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美증시, 셧다운도 뚫었다…금리인하 기대감에 역대 최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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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워싱턴 D.C.에서 연방정부 부분 셧다운 이후 촬영된 국회의사당 전경.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연방정부가 이틀째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에 들어갔지만, 뉴욕 3대 주가지수는 날아올랐다. 셧다운이 미국 경제에 미칠 충격이 제한적일 것이란 낙관론과 이달 금리 인하 기대가 맞물리면서다. 다만 3일(현지시간) 예정된 9월 고용보고서를 비롯한 주요 경제지표 발표가 셧다운 여파로 줄줄이 밀리면서 시장 혼란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2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 지수는 전날보다 0.17% 오른 4만6519.72에 거래를 마쳤다. 올해 들어 9.3% 뛰며 역대 최고가를 찍었다. 이날 스탠더드앤드푸어스500(S&P500)지수와 기술주 중심인 나스닥도 각각 0.06%, 0.39% 상승하며 최고 기록을 새로 썼다. 3일 아시아 증시에도 훈풍이 불었다. 이날 일본 니케이225지수는 전날보다 1.85% 상승해 4만5769.5에 마감했다. 대만(1.45%)과 호주(0.46%) 증시도 올랐다. 한국 증시는 개천절로 휴장했으나 전날 처음으로 3500선의 벽을 뚫었다.
셧다운이 미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크지 않을 것이란 낙관론이 증시에 반영됐다. 상당수 투자자는 과거 경험을 토대로 연방정부의 업무 중단 사태가 단기간에 끝난다고 예상한다. 2일 LPL파이낸셜 등에 따르면 1976년 이후 셧다운은 대체로 1~2주 이내에 종료됐고, 해당 기간 S&P500 지수도 대부분 소폭 상승했다. 역대 최장 기간인 35일 셧다운이 발생한 2018년 말부터 2019년 초 S&P500지수는 10% 급등하기도 했다. 월가의 스타 펀드매니저인 루이스 나벨리어는 “시장은 크게 걱정하지 않는 거 같다”고 말했다.
또 셧다운으로 고용과 소비가 위축될 수 있다는 불안이 되레 기준금리 인하 기대를 키우면서 증시에 호재로 작용했다. 최근 미 의회예산국(CBO) 보고서에 따르면 정부가 폐쇄되면 하루 평균 75만 명이 직장을 잃을 수 있고, 보상 비용은 4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이미 약화한 미국 고용시장을 더 흔들 수 있는 요인이다. 미국 민간 노동시장 조사업체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DP)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 민간기업 고용은 전월 대비 3만2000명 줄었다. 2023년 3월(5만3000명 감소) 이후 2년 6개월 만에 최대 감소 폭이다. 김일혁 KB증권 연구원은 “셧다운의 일시 충격이 고용과 소비 위축을 가속할 가능성이 높아 금리 하방 압력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은 이달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 인하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Fed가 오는 28~29일(현지시간) 통화정책회의(FOMC)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확률은 한국시간으로 3일 오후 2시 97.8%에 이른다.

신재민 기자
하지만 셧다운이 장기화할 경우 경제에 예상치 못한 충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미국 경제 상황을 진단할 핵심 지표인 고용과 물가 데이터 집계가 지연되면서 경제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셧다운 여파로 3일(현지시간) 예정된 9월 고용보고서 발표가 미뤄지고, 당초 이달 중순이었던 소비자물가 지표(CPI) 공개도 늦어진다. ‘깜깜이’ 경제지표는 Fed의 통화정책에도 혼란을 줄 수 있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아폴로의 토르스텐 슬뢰크 이코노미스트는 “현재 (미국의) 노동시장은 약하지만, 나머지 모든 지표가 강세인 매우 이례적인 시기임에도 (우리는) 아무것도 보지 못한 채 비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기 침체 우려도 있다. 옥스포드 이코노믹스는 셧다운으로 경제성장률은 매주 0.1~0.2%포인트 깎일 수 있다고 추정했다. 만일 셧다운이 연말까지 이어진다면 올 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최대 2.4%포인트 감소할 수 있다는 경고다. 무디스 산하 경제분석기관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마크 잔디 수석이코노미스트는 “1~2주 정도의 짧은 셧다운은 큰 타격이 없지만, 몆 주 이상 길어지면 소비와 기업 활동에 제약이 누적돼 성장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해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값이 치솟는 이유다. 2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12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은 온스당 3868.1달러에 마감했다. 전날엔 온스당 3897.5달러로 3900달러 선에 육박하며 최고가를 기록했다. 금값은 올해 들어 48% 치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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