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최연소 총리? 여자 아베? 정책통?…내일 日자민당 총재 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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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소 일본 총리의 탄생인가, 아니면 첫 여성 총리의 탄생인가. 그것도 아니면 노련미 넘치는 다크호스의 등장인가. 4일 사실상의 총리 선거인 집권당 자민당 총재 선거를 하루 앞두고 일본 정치 전문가인 나카키타 고지(中北浩爾 ) 주오대 교수와 윤덕민 전 주일 한국대사, 진창수 전 오사카 총영사, 이원덕 국민대 교수 등 전문가들의 입을 빌어 한·일관계에 영향을 미칠 자민당 총재 선거를 미리 들여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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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4일 치러지는 자민당 총재 선거에 출마한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왼쪽부터), 다카이치 사나에 전 경제안전보장담당상, 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수산상. AFP=연합뉴스

삼파전의 백중세
가장 많은 관심을 받는 인물은 ‘정계 프린스’로 불리는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郎·44) 농림수산상이다.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郎·83) 전 총리 차남으로 28세에 정계에 진출했다. 지난해 첫 일본 총리직에 도전, 3위에 그치며 고배를 마셨지만 올해는 다른 양상이다. 지난 7월 참의원(상원) 선거에서 참패하며 퇴진을 선언한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총리에게 ‘퇴진’을 직언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단숨에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뒤를 쫓고 있는 이는 이른바 ‘여자 아베’로 알려진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64) 전 경제안보상이다.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이어오는 우익 성향 인사다. 최근 인기가 급상승하며 ‘다크호스’가 된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64) 관방장관도 총리 자리를 시야에 두고 있다. 일본 정부의 대변인 격으로 외상·문부과학상·교육재생담당상·농림수산상 등을 고루 거쳤다. 도쿄대 법대, 하버드 케네디 스쿨을 나온 수재로 ‘의원 가문’ 출신이다.

복잡한 정치 셈법…결선에 누가 오르나

4일 오후 1시 시작되는 자민당 총재 선거는 국회의원(295표)과 당원·당우(약 91만명의 표를 295표로 환산)의 투표로 결정된다. 1차 투표에서 과반을 차지하면 총재로 선출되지만 없을 경우엔 상위 2인만 2차 결선을 치르는데 의원 표심이 결정타가 된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결선 투표에 누가 올라오느냐가 관건”이라고 입을 모았다.
아사히신문의 지난달 29일 조사에 따르면 의원 지지가 가장 많은 후보는 고이즈미다. 295명 중 72명이 지지를 표명했다. 2위는 하야시(57명) 3위는 다카이치(37명) 순으로 조사됐다. 반면 당원·당우를 대상으로 한 니혼테레비(닛테레) 조사(9월 23~25일)에선 다카이치(34%)-고이즈미(28%)-하야시(17%) 순으로 조사됐다. 앞선 조사(19~20일)과 비교하면 1위가 뒤바뀐 상황이다. 다만 “모른다”거나 “결정하지 않았다”는 비율(12%)이 상당해 표심은 여전히 유동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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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치러지는 자민당 총재 선거에 출마한 5인의 후보가 지난달 23일 소견발표 연설에 앞서 손을 잡아보이고 있다. 왼쪽부터 고바야시 다카유키 전 경제안보상, 모테기 도시미쓰 전 자민당 간사장,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 다카이치 사나에 전 경제안보상, 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수산상. AP=연합뉴스

안정이냐 변화냐 

나카키타 교수는 고이즈미나 하야시의 총리 당선시엔 “상대적으로 안정적 정권 운영”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고이즈미 후보는 하야시 후보에 비하면 경험치가 부족하지만 그 부분을 지지해주는 사람들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미 이시바 정권 계승을 표방하고 있어 임금 상승 등 정책 면에서 큰 변화를 예상하기 어려운 데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전 총리의 측근인 기하라 세이지(木原誠二) 의원, 재무상으로 보수 성향인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의원 등 중진들이 다수 참여하고 있다는 것을 근거로 들었다. 야당인 일본유신회와의 연립 가능성이 있는 것도 고이즈미 후보에겐 유리한 점으로 꼽혔다. 다만 “힘있는 사람들이 (진영에) 많이 있지만 이들을 어떻게 배치하느냐가 다소 불안요소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야시 후보가 총리가 되는 경우엔 “이시바 정권보다 안정적으로 기시다 정권 수준의 안정 운영이 가능할 것”이라는 평가를 내놨다. 자민당은 물론 내각(국무회의) 인선 등에서도 안정적 체제를 구축하고 외교·정책 면에서도 기존 이시바 정권의 연장선상에서 움직일 것이라는 얘기다. 아베 정권과 같이 ‘적극 재정’을 주장하는 다카이치 정권이 들어서게 될 경우엔 ‘변화’를 전망했다. “보수파의 공격은 약해질 수 있지만 국제 관계나 금융시장 측면에선 불안정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일관계 향방은

윤 전 대사는 “트럼프 관세 등 대내외 환경, 전략 환경 속에서의 한·일 관계로 봤을 때는 이시바 정부를 계승하는 하야시 후보가 한국 입장에선 반가운 후보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고이즈미 후보에 대해서는 “외교면에서는 경험이 부족하지만 주변에 일한의원연맹 회장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전 총리 등 주변에 노련한 멘토들이 포진해 있다”고 평했다.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이어가고 있지만 총리가 된다면 참배 여부를 지켜봐야 한다는 설명도 보탰다. 진창수 전 오사카총영사는 “고이즈미·다카이치 후보 모두 한·일관계 중요성을 언급했지만 총리가 될 경우엔 야스쿠니 신사 참배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반면 이원덕 국민대 교수는 “야스쿠니 참배는 정치·외교적 함의가 크기 때문에 다카이치 후보가 되더라도 한국 국민 정서에 완전히 어긋나는 언행을 쉽사리 하진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트럼프 관세와 미·중 패권 경쟁 등 환경 속에서 한·일 관계가 있기 때문에 일본 역시 전략적으로 협력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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