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내친김에 통합우승 하나, LG 관건은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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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KBO리그 정규시즌 우승이 확정되자 샴페인을 터뜨리며 기뻐하는 LG 트윈스 선수들. 이제 한국시리즈까지 남은 기간은 약 3주. 유일한 약점으로 꼽히는 불펜진을 안정시켜서 통산 네 번째 우승을 달성하겠다는 각오다. [사진 LG 트윈스]
2025 KBO리그 정규시즌 우승 확정 과정은 ‘드라마’ 같았다. 하지만 ‘드라마’ 같은 가을야구는 사절이다. 실력으로 압도하는 ‘다큐멘터리’로 한국시리즈(KS) 우승 트로피를 노린다. KS에 직행해 통산 네 번째 우승에 도전하는 프로야구 LG 트윈스의 각오다.
LG는 지난 1일 극적으로 정규시즌 1위를 확정했다. LG는 이날 홈 경기에서 NC 다이노스에 3-7로 졌지만, 같은 시간 2위 한화 이글스가 SSG 랜더스에 5-6으로 역전패했다. 그 덕분에 LG는 KS 직행의 매직넘버 ‘1’을 지웠다. 먼저 경기를 마친 뒤 라커룸에 머물던 LG 선수단은 한화의 패배로 우승이 확정되자 그라운드로 나와 팬들과 기쁨을 나눴다.
올 시즌 LG는 투타의 조화를 앞세워 85승3무56패(승률 0.603)로 정규시즌을 마쳤다. 팀 타율이 0.278로 10개 구단 중 1위, 팀 평균자책점은 3.77로 3위다. 15승 이상 올린 초특급 에이스 없었지만, 요니 치리노스가 13승, 손주영·송승기·임찬규가 나란히 11승씩 거두는 등 고르게 활약했다. LG가 한 시즌에 10승 투수를 4명 배출한 건 KS에서 두 번째 우승했던 지난 1994년 이상훈(18승), 김태원(16승), 정삼흠(15승), 인현배(10승) 이후 31년 만이다.
무엇보다 가을야구를 앞두고 자신감이 가득하다. KS에서 만날 가을야구 진출팀과의 올 시즌 상대전적에서 두루 앞서기 때문이다. 막판까지 치열하게 선두싸움을 한 2위 한화에 8승1무6패로 우위다. 3위 SSG와 4위 삼성 라이온즈 상대로도 각각 10승6패와 9승7패로 앞섰다 LG는 지난 2023년 통합우승 당시 정규시즌 상대전적에서 밀린 NC 다이노스(6승10패), KIA 타이거즈(7승9패)를 맞아 힘들게 뒤집기에 성공했다. 그때와 비교하면 마음이 한결 가볍다.
염경엽 감독은 올 시즌 LG의 질주 비결로 코치진의 유기적인 업무 분장, 정밀한 전력 분석, 선수들의 헌신 등 세 가지를 꼽았다. 그는 “매 경기 확률 싸움에서 승리하기 위해 모두가 한마음으로 도전했다”며 “팀이 어려울 때 헌신한 인물들을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KS 진출팀을 기다리는 동안의 과제는 시즌 막판 흔들린 불펜진을 안정시키는 일이다. 지난 9월 한 달간 LG 팀 타율은 0.296(3위)으로 준수했다. 반면 평균자책점은 5.01(7위)까지 치솟았다. 특히 불펜진 평균자책점은 7.01로 최하위였다. 이 기간 18경기에서 9승9패에 그쳤는데, 지난 8월 25경기에서 18승6패1무였던 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
포스트시즌에는 선발과 불펜의 구분이 상대적으로 모호해진다. 선발투수를 마운드에서 일찍 내리는 변칙 전술도 종종 나온다. 뒤를 받쳐줄 불펜진이 흔들리면 마운드 운용의 폭이 좁아질 수밖에 없다. KS까지 약 3주간 휴식하는 LG가 이 기간 풀어야 할 숙제다.
LG는 정규시즌 우승 직후 이순신 장군 동상을 앞세운 우승 엠블럼을 공개했다. 투혼 가득한 서울의 전사로 변모해 통합우승을 달성한다는 의지를 담았다. 주장 박해민은 “정규시즌 막바지 3연패로 예방주사를 세게 맞았다”며 “후반기 마지막 경기를 가슴에 품고 한국시리즈를 치르겠다. 위기가 찾아올 때 이번 경험이 치료제로 쓰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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