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셧다운에 軍월급 못줘도…트럼프 "민주당 기관 삭감할 절호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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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장기화 가능성을 보이는 연방정부의 일시적 업무정지(셧다운) 사태에 대해 “전례 없는 기회”라고 말했다. 예산안 처리 불발로 촉발된 상황을 야당인 민주당이 주도해온 정책에 대한 대대적 구조조정의 기회로 활용하겠다는 의미다.

미국 연방정부가 셧다운 사태에 돌입한 가운데 2일(현지시간) 울타리 뒤로 미국 워싱턴 의회 건물이 보인다. 연합뉴스
연방정부의 예산 집행이 멈춰서면서 상당수 공무원들의 강제 휴직이 시작됐고, 군인을 비롯한 필수 인력들의 급여 지급이 중단될 가능성이 커졌다. 미국의 상징인 뉴욕 자유의 여신상의 ‘횃불’도 조만간 꺼질 거란 관측이 나온다.
“민주당 선호 프로젝트 영구적 삭감”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대부분 정치 사기에 불과한 여러 ‘민주당 기관’ 중 어떤 것을 삭감하고, 그 삭감이 일시적인지 영구적인지 판단하기 위한 권고를 듣기 위해” 러셀 보트 백악관 예산관리국(OMB) 국장과 회의를 하겠다과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5월 23일 워싱턴 백악관 오벌 오피스에서 휴대전화로 SNS 글을 확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그는 이어 “그들(민주당)의 잘못으로 해고가 있을 수 있고, 이는 영구적으로 삭감될 것”이라며 “이는 전례 없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 역시 기자들과 만나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은) 협상 전술이 아닌 정말 진짜”라며 “(해고되는 공무원 규모가)수천 명에 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도 CNBC와의 인터뷰에서 “셧다운이 미국 경제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일부 인정하면서도 “대통령이 모든 수단을 동원하는 것이 불합리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셧다운을 정치적 기회로 활용해 민주당 사업에 대한 대규모 공공 인력 해고 등이 실행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숨기지 않았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2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셧다운 사태로 인한 대규모 공무원 감축 가능성은 "전략이 아닌 진짜"라고 말했다. AP=연합뉴스
野 “승리 때까지 싸울 것”…셧다운 장기화 가능성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는 이날 회견에서 “공화당은 미국인 노동자들에게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에 정부를 폐쇄했다”며 “민주당은 이번 싸움에서 승리할 때까지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왼쪽)가 1일(현지시간) 워싱턴 의사당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연설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민주당은 올해 말로 종료되는 공공의료보험 ‘오바마케어(ACA)’ 보조금 연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대표적 감세 법안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을 통한 의료 지원 삭감 계획을 철회를 요구하며 여당이 주도한 예산안에 반대하고 있다.
반면 공화당은 이를 불법 체류자에게 의료 혜택을 주려는 목적이라며 맞선 상태다. 공화단 존 튠 상원 원내대표는 “내일(4일) 셧다운 종료를 위한 4번째 표결 기회가 있다”면서도 “표결에서 실패하면 주말에 생각할 시간을 갖고 월요일에 재표결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셧다운이 다음주까지 이어지더라도 무리하게 민주당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을 것을 시사한 말로 해석된다.

마이크 존슨(왼쪽부터) 하원의장이 2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셧다운 사태는 민주당의 책임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자유의 여신상’ 횃불 꺼질 위기
이런 가운데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부 장관은 이날 “셧다운 기간 동안 20만명이 넘는 군 장교와 기타 군 관련 인력들이 급여를 받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의회가 군인들에 대한 별도의 자금 조달 방안을 마련하지 못할 경우 국방을 담당할 일부 군인들의 월급은 15일부터 지급이 중단될 가능성이 있다.

연방정부가 셧다운 사태에 빠진 가운데 미국 국경순찰대 요원들이 2일(현지시간) 오리건주 포틀랜드 남부의 이민세관단속국(ICE) 본부 밖에서 시위대를 강제 연행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현재 하원에는 셧다운 상황에서도 군인에 대한 임금을 지급하는 법안이 발의돼 있지만 해당 법안을 의회의 문턱을 넘지 못한 상태다.
반면 셧다운으로 인해 정부 기능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 상황에서도 불법이민자 단속을 위한 이민세관단속국(ICE)와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정책인 관세 관련 업무는 큰 지장을 받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ICE의 경우 지난 7월 제정된 ‘크고 아름다운 법’에 관련 예산이 이미 책정돼 있어 셧다운 사태의 영향이 거의 없다. 트럼프 행정부는 당시 ICE 업무의 95%를 셧다운과 무관한 필수 인력으로 편성했다. 또 상무부와 미국무역대표부(USTR) 역시 대부분 필수인력으로 새로 분류하면서 관세 정책 역시 셧다운과 무관하게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미국의 셧다운 사태로 연방정부 예산으로 관리되는 뉴욕의 자유의 여신상의 '횃불'도 다음주부터 꺼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연합뉴스
이런 가운데 캐시 호컬 뉴욕 주지사는 이날 자유의 여신상 앞에서 회견을 열어 “트럼프 정부는 시민들이 아닌 트럼프 대통령만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국립공원관리청이 운영하는 자유의 여신상 역시 연방 정부의 지원금이 소진되면서 다음주 폐쇄될 예정”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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