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국제유가 넉달만에 최저, 50달러대 눈앞…휘발유값 떨어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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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국제 유가가 4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며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배럴당 60달러선이 깨질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면서 미국 석유회사들은 인력 감축에도 나서고 있다. 휘발유 가격도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2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 따르면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전일 대비 2.1% 하락한 배럴당 60.48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5월 30일(60.79달러) 이후 4개월 만에 최저치로, 지난달 29일부터 4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업계에선 하락 추세가 지속될 경우 유가가 50달러대까지 내려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브렌트유도 전날보다 1.9% 떨어진 64.11달러를 기록했다.

가장 큰 원인은 공급 과잉 우려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 연합체인 OPEC+는 오는 5일 회의를 열어 11월 증산 규모를 논의할 예정이다. 앞서 OPEC+는 10월부터 하루 13만7000배럴을 증산하기로 했는데, 11월엔 이와 비슷하거나 더 큰 폭의 증산도 검토할 전망이다. 이는 2023년부터 이어져온 하루 166만 배럴의 자발적 감산을 단계적으로 축소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여기에 미국의 압박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로이터는 “이번 OPEC+ 회의 이후인 11월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바리아 왕세자가 미국 워싱턴을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날 계획”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인플레이션 억제와 금리 인하를 추진하면서 유가 인하도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고 보도했다.

이외에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전쟁에 따른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 확대 등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투자 리서치 업체 HFI리서치는 “미국의 석유 재고는 연말까지 증가할 것이며 전 세계적으로 가시적인 재고 증가가 이뤄질 것”이라며 “OPEC+의 수출 증가까지 더해질 경우 지속적인 유가 약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제 유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면 석유회사들의 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미 석유업계에선 신규 유정을 채굴해 수익을 내기 위한 손익분기점을 65달러선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미국 엑슨모빌은 최근 비용 절감의 일환으로 일자리를 2000개 감축한다고 밝혔다. 전 세계 엑슨모빌 직원의 3%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보다 앞서 세브론, 코노코필립스, BP 등 다른 석유사들도 일제히 인력 감축 계획을 발표했다.

한국 정유업계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올 2분기 기준으로 GS칼텍스는 192억원, SK이노베이션은 106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모두 적자로 돌아섰다. 에쓰오일과 HD현대오일뱅크는 가까스로 적자 전환을 막았지만, 2분기 영업이익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97.9%, 97.4% 급감했다. 최근 바닥을 찍었던 정제마진(제품 가격에서 원가를 제외한 값)이 러시아 생산 차질 등 영향으로 오름세를 보이며 3분기 실적 개선 기대감도 나오지만, 공급 과잉과 장기적인 수요 부진 등 구조적 악재에 대한 우려는 남아있다. 업계 관계자는 “단기 회복은 나타날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불확실성이 여전히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소비자 입장에선 국내 휘발유 가격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10월 1주차 주유소 평균 휘발유 가격은 리터(ℓ)당 1661.24원으로, 전주 대비 1.2원 올랐다. 국제유가 하락분이 국내 주유소 가격에 반영되기까지 통상 2~3주 시차가 발생하는 만큼 업계에선 이르면 이달 중순부터 휘발유 가격이 소폭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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