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세금혜택 막차’에 반짝 증가… 테슬라 3분기 인도량 7%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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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전기차 세제 혜택 종료를 앞두고 수요가 몰리면서, 테슬라가 3분기에 예상치를 웃도는 인도 실적을 기록했다. 상반기 내내 부진했던 실적은 덕분에 반짝 반등했지만, 4분기 이후 판매 둔화 우려는 여전하다.
테슬라는 2일(현지시간) 발표한 실적 보고서에서 “3분기 전 세계에 49만7099대를 인도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46만2890대)보다 약 7% 늘어난 수치로, 시장조사업체 팩트셋이 집계한 월가 예상치(45만6000대)를 웃도는 성과다.

김경진 기자
이번 실적 반등은 미국 연방정부의 전기차 세액공제 종료를 앞두고 ‘막차 수요’가 집중된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 시절 제정된 보조금 제도가 지난달 말 종료되면서, 소비자들이 세제 혜택(차량당 최대 7500달러)을 받기 위해 구매를 서두른 것이다.
테슬라는 상반기 내내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중국산 전기차들의 글로벌 시장 진출이 가속화되며 경쟁이 격화됐고,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친공화당 성향 정치 행보도 미국 내 일부 소비자들의 반감을 샀다. 이로 인해 2분기까지는 인도량 감소와 주가 조정이 이어졌다. 하지만 3분기 들어 정책 변화에 따른 수요가 실적을 끌어올렸다.
문제는 깜짝 실적이 일회성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머스크 CEO 역시 7월 실적 발표 당시 “세제 혜택 종료로 인해 올해 하반기 몇 분기는 매우 힘들 수 있다”고 우려를 표한 바 있다. 특히 4분기부터는 보조금이 사라진 미국 시장에서 전기차 구매 수요가 급감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로이터=연합뉴스
시장조사업체 CFRA리서치의 개럿 넬슨 애널리스트는 “이번 실적은 과거의 수치를 보여주는 것에 불과하며, 전방위적인 수요 둔화 압박은 여전하다”며 “배출권 거래 관련 법 개정과 보조금 축소가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을 주의 깊게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테슬라 주가는 실적 호조에도 불구하고 뉴욕증시에서 전날 대비 5.11% 급락한 436.0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향후 수익성 둔화와 주가 고평가에 대한 우려가 커진 모습이다.
전기차 시장 전반에 대한 비관론도 점차 확산되고 있다. 전기차 전문 시장 분석업체 콕스 오토모티브의 스테퍼니 발데즈 스트리티 책임자는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보조금이 빠진 상황에서 소비자 수요를 유지하는 것이 앞으로 가장 큰 도전 과제가 될 것”이라며 “4분기부터 전기차 시장 성장률이 둔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테슬라의 향후 전략도 뚜렷하지 않다. 시장 일각에선 가격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저가형 신차’ 출시에 대한 기대감이 나오고 있지만, 테슬라 측은 아직 구체적인 출시 일정이나 가격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미국 투자정보업체 모닝스타의 세스 골드스타인 수석 애널리스트는 “테슬라 주가는 현재 자율주행 기술과 소프트웨어 수익화에 대한 기대를 반영해 고평가된 상태”라며 “하지만 자율주행은 아직 초기 시험 단계에 불과하며, 머스크가 예고한 2026년 로보택시 상용화도 실제론 더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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