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출국장에 카트 수십대 쌓였다…연휴 첫날, 파업 인천공항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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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추석 연휴가 시작된 3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이 여행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뉴스1
추석 명절 연휴 첫날인 3일, 이른 아침부터 인천국제공항은 이용객들로 북적였다. 체크인 카운터와 수하물 처리 구간마다 줄이 길게 늘어져 있었다. 오전 8시 8분쯤 인천공항을 찾은 박민우(34)씨는 중앙일보에 “가족들과 연휴 때마다 여행을 다니느라 인천 공항을 수년째 이용하고 있다”며 “그런데 오늘 사람이 유독 많고, 청소가 안 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출국장 인근 쓰레기통마다 쓰레기가 가득 찬 봉투가 2~3개씩 놓여 있었다. 익명을 요청한 한 공항 근로자는 “일부 노동자들의 파업으로 인력이 부족해 매시간 수거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설명했다.

3일 인천공항 입국장 인근 쓰레기통 옆에 쓰레기가 가득찬 봉투가 치워지지 않고 놓여있는 모습. 김정재 기자
공항 입국장 곳곳에는 짐 가방을 나르는 데 쓰이는 카트도 방치돼 있었다. 출국장 한가운데 카트가 수십 대 쌓여 있는 모습도 포착됐다. 공항에서 나와 주차장으로 가기 위해 캐리어를 끌고 횡단보도를 건너던 진모(25)씨는 “나까지 카트를 이용하면 더 혼잡해질 것 같아서 이용을 안 하려고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주차 단속 인력이 부족해져 차들이 횡단보도 앞까지 점령하는 등 혼잡한 모습도 보였다.
이날 출국 수속에는 큰 차질이 없었지만, 일부 공항 이용객들 사이에선 불편한 기색이 감지됐다. 전국 15개 공항 근로자들이 무기한 총파업에 속속 돌입하면서 공항 관리 업무의 공백이 일부 발생한 탓이다.

3일 인천공항 출국장 한가운데 카트가 수십대 쌓여 있는 모습. 김정재 기자
출국 수속 큰 차질은 없어…쓰레기, 카트들 방치
인천국제공항에 근무하는 카트 노동자 약 150명은 오전 7시 공항 주차장 인근에 모여 총파업 돌입을 선언했다. 전국 15개 공항의 자회사 소속 노동자 2000여명도 이날 휴가를 쓰는 등의 방식으로 지난 1일부터 시작한 파업을 이어갔다. 이들은 환경 미화, 교통 관리, 소방, 기계시설 관리 등의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인력 충원, 노동시간 단축, 직원 불이익 개선 등을 요구 중”이라고 설명했다. 파업에 대비해 인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가 약 500명의 대체 인력을 급히 투입했지만, 대체 인력이 파업 참여 인원의 절반에는 못 미쳤다.
다행히 연휴 대란 우려를 키웠던 보안검색 요원들의 근무 거부 사태는 철회됐다. 파업에 동참하려던 한국노총 공공노련 인천공항보안노조와 보안검색통합노조가 전날 근무 거부 결정을 번복하고 사측과 협상에 나섰다. 경기 가평에 거주 중인 김모(45)씨는 “어제 파업 소식을 전해 듣고 불안해서 새벽 3시 30분에 출발했는데, 막상 와보니 큰 문제는 없었다”며 “홍콩에서 가족을 예정대로 만날 수 있을 것 같아 다행이다”고 말했다. 인천 공항은 출국장 운영 시간도 한 시간 앞당겨 오전 5시부터 이용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연휴 이용객 526만여 명 예상…역대 명절 최다
이번 추석 연휴 동안 공항 이용객은 약 526만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역대 명절 중 가장 많은 수치다. 인천공항이 245만명, 김포·김해·제주 등 14개 공항이 281만명이다. 특히 3일 인천공항에는 약 23만9000명이 몰려 하루 최다 기록을 넘어설 전망이다. 공항 관계자는 “지난달 29일부터 시행된 유커(중국인 단체 단체관광객) 무비자 입국 시행과 중국 국경절 등이 겹친 영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 회원들이 2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서 열린 전면파업 2일차 총파업 결의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이에 여행업계에선 “출국 시간 최소 3~4시간 전에는 공항에 도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안내하고 있다. 대체 인력으로 투입된 한 공항 근로자는 중앙일보에 “노조에 가입한 사람들이 무기한 파업을 한다고 하니 다른 사람들의 업무가 가중되고 있다”며 “더 큰 혼란이 오기 전에 타협점을 찾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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