난해보다 50% 올렸다. 비수도권 대학의 경우 입학하더라도 자퇴 등으로 중도 이탈하는 학생이 적지 않다. 이탈률은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더욱 높아질 수 있다. 정부가 재학생 충원율 지표를 더욱 중요하게 평가한 이유는 선제적으로 입학정원을 줄이는 대학에 추가로 재정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 국정과제인 ‘지역혁신 중심 대학 지원체계(라이즈·RISE)’와 차별점은.
- “라이즈와 ‘서울대 10개 만들기’ 등 국정과제 핵심은 수도권 중심의 교육 불균형 해소다. 라이즈는 지방자치단체가 중앙정부로부터 대학 재정과 행정 지원 권한을 받아 지역 인재 양성과 지역 발전을 추진하는 사업이다. 대학혁신지원사업은 라이즈가 추구하는 목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대학의 내부 역량을 키우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대학혁신지원사업과 라이즈가 협력할 때 대학과 지역이 상생 발전할 수 있다고 본다.”
댓글목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