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테슬라·오픈AI 뚫더니…삼성에선 외국어 잘하면 100만원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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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외국어 능력 우수 직원에게 ‘현금성 보상’을 도입한다. 기존보다 등급을 세분해, 최상위 등급자는 100만원 상당 보상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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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서울 서초사옥 전경. 연합뉴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사내 외국어 평가 체계를 개편한다고 지난달 말 전 직원에게 공지했다. 기존 1~4등급이던 외국어 회화 능력 평가 체계에 최상위 등급 3개(1+, 1++, S)를 새로 만든다. 그리고 1+등급을 취득하는 직원에 20만원, 1++등급 30만원, S등급에는 50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지급한다는 내용이다.

예컨대, 단번에 S등급을 받은 직원은 100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받는 식이다. 영어, 중국어, 일본어, 베트남어, 러시아어, 스페인어 등에 적용되며, 시행은 내년 1월부터다.

삼성전자가 직원 외국어 평가에 현금성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지금까지 외국어 회화 등급은 승진 심사에 가점을 주거나 연수·교육을 신청할 수 있는 요건으로 활용됐다. 이번 개편은 상위 수준 등급을 세분화해 보상을 주며, 임직원의 어학 학습 의욕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지난 2008년 삼성전자는 국내 대기업 중 최초로, 입사 때 점수를 기재하는 공인 어학시험에 회화 평가인 오픽(OPIc)을 채택했다. 지필고사 위주였던 토익(TOEIC)·토플(TOEFL) 점수보다, 외국인과 실전 대화 능력을 중시한 거다. 회사는 이후 사내 온·오프라인 어학 강좌와 전화 외국어 프로그램을 개설해 직원에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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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샘 올트먼 오픈AI 대표가 '글로벌 AI 핵심 인프라 구축을 위한 상호 협력 LOI(의향서) 체결식'에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 삼성전자

삼성전자는 그간 인공지능(AI) 흐름을 놓쳐 특히 반도체(DS) 부문이 침체됐다가, 하반기부터 글로벌 빅테크와 연이어 대형 계약을 맺으며 분위기를 바꿔나가고 있다. 지난 8월 테슬라로부터 따낸 23조원 규모 AI 반도체 위탁생산 계약 이후 애플 아이폰용 이미지센서 칩 수주, 지난 1일 오픈AI와 첨단 메모리 공급 협약 체결 등이 잇따랐다.

빅테크 계약 뒤에는 이재용 회장이 각사 최고경영자(CEO)와 개인적으로 연락하고 협상하는 등, 직통 비즈니스 라인이 작동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번 사내 외국어 최상위 능력자에 보상하는 제도를 도입한 배경에도, 이같은 사업 흐름이 깔렸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 회장은 구성원의 외국어 능력을 수시로 강조해 왔다. 지난 2023년 신입사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영어와 일본어를 잊지 않으려 노력하는데, 중국어와 불어도 공부할 걸 하는 아쉬움이 있다”라며 “외국어를 배운다는 건 그 나라의 사고, 가치관, 역사를 배우는 것이기 때문에 여러분도 외국어를 더 공부하기 바란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올해부터 오픽 응시료를 연 2회 전 직원에게 무료로 지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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