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집을 가져서, 갖지 못해서...하이퍼 리얼리즘 소설에 심어둔 희망[추석연휴 올해의 추천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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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애란 소설집

안녕이라 그랬어
김애란 지음
문학동네

살아있음의 가치를 잘 알고 표현하는 작가(옌롄커)

예리한 눈으로 세상을 보는 김애란 작가님처럼 부지런히, 타협하지 않고 세상을 봐야겠다.(박천휴)

중국 문단의 거장 옌롄커도, 토니상의 박천휴도 김애란 얘기다. 이쯤 되면 ‘작가들의 작가’다. 김애란은 '문단에 드디어 80년생 작가가 왔다'는 환호를 부르며 2002년 스물두 살에 등단했다. 『달려라 아비』(2005)로 가부장의 몰락을 경쾌하게 선언한 ‘앙팡테리블(무서운 아이)’이었다. 이어 『침이 고인다』(2007)로 도시의 고시원과 편의점을 전전하는 청춘의 목소리를 전했다.

'홈 파티''숲속 작은 집''좋은 이웃' 등 7개의 단편을 묶은 소설집 『안녕이라 그랬어』의 소재는 ‘돈과 이웃’. ‘풍경이 다 돈으로 보이는’ 시대, 수도 서울에서 자리 잡으려 애쓰며, 한 번 놓친 기회가 다시는 오지 않을까 봐 조바심내는 중년을 그렸다. 집을 갖지 못해서, 혹은 집을 가져서 불행한 사람들, 그나마 가진 것마저 잃고 절벽 아래로 밀려난 사람들의 이야기다.

이 하이퍼 리얼리즘 소설집이 마냥 어둡지만은 않은 것은 가만히 건너다보는 작가의 시선 때문이며, 절망에서 멈추지 않고 힘내서 이야기를 더 풀어나가는 그의 뚝심 덕분이다. 김애란 소설에 많은 이들이 공감하는 것은 ‘나 같아서’일 텐데…. 사촌이 땅을 사서 배가 아프더라도, 아파하는 자기를 들여다볼 줄 아는 '좋은 이웃'들이 많아질수록, 세상의 온기가 사라져가는 속도를 조금은 늦출 수 있을 것 같다. 저자가 심어둔 희망에 대한 응답일까. 지난 6월 말 출간 직후 종합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지금까지 소설 분야 상위권을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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