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SSG 가을야구 티켓은 투수가 끊었다
-
7회 연결
본문

SSG 랜더스가 불펜의 힘으로 점수를 틀어막는 ‘짠물 야구’로 준플레이오프에 상륙했다. SSG의 불펜 평균자책점은 3.34로 10개 구단 중 가장 낮다. 사진 왼쪽부터 이로운·김민·조병현·노경은. 지난달 30일 키움전 때 모습이다. [사진 SSG]
올해 프로야구 개막을 앞두고 SSG 랜더스를 5강 후보로 꼽은 전문가는 많지 않았다. 스토브리그에서 이렇다 할 자유계약선수(FA) 영입 같은 전력 보강이 없었던 탓이다. 지난해 순위(6위)에서 도약할 가능성이 작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SSG는 그런 예상을 깨고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지난달 30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4-3으로 이겨 남은 경기와 상관없이 3위를 확정했다. 이로써 지난해 KT 위즈와의 5위 결정전 패배의 아쉬움을 씻고 준플레이오프(준PO)에 직행했다.
SSG의 힘은 마운드, 특히 불펜에서 나온다. 올해 불펜 평균자책점이 3.34로 10개 구단 중에서 가장 낮다. 전체 평균인 4.48이나 최하위인 키움 히어로즈의 5.79와 비교하면 그 차이가 확연하다. 팀 타율 8위(0.256)라는 불만족스러운 공격력에도 페넌트레이스를 3위로 완주한 이유다.
인천표 ‘짠물 야구’를 일궈낸 SSG 불펜에는 3인의 필승조가 있다. 노경은(41)과 김민(26), 이로운(21)이다. 1984년생 노경은의 역투는 놀라울 정도다. 입단 동기 대부분이 은퇴한 가운데, 마흔을 넘긴 올해도 시속 150㎞ 가까운 빠른 공을 던졌다. LG 트윈스 김진성(40)과 막판까지 치열하게 홀드왕을 경쟁한 노경은은 지난 키움전에서 35번째 홀드를 추가해 타이틀을 따냈다. 지난 시즌 자신이 쓴 최고령 홀드왕 기록까지 경신하며 40대의 저력을 과시했다.
지난해 11월 트레이드를 통해 KT에서 SSG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김민도 제 몫을 다했다. 2018년 KT의 1차 지명 출신으로 이적의 충격이 작지 않았는데도 서둘러 마음을 다잡고 올해 22홀드를 기록했다. 2023년 입단한 막내 이로운도 빼놓을 수 없다. 시속 150㎞를 넘나드는 직구를 앞세워 33홀드를 수확했다. 경기 중반 이후를 책임진 노경은, 김민, 이로운이 올 시즌 합작한 홀드만 90개다.
SSG 불펜 야구의 마침표는 신예 마무리 조병현(23)이 찍었다. 지난해 셋업맨과 마무리를 오갔던 조병현은 올해 69경기에서 30세이브를 기록했다. 주목할 점은 1.60의 평균자책점과 0.89의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이다. 올 시즌 세이브 상위 10걸 가운데 1점대 평균자책점과 0점대 WHIP는 그가 유일하다. 그만큼 주자를 좀처럼 내보내지 않고, 가장 안정적으로 이닝을 마무리 지었다는 뜻이다.
가을 야구에 참가할 5강 중 가장 먼저 순위를 확정한 SSG는 이제 더 높은 곳을 바라본다. 단기전의 연속인 가을야구는 결국 마운드 싸움. SSG가 포스트시즌의 다크호스로 꼽히는 이유다.
최근 재계약(3년 18억원)까지 마무리한 이숭용(54) 감독은 “개막 전까지만 하더라도 많은 전문가가 우리를 낮게 평가했다. 그러나 선수들이 끈끈하게 뭉치면서 강한 원팀을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3위의 원동력을 이야기할 때 불펜진을 빠뜨릴 수 없다. 구원진이 개막 초반부터 막판까지 든든하게 버텨주면서 지금의 결과를 만들었다”며 “가을야구도 이 불펜진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본다. 경기 중반 리드하는 상황이라면 빠르게 구원진을 가동하는 방법 등을 연구하려고 한다. 또, 기존의 선발진을 불펜으로 적절히 활용하는 방안도 코칭스태프와 논의하겠다”고 설명했다.
댓글목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